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도 적지 않은 이슈들이 우리 사회를 관통하며 나라 전체가 들썩였다.

정치적으로 보면 격동의 시기를 거쳤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고, 5월 대통령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사회적으로 보면 깜짝 놀랄만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경주에 이어 지난달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됐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세월호가 인양돼 목포신항에 거치되면서 미수습자 수색작업이 이뤄지는 등 3년 전 발생했던 참사의 아픔이 다시금 국민의 가슴을 적셨다.

대형사고도 잇따라 지난 3일 인천 영흥대교 부근 바다에서 한 낚싯배가 지나가던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배에 타고 있던 22명 중 15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지난 21일에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8월에는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국민 식탁에 공포를 안겨,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 생소했던 살충제 성분을 온 국민이 기억하게 하는 학습효과를 낳기도 했다. 고병원성 조류독감(AI)도 연례행사처럼 또 찾아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원인은 무엇인지, 책임 소재는 어떻게 되는지, 재발방지 대책은 세우는지 등 나라 전체가 시끄러워진다.

하지만 그때 뿐이다.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 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조금만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