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AI라는 비인간 동료 예술가를 갖게 됐다"
계간 종합문예지 ‘문학들’ 봄호 문화예술 안팎 AI 조명
류인태 교수·노대원 평론가 논제 수록 독자 이해 꾀해
인공지능 경이롭게 봐야 하는 시대…법적 등 한계 상기
입력 : 2026. 03. 19(목) 17:59
본문 음성 듣기
표지
세계사적으로 곳곳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기후위기와 에너지부족 및 격차, 출산율 저하, 초고령 사회 대두, 대세가 돼 가고 있는 AI(인공지능) 등으로 인한 보편적 삶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그것의 데드라인은 바짝 바짝 우리들 삶의 곁으로 계속해서 당겨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현상과 흐름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담아오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온 지역 대표 문예지들. 대개 이들은 특집에서 이런 행간을 잡아갔다. 이번 봄호에서 눈에 띄는 특집은 ‘AI’다.

계간 ‘문학들’ 봄호는 ‘좌표들’ 꼭지에서 AI를 들여다보고 있다. 류인태 교수(전남대 중어중문학과)의 ‘AI criture: 지속적인 현존과 위임의 쓰기에 관하여’와 노대원(평론가)씨의 ‘AI 문학·예술지도-AI 문학예술 둘러싼 몇 가지 풍경과 쟁점’이라는 논제를 진행하고 있다.

류인태 교수의 논제는 AI의 성능이 혁명적이고 특정 과업을 다루는 기능의 차원에서 진일보하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상존되는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 현실의 사례를 들고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격돌이 대표적 사례다. 막상 뚜껑을 열고 봤더니 AI가 이세돌을 이긴 셈이어서 조금 특별한 기계 수준을 넘어서버린데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인간이 AI를 경이롭게 봐야 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또 류 교수는 2022년 등장한 챗지피티(ChatGPT)는 트랜스포머 아키텍처에 기초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가 “인간과 마주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인간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대상으로 기계를 수용하기 시작한 역사적 사건으로 바라봤다. 이처럼 AI의 파고가 높더라도 채팅창을 통해 인간이 질문하고 AI가 답을 하는 양상에서는 한계가 극명하다는 점을 잊지 않았다. 인간이 창을 닫으면 AI가 사라져버리는 만큼, AI의 활동이 반드시 인간의 호출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AI 시대 글쓰기는 어떨까.

표지 양면
류 교수는 단어와 문장의 샘플링화 그리고 의미의 관계적 구성, 시간적 지연, 맥락의 무한성, 샘플링화를 예측을 하는데 있어 다음에 올 토큰(token)을 확률적으로 예측하며 텍스트를 생성하는 등 맥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텍스트를 생성, 기계적 차원에서 구현하는 것 등을 포괄한다. 각기 가동되는 언어들이 여러 차이가 있을텐데 진짜 이해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해지기에 논쟁 자체를 재구성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살펴보자면 요즘 청소년이나 학생들이 단문 위주로 언어를 구사하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대학에서 오랫동안 긴 호흡의 글쓰기 교육 중심으로 추구해왔지만 이런 언어 실행 패턴으로 인해 더 이상 대학 안에서의 긴 호흡의 글쓰기 교육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거대언어모델에 대해 학습 데이터의 패턴 반복을 한다고 기술한다. 그러면서 이 반복이 소위 ctrl+c, ctrl+v로 언명되는 단순 복사가 아니라 동일한 프롬프트에도 매번 다른 출력이 생성하는 것으로 봐서 그냥 반복이 아니라 차이를 내포한 반복이라고 밝힌다.

류 교수는 결론적으로 AI는 반복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극단화한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AI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법적, 윤리적, 실존적 차원의 상황에 봉착해 있는 만큼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식의 쓰기와 행위의 문법이 필요한 날들이 이미 코앞에 와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로 논제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어 노대원 평론가는 조금 더 이론보다는 실제에서의 AI를 다루고 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상 속에서 불거질 문제들에 대한 생각들을 가지고 가는 지점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선 신인들의 관문 중 여전히 가장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신춘문예에 관해서다. 그는 소단락으로 나눠 접근하고 있다. ‘AI와 게임의 법칙:신춘문예의 AI 금지 논란’이나 ‘신춘문예 공모 안내에 AI 사용 금지 문구를 넣는 것’ 등이다. 아울러 문학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극명한 관련 현상 역시 짚어보고 있다. ‘AI와 고백의 기술:전우원의 웹툰 몽글툰’ 그리고 ‘AI 영화라는 어두운 숲: 이연진의 AI 영화’가 그것이다. 여기다 AI의 저작권 쟁점:파나마 프로젝트에 관한 질의와 응답도 빠뜨리지 않고 다뤘다. 노 평론가는 AI의 수많은 이론과 개념 대신 문화 전반에 당장 나타나고 있는 AI의 활용 사례를 통해 그 현황을 살피고 있다.

노 평론가는 이에 대해 “우리는 AI라는 비인간 동료 예술가를 갖게 되었다. 의인화를 경계한다면 적어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그리고 위험한 도구가 곁에 생겼다. 예술이 놀이라면, 그리고 가장 위대하고 위험한 놀이라면, 그 도구는 예술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문학/출판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