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미래를 여는 기업]㈜대호이엔지
3중 필터 기술로 생활용수 난제 돌파…신사업 ‘드라이브’
산업용 부품 제작 정밀금속 제조 노하우 살려
차세대 물관리 솔루션 ‘필트리오’ 독자 개발
초미세 불순물 제거 ‘먹는물 인증’ 등 획득
산업용 부품 제작 정밀금속 제조 노하우 살려
차세대 물관리 솔루션 ‘필트리오’ 독자 개발
초미세 불순물 제거 ‘먹는물 인증’ 등 획득
입력 : 2025. 11. 27(목)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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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희 ㈜대호이엔지 대표

박석희 ㈜대호이엔지 대표가 공장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후화된 배관, 생활용수의 화학물질 증가, 고형 불순물 등의 문제는 가정·상가·산업현장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물의 질이 삶의 질과 직결되는 시대지만 정수기·연수기·이온수기 등 기능이 분리된 시장 구조는 소비자에게도 비용과 번거로움을 남겨왔다.

공정 과정을 설명 중인 박석희 ㈜대호이엔지 대표
그 주인공은 광주 광산구 평동산단에 위치한 ㈜대호이엔지(대표 박석희)다.
대호이엔지는 2012년 설립된 정밀 금속 제조기업으로 빌트인 냉장고 도어 용접 타입, 미국 수출용 가스레인지 쿡탑, 철도 차량용 에어컨 프레임, 미세먼지 흡착기 등 다양한 산업용 부품을 제작해왔다.
용접·금속 성형·정밀 조립 등 공정 전반에 걸쳐 품질을 우선하는 생산방식은 회사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10년 넘게 축적한 기술력은 국내 가전·공조·환경 설비 기업들과 협력하는 기반이 됐고, OEM 중심 제조기업으로서의 입지는 안정적으로 구축됐다. 그러나 회사는 제조업 기반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 기술을 일상 환경문제로 확장하는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대호이엔지의 독자 기술로 탄생한 ‘필트리오’
오염된 생활용수, 배관 속 퇴적물, 피부 자극을 일으키는 고경도 수질 문제 등은 많은 가정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회사는 정밀 금속 구조물과 필터 시스템이 결합되는 물관리 기술이 기존 역량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필트리오(Filtrio)는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한 자체 브랜드이자 대호이엔지가 처음으로 선보인 독자 기술 제품이다.
‘정밀 제조기업에서 생활환경 기술기업으로의 확장’이라는 회사의 방향성이 제품 개발 전 과정에 관통돼 있다.
필트리오는 정수기·연수기·이온수기 기능을 하나로 묶은 물관리 솔루션이다. 일반 정수기가 음용수만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필트리오는 먹는 물부터 샤워·세탁·세척 등 생활용수 전체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름은 여과(Filter)와 3중 구조(Trio)를 결합해 지었으며 핵심은 3단계 기능성 필터 시스템이다. 1차 필터에서 유해 물질과 녹물, 중금속 등을 제거하

우즈베키스탄 쇼룸에 설치되는 필트리오의 내부 모습
이 필터는 단순한 여과장치가 아니라 제조기술의 복합체다. 필트리오의 필터는 다층 섬유 구조로 설계되며 고열로 접합된 3차원 섬유망을 사용한다. 대호이엔지가 그동안 만들어온 냉장고 프레임, 철도 공조 시스템, 스테인리스 산업 구조물 등의 기술이 그대로 반영됐다. 필터 외피는 STS-304 스테인리스로 제작돼 위생성과 내구성이 높고, NSF 인증을 받은 폴리프로필렌 필터를 사용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제조 기반을 가진 기업이기에 가능한 일관 품질 관리가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성 변화 또한 소비자의 체감도가 높은 요소다. 필트리오를 통과한 물의 pH는 6.9~7.2 수준의 중성을 유지하며 경도는 23~37㎎/ℓ로 낮아진다. 이는 물맛이 부드러워지고 목 넘김이 깔끔해지는 효과를 준다. 샤워 시 피부 자극이 줄어들고 세탁 시 세제가 덜 필요해지는 것도 연수(Soft Water) 특성 때문이다.

필트리오 필터
대호이엔지는 특히 생활용수 문제를 제품 개발의 중심에 두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정수기만 설치해도 물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샤워·세탁·설거지 등에서 피부 자극·세제 잔여물·경도 문제를 더 크게 체감한다고 설명한다. 필트리오는 계량기 단에서 통합 여과를 진행하기 때문에 가정 전체의 물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식수 중심’에서 ‘생활환경 전체 관리’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으로, 기존 수처리 시장과의 가장 큰 차별성이다.
현장 검증에서도 변화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빌라에서 필트리오를 설치한 뒤 4개월간 사용한 결과, 배관 내부 녹물이 사라지고 샤워기 필터 색 변환이 거의 없었다는 실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설치 이후 주방 세척력 향상, 세탁 시 흰옷 탁도 개선 등 생활환경 변화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도 다양하게 수집되고 있다는 게 대호이엔지의 설명이다. 이는 필트리오가 단순한 정수기가 아니라 ‘가정 내 물 생태계 전반을 개선하는 장치’임을 의미한다.
해외에서도 필트리오의 가능성은 빠르게 감지되고 있다.

㈜대호이엔지 전경
UN 산하 국제박람회(INNOWEEK·TIHE)에서는 필트리오가 우수제품으로 선정돼 제품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공공 수처리 시장 진출을 위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향후 산업용 대형 수처리 장비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제조 현장의 공정수 관리, 농업용 양수장, 대형 체육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형 필트리오 시스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대호이엔지는 금속 제작·대형 구조물 조립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용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제품의 유지보수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서비스 체계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또 기술기반 생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박석희 대호이엔지 대표는 “기술은 결국 사람의 삶을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필트리오는 정밀 제조기업이 생활환경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기술기업으로 성장하는 첫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수·연수·이온수 기능을 하나로 해결하는 통합 솔루션처럼 앞으로도 우리의 제조기술을 실생활에 필요한 영역으로 확대하겠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의지를 강조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