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역사를 아로 새기며 평화의 미래를 열자
구징치 주광주 중국총영사
입력 : 2025. 09. 02(화)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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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징치 주광주 중국총영사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며

올해는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 승전 80주년의 해이자 한국 광복 80주년의 해이다.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에서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이 가장 먼저 시작됐고, 가장 오래 지속되었다. 중국 인민은 거대한 민족적 희생을 치르며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의 동방 주전장을 떠받쳤다.

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 군민의 사상자는 3,500만 명 이상에 달한다. 1937년 환율로 계산하면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은 1000억 달러 이상, 간접적인 경제적 손실은 5000억 달러 이상이다. 중국 전장은 오랫동안 일본 군국주의의 주력 부대를 견제하고 저지하며 150만 명 이상의 일본군을 섬멸했고, 일본 침략자의 완전한 패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중국의 항전은 전략적으로 연합군의 작전을 지원하고 유럽 전장 및 아시아의 다른 지역 전략 행동에 협력했으며, 일본 파시스트와 독일·이탈리아 파시스트의 전략적 협력 시도를 제약하고 무너뜨렸다.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항일 전쟁에 대해 “만약 중국이 없었다면 일본군은 즉시 호주와 인도를 정복하고, 중동에서 독일군과 합류했을 것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올해는 대만 광복 80주년의 해이다. 대만 광복은 중국 인민의 항일 전쟁 승리, 나아가 세계 반파시스트 승리의 중요한 성과이기도 하다. 대만의 중국 반환은 전후 국제 질서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카이로 선언’, ‘포츠담 선언’ 등 일련의 국제법적 효력을 가진 문서들이 중국의 대만에 대한 주권을 충분히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역사와 법률 근거와 사실도 명확하다.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의 해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형성된 가장 중대한 국제적 합의는 바로 유엔의 창설이었다. 지난 80년간 유엔은 세계 평화와 안정의 초석으로 글로벌 거버넌스의 핵심이 됐으며, 세계의 평화와 안정적 발전을 이루는 데 중요한 공헌을 해왔다.

중국은 유엔 창설 회원국 중 가장 먼저 ‘유엔 헌장’에 서명하며 ‘대소 국가의 평등 권리 보장’을 헌장에 수록시키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오늘날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유일한 개발도상국으로서, 유엔의 역할과 발전을 위한 독특한 기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한반도 광복 80주년의 해이기도 하다. 파란만장한 세계 반파시스트 투쟁 속에서 한반도 인민들은 일본 식민 지배로부터 벗어나 민족 독립을 이루기 위한 장엄하고도 감동적인 역사를 써내렸다. 1907년, 일본은 대한제국에게 ‘한일신협약’ 체결을 강요했다. 그러나 용감한 한반도 인민들은 독립을 열망하는 뜨거운 불씨는 단 한 순간도 꺼진 적이 없었으며 침략에 강경하게 맞섰다. 독립을 위하여 그들 중 많은 분들은 중국으로 건너가 임시 정부를 수립하며 한국 광복군을 창설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끈 김구 선생과 홍커우 공원에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던 윤봉길 의사 등 독립 운동가들은 전세계를 놀라게 하였고 한국의 수많은 의사들이 평화와 민족 독립이라는 단 하나의 열망을 품고 자신들의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역사를 잊는 것은 배신과 다름없으며 역사를 기억해야만 미래를 열 수 있다. 얼마 전 나는 주광주중국총영사관의 모든 외교관과 함께 광주백범기념관을 방문하여 한국 독립운동가들이 중국에서 전개한 항일 운동의 고난사를 회고했다. 우리는 중한 양국 선열들이 서로 돕고 함께 싸웠던 역사적 기억을 되새기며 그들이 민족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애국 정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1933년, 광주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음악가 정율성은 중국에 와서 항일 구국 활동을 펼쳤으며 그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항전의 불길을 지폈고 중국 항일 전쟁과 한국 독립운동에 불후지공을 남겼다.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에게는 미래도 없을 것이다. 오늘날 중한 양국의 사회 안정, 경제 번영, 국민의 행복은 단지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과거의 역사를 거울로 삼고 비극의 재발을 피하기 위해 2차 세계 대전 승리의 성과를 확고히 수호해야 하며 역사적 진실을 더욱 굳건히 지켜야만 한다.

얼마 전 중한 양국은 수교 33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33년 동안 중한 관계는 전면적이고 빠른 성정을 이뤘으며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주었고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도 큰 기여를 했다.

오늘날 중한 관계는 각자 국내 및 국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역시 새로운 도전을 직면하고 있으며, 양국은 역사에서 지혜와 힘을 얻고 수교 초심을 계속 견지하며 시대에 맞춰 서로를 바르게 인식하고, 양국 지도자가 합의를 잘 이행함으로써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고, 경제무역 협력을 긴밀히 하며, 우호적인 민의를 부단히 공고히 하고, 외부 간섭을 배제하며 양국 우호 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 해야한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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