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제3차 광남일보 독자권익위원회 회의]
"광주·전남은 한 뿌리…단계적 통합부터 모색해야"
집중호우 피해·환경 오염 등 지속 보도 절실
무안공항 정상화·경제 활성화 심층 취재 필요
안전·축제·인구 유출·개인정보 보호 관심을
입력 : 2025. 09. 23(화) 18:13
본문 음성 듣기
광남일보는 23일 본사 1층 MVG라운지에서 ‘2025년 제3차 독자권익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광남일보는 23일 본사 1층 MVG라운지에서 ‘2025년 제3차 독자권익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박준호 독자권익위원장(광주전남언론포럼 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문종민 광주시체육회 부회장, 박봉순 동신대 지역협력본부장, 신연범 광주신용보증재단 감사실장, 박진영 공감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조승유 광산구 지역경제활력센터장, 신식 금호타이어 커뮤니케이션2팀 책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참석하지 못한 일부 위원들은 서면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위원들은 △무안공항 정상화 △집중호우 피해와 재해 대응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현실적 접근 방안 △지역 예산 확보와 국가정책 연계 △언론의 본질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 △하남산단 지하수 오염 등 환경·안전 문제까지 지면 전반에 대한 평가와 함께 지역사회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박준호=무안국제공항 문제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활주로 공사 역시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을 일인데도 공사가 지연되면서 시·도민들의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 얼마 전 광주지역 여행업계에서는 광주공항을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제기했지만, 언론 보도가 미미해 지역민들의 관심조차 점차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전남·전북 주민들은 해외여행을 갈 때 시간과 비용 면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김포, 인천, 부산, 청주 등 다른 지역 공항을 이용해야 하는데, 출발 시간에 맞추기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무안공항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이러한 문제는 크게 해소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사실상 공항 문제를 방치한 채 직무유기 상태에 머물러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도민과 관련 업계가 떠안고 있다. 정치인들은 별다른 불이익이 없으니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는 지역 언론이 나서 무안공항 현안을 집중 조명해야 한다. 특히 활주로 공사가 언제 완료되는지,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등을 심층적으로 취재해 보도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박봉순=광주와 전남 분리는 지방자치 시행 당시 노태우 정부가 지방정부 권한 확대를 우려해 힘을 분산시키려 한 결과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동안 광주와 전남의 통합을 놓고 지역민과 지도층에서 여러 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정치적·행정적 이해관계 때문에 쉽게 진전되지 못했다. 광주는 자체적으로 식수, 하수, 쓰레기 처리 등을 해결할 여건이 충분치 않다. 현재 심각한 쓰레기 문제만 해도 SRF 처리나 소각장 설치가 쉽지 않다. 식수는 동복댐과 주암호에서 끌어오고, 하수는 결국 영산강을 통해 흘러간다. 따라서 행정구역을 바로 합치기 어렵다면, 주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통, 환경, 관광, 물 관리, 일자리 창출 등 일부 행정 업무를 공동으로 시행하는 기구를 먼저 만들어 단계적으로 통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주와 전남은 결국 한 뿌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정치권이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신연범=불과 한두 달 전 ‘괴물폭우’라 불릴 만큼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우리 지역을 강타했다. 광주는 하루 누적 강우량 300㎜를 넘어 수천명이 긴급대피하거나 이재민이 되었고, 일부 사망자도 발생했다. 중앙정부는 광주 북구와 전남 일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지원에 나섰다. 광주신용보증재단에도 피해 중소기업의 보증 요청이 쇄도해 약 320건, 220억원 규모의 재해중소기업특례보증이 실행됐다. 올해 신청 건수는 최근 5년간 실행된 재해보증을 합한 수보다 많아, 피해가 역대급임을 보여준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지역 언론이 피해 주민들의 복구 상황과 추가 지원 필요 여부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민·관이 함께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선도해 주길 바란다.



△조승유=2026년 정부 예산안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 6월 대통령선거에서 제시된 우리 지역 공약 예산의 반영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민주당 차원의 지역 예산 반영 현황을 체계적으로 확인하고, 특히 호남특별위원회의 움직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는 지역 예산 확보와 관련해 대안 제시와 필요 시 채찍이 모두 필요한 시기다. 또한 광주시와 각 구별 예산 상황 역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지역 현안과 연계한 예산 반영 여부를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종민=오늘날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사실과 거짓, 공익과 사적 이익의 경계가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이런 상황에서 19세기 말 미국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를 떠올리게 된다. 신문은 시대의 거울이자 사회를 선도하고 이끄는 횃불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퓰리처는 굵은 제목, 생생한 삽화, 흥미로운 기사로 사람들을 신문 앞으로 끌어들였다. 그의 업적은 단순히 ‘팔리는 신문’을 만든 데 있지 않다. 권력의 부패를 고발하고, 빈자의 목소리를 대변했으며, 자유의 여신상 받침대 건립 모금을 통해 언론이 사회적 연대의 선도자임을 보여주었다. 그는 ‘옐로 저널리즘’의 그림자와도 연결되지만, 컬럼비아 저널리즘 스쿨과 퓰리처상을 통해 오늘날 언론이 잊고 있는 진실, 공익, 품격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신문은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도, 단순히 상업적 조회수만 좇아도 안 된다. 훗날 시대의 진실과 공익, 민주주의 수호의 흔적을 되짚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퓰리처와 신문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문의 본질적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시대와 기술뿐이다. 광남일보가 퓰리처가 남긴 가장 값진 교훈에 더 가까이 다가가길 바란다.



△박진영=광남일보는 편집이 깔끔하고 기사도 눈에 잘 띄며, 내용도 알차다. 특히 지역 밀착 보도를 통해 호우 피해, 인구 유출, 산업 위기 등 우리 사회의 현안과 민생 문제를 잘 다루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제의 근본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구조적 배경을 설명해주면 좋겠다. 예를 들어 광주 시민의 수도권 유출이나 영광군의 합계출산율 저하 문제를 구체적 실증 데이터와 전문가 분석, 정책 제언과 함께 다루면 이해가 훨씬 깊어질 것이다. 여기에 이를 극복한 다른 지방 도시 사례나, 우리 지역만의 특화된 매력으로 인구를 유입할 방안을 함께 제시하면 독자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신식=광남일보는 그동안 광주·전남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 있고 균형 잡힌 보도를 통해 지역민의 알 권리를 충실히 지켜왔다. 또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며 독자와의 신뢰를 쌓아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는 경제·사회·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의 기고와 분석을 보다 폭넓게 반영해 깊이 있는 통찰과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광남일보가 지역 대표 언론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다져 나가기를 바란다.



△박수기=지난 7월 드러난 하남산단 지하수 오염 사태가 두 달을 넘겼다. 1급 발암물질인 TCE와 PCE가 기준치의 466배, 284배 초과 검출된 충격적 사건이지만, 광산구는 2023년 6월 용역 결과로 이를 알고도 2년 가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태 이후 광주시와 광산구가 TF를 꾸려 회의를 했으나, 200억원이 넘는 정화 사업 착수 시점은 불투명하고 주민 건강검진이나 의료 지원 같은 직접 대책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에도 지자체 대응은 미온적이다. 왜 2년간 조치가 없었는지, 정화 사업은 언제 시작되는지, 주민 보호 대책은 왜 빠져 있는지 규명해야 한다. 환경부 개입이나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같은 시민사회의 대응도 절실하다. 용산 미군기지 정화 등 선례 분석을 통해 광주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하며, 지자체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화 사업 추진 과정, 예산 확보, TF 논의, 주민 건강 대책, 시민사회의 움직임 등을 광남일보가 지속적으로 감시·보도해야 한다. 현재도 수완지구와 하남산단 인근 주민들은 불안 속에 살고 있다. 광주시와 광산구는 구체적이고 신속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임양진=아침마다 요동치는 주식과 환율 그래프는 국제 경제 이슈가 곧바로 우리 생활과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최근 민생지원금 덕에 일부 소비와 매출이 늘었지만, 여전히 자영업자들은 카드대금과 임대료에 시달린다. 단기적 회복이 곧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는 지원금에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다. 자금이 지역 내에서 선순환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기관·지자체·언론이 역할을 나누어 현장의 문제를 점검하고 자원을 연결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광남일보가 국제 경제와 지역 현안을 균형 있게 다루며 해법까지 제시한다면, 단발적 보도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신뢰를 더욱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지안=최근 통신사와 금융사에서 연이어 해킹사고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해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의 없는 개인정보가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에 무분별하게 활용되는 것도 심각하다. 알지도 못하는 번호로 홍보 문자가 오거나 설문조사 전화를 받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정치와 행정을 잘하겠다며 표를 구하는 후보들이 선거운동에서부터 불법을 저지르는 셈이다.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취합하거나 공유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선거운동 방식을 제도적으로 제한하고, 후보자들이 공식 경로를 통해 정책과 비전을 알릴 수 있는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불법 개인정보 활용이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조상열=가을과 함께 축제의 시즌이 다가왔다. 남도는 온통 축제의 물결로 들썩일 것이다. 그중 남도를 대표하는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충장축제는 단순한 광주 동구의 지역 축제가 아니라, 광주를 대표하는 축제다. 올해로 22회를 맞는 충장축제는 10월 15일부터 5일간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추억의 동화’다. 사람 누구나 동화 같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으며, 충장축제는 그 추억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어울리며 즐기고 소통하며 미래를 꿈꾸는 장을 지향한다. 모든 축제의 핵심은 주민 참여다. 축제를 만들어가는 주민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아시아 컬쳐쇼, 주먹밥 만들기, 대동놀이, 거리 퍼레이드, 추억의 동화 대행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참여자들에게 즐거움과 신명을 선사한다. 특히 광주 금남로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열리는 충장축제는 과거의 기억을 치유하며 방문객들에게 동화 같은 감동을 준다. 또한 우리 전통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적 의미도 더한다. 온 시민이 함께 참여하며 즐기는 충장축제가 되길 바란다.
정리=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특집 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