팝핀현준 작품들

광주 남구 양림동에 포도나무 갤러리와 한희원미술관에 이어 새로운 한옥 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서서평길 26-10번지에 자리한 갤러리온(galleryon)이 그곳으로, 김정태(대표)·이경희(관장·문화디자인 대표) 부부가 한옥건물을 임대해 지난 12일 문을 열었다. 갤러리온은 코로나19 여파로 전시가 불가능했던 2020년에 온라인 전시를 제공하기 위해 처음 출발했다. 이를테면 가상의 전시공간에 작품을 전시하고 음악과 함께 작가들의 작품을 동영상으로 천천히 둘러 볼 수 있는 가상 공간이었다. 그렇게 가상공간으로 운영되다가 주변에서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해볼 것을 권유받은 것이 본격 계기가 돼 실제 관람객들이 들 수 있는 양림동을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오프라인 공간 전에 이미 200개가 넘는 온라인 갤러리를 유튜브에 업로드했으며, 2021년 이후 광주아트페어 등 다수의 아트페어에 참여해왔다.

갤러리온이 입주한 한옥 건축물은 1974년 건립된 것으로 50년이 넘었다. 공간은 크지 않지만 한희원미술관, 이장우 고택 등과 연계해 의미있고 개성있는 전시를 열 경우 미술이 꽃피는 양림동 골목 조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종배 작품

나관범 작품

최근 광주 남구 양림동에 문을 연 갤러리온(galleryon) 전경.

첫 개관기념전으로 힙합그룹 LOL전으로 꾸몄다. 춤에 미치고, 그림을 사랑하는 춤꾼 3명의 유쾌한 예술잔치로 꾸며진 이번 전시에는 LOL 멤버인 대한민국 팝핀댄스의 1세대 스트릿댄스계의 선구자인 팝핀현준과 스트리트 컬쳐 트라이브(그래피티·디제잉·랩·비보잉)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기획력을 가진 이종배, 미술도구가 아닌 스프레이캔의 반항적 의미와 자유라는 소재를 거칠고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나관범씨 등이 출품했다. 이번 전시에서 발생된 작품 판매수익금 일부는 자립청소년 돕기에 사용하기로 해 개관전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들은 우연스럽게 모두 그림을 그리는 장본인들로, 계원예대를 졸업한 나관범씨를 제외하면 팝핀현준과 이종배씨는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운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이 추구하는 힙합문화의 한 축인 그래피티가 그들의 공통된 예술분야로, 그들이 추구하는 다채로운 대중적 예술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그래피티는 일반적으로 스프레이 낙서로 인식되며, 80년대를 지나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키스 해링, 장미쉘 바스키아, 뱅크시의 작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널리 대중화됐다.

갤러리온 전시 모습.

갤러리온 전시 모습.

김정태 대표는 앞으로도 작품판매 수익을 지속적으로 자립청소년 후원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온라인으로 전시를 구현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도 끝났는데 ‘갤러리 왜 안 만드냐’ 해서 개관하게 됐다. 그런데 관람객이 걱정이 돼 한명의 관람객이라도 들 수 있는 관광지를 찾다보니 양림동이 눈에 들어왔다”면서 “예술의거리만 보더라도 오가는 사람들이 그냥 갤러리를 지나쳐 가는 경우를 많이 목도했다. 그래서 갤러리에 사람이 들 수 있는 현재의 공간에 갤러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갤러리온 연중 전시를 가동할 에정인 가운데 5회 기획전과 대여전시 등을 구현할 계획이다.

개관 기념 전시는 12일 시작돼 오는 5월26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