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농업인 실용교육으로 시작하는 2026년 영농설계
김행란 전남도농업기술원장
입력 : 2026. 01. 13(화)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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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란 전남농업기술원장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으로, 붉은색과 불의 기운을 지닌 병(丙)과 말을 상징하는 오(午)가 만나 ‘붉은 말의 해’라 불린다. 힘차게 달리는 붉은 말의 기운처럼, 새해에는 전남 농업이 다시 한번 도약의 발걸음을 내딛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일수록 출발선에 선 자세가 중요하다. 2026년의 영농 설계는 단순한 한 해 농사의 계획을 넘어, 전남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지난 한 해 우리 농업·농촌은 고령화와 인력난, 생산비 상승과 유통환경 변화는 물론 폭염과 집중호우, 깨씨무늬병 등 병해충 확산까지 겹치며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했다. 농업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컸고, 농업인의 체감 부담 또한 적지 않았다. 기후와 시장, 정책 환경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농업을 이어간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위기는 곧 기회의 시작이다.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농업인의 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이 함께한다면, 현재의 어려움은 충분히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2026년 역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동해·서리·우박 피해와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는 더욱 잦아지고 있으며, 농업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식량안보 강화 등 농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남농업기술원은 전남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장 중심의 기술보급과 미래 대응 전략 마련에 힘쓰고 있다.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인 농업 구조 전환까지 염두에 둔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AI·빅데이터 기반 스마트농업 확대, 기후위기 대응 병해충 사전 예측과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 전남형 신품종 육성, 신재생에너지 활용 작물 생산 표준화 기술 개발, 그린바이오·푸드테크 기반 고부가가치 소재 산업화, 청년농업인 육성 등을 올해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전남 농업의 체질을 미래형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다. 기술은 농업인의 손에 닿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기술 개발과 검증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 보급 과정에서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다시 연구와 정책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고자 한다. 농가에서 제기되는 애로사항과 개선 요구를 신속히 수렴해 연구과제와 기술보급 방향에 반영하고, 현장 실증을 통해 검증된 기술만을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은 책상 위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밭과 논, 축사와 과수원에서 농업인과 함께 만들어질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급변하는 농업환경 속에서 농업인 역시 변화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술과 정책을 영농 현장에 적극적으로 접목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농업은 생산 중심을 넘어 경영과 유통, 마케팅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종합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농업인 역량 강화를 위해 전남도 22개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2월 말까지 농업인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새해농업인실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새해농업인실용교육은 새로운 재배기술과 농업정책을 공유하며, 한 해의 영농설계를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이번 교육은 영농기술·농촌자원·농업경영 3개 분야로 구성되며, 식량작물·채소·과수·특작·축산·친환경 등 품목별 핵심 재배기술과 신작목 교육이 이뤄진다. 아울러 병해충 예방과 기후변화 대응, 온열질환 예방, 공익직불제 등 농업인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정보도 제공한다. 교육 전·후에는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동영상 상영과 영농부산물 파쇄기 안전 사용 등 농기계 사고 예방과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을 위한 안전교육도 병행해 농업 현장의 안전의식 제고에 힘쓰고 있다.

농업기술원의 역할은 농업인의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뒷받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생산에서 가공, 유통과 소비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지역 특성을 살린 품목 육성과 브랜드화, 농촌자원을 활용한 융복합 산업 발굴을 통해 전남 농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 농업은 여전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변화와 혁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충분히 미래 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전남도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새해농업인실용교육에 많은 농업인이 함께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농업정보와 기술을 습득하길 바란다. 2026년이 전남 농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고, 새로운 도약의 방향을 그려가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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