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군 공항 이전 반목은 이제 그만!
유호규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입력 : 2023. 11. 20(월) 20:15
유호규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기고] 최근 광주시는 공항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이 발표의 핵심은 ‘함평군민이 동의한다면 군 공항은 함평, 민간 공항은 무안으로 이전이 가능하다.’고 함축할 수 있겠다. 광주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한다고 결정한 국가계획(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2011년)과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협약(2018년)에 상반되는 발표다. 광주시는 함평군을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전남도민 간 갈등만 부추기며 공항 이전 문제를 어렵게 만들 뿐이다.

광주와 무안으로 분리된 항공수요는 호남권역 하늘길 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는 탓에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해외를 가려면 인천이나 김해공항을 거쳐야 한다. 이는 시간, 교통비, 숙박비 등의 추가적인 부담으로 이어진다. 호남광역권이 짊어질 부담 총량을 생각한다면 이번 입장발표는 진정으로 광주시민을 위한 일이라 할 수 없다. 광주시는 과거 모두와 약속한 대로 광주 민간·군 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동시 이전해야 한다.

무안군은 줄기차게 군 공항 이전에 대해 허위, 왜곡, 과장 정보로 무조건 반대해 왔다. 군 지역 주민자치회 등으로 하여금 조직적으로 얼룩진 반대는 그만해야 한다. 대중 앞으로 당당히 나와 전문가 토론회 등으로 무엇이 옳은지 군민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고 소모적인 갈등과 반목을 뛰어넘어야 전남 서남권이 발전할 수 있다.

반대하는 이유를 살펴보자면 압도적으로 소음이다. 국방부는 새롭게 이전할 군 공항은 기존 광주 군 공항보다 2배 넓게 건설(약 353만평)하고, 기존에는 없었던 축구장 500개 규모(110만평)의 소음 완충지역 조성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군 공항이 건설될 지역의 주민 이주를 약속하고, 비행경로와 비행시간 설정을 제시했다. 무안국제공항과 멀리 있는 남악, 오룡지역을 비롯한 무안군 전역 소음피해라는 주장은 과대 해석이다.

무안국제공항과 남악, 오룡까지 거리는 20㎞이다. 광주 제1전투비행장과 비교했을 때, 20㎞ 이내 지역은 나주시, 화순군, 장성군이 있다. 이 지역들의 주민 중 군 공항 소음으로 피해를 보고있다는 이는 아무도 없다. 지나가는 자동차 생활 소음쯤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광주 제1전투비행장 소음은 85웨클로 전국 최고 수치라며 무안군 전역이 소음피해 받는다는 주장은 자극적으로 과장됐다.

또 소음영향권 밖인 목포와 무안 남부지역(남악, 오룡) 아파트거래 가격 하락으로 이전을 반대한다고 한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세수요가 뒷받침해야 하며 전세 동향으로도 그 지역 선호도를 판단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하는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 통계를 보자면 광주 제1전투비행장 소재지인 광산구의 2014~2023년 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은 12.9%(81.9→92.5)을 기록했고, 광주공항과 멀리 떨어진 북구의 전세지수는 10.3%(85.4→94.2)로 상승했다. 광산구의 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이 북구보다 높다는 것은 광산구를 더 선호한다는 의미이다. 실거주를 고려하는데 항공소음 영향력은 적다고 해석할 수 있다. 광산구의 매매가격 지수는 21.5%(79→94.2)로 상승해 항공소음이 아파트 가격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없다.

부동산 가치 상승요인 중 핵심은 모든 사람이 그 지역을 찾고, 방문해야 한다는 점이다. 민간·군 공항 통합이전은 직접적으로 고용을 창출해 상주인구가 늘어날 것이고, 간적접으로는 장병 방문객, 공항 이용객, 관련 종사자 등 유동인구가 늘어나 인구소멸의 위기에 처해있는 서남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발전의 추진동력을 얻게돼 부동산 시장과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군 공항을 통해 잃는 것 보다 얻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군 공항으로 서남권 지역에 일자리를 기대할 수 있다. 항공 기반 사업의 대표 분야는 항공기 정비(Maintenance, Repiar, Overhaul)로 세계적으로 급성장한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정비이다. 국내에서 정비 능력이 없어 간단한 점검 외에는 모두 외국으로 위탁하기 때문이다.

인근의 군 공항은 MRO사업 추진에 저해 요소라 반대를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상식적으로도 자동차 수가 많은 지역에 대규모 카센터를 운영할 사업자가 많을 것이다. 이번 군 공항 통합 이전 사업을 통해 민항기, 공군 전투기, 해군 초계기, 해경 헬리콥터 등의 정비 수요를 집적화한다면 국가에서 주도하는 MRO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고, 무안군뿐 아니라 더 나아가 서남권의 미래 발전에 청신호를 킬 수 있을 것이다.

무안국제공항은 이미 집중적으로 투자된 시설 인프라, 지리적 효율성, 주변 SOC가 잘 갖춰져 있어 항공길 통합 적격지이다. 여기에 광주시가 제시하는 주민 SOC, 미니 신도시 사업 등이 개발된다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전남 서남권 지역의 미래 발전을 진정 염원한다면 무조건적인 군 공항 통합 이전 반목과 싸움은 그만하고 앞으로 무엇을 얻을지, 어떤 미래를 만들어 낼지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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