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소설의 장소성과 오월문학의 가능성 모색
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 연간시지 ‘시인’ 통권 43호 출간
문학상 수상 김수열 시인 조명…민영 문인장 등 ‘다채’
문학상 수상 김수열 시인 조명…민영 문인장 등 ‘다채’
입력 : 2025. 09. 02(화)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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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이사장 박석무)가 발행하는 연간시지(年刊詩誌) ‘시인’ 2025년호(통권 43호, 발행일 9월 1일)가 나왔다.
이번 호에는 다양한 특집과 시인 조명, 평론, 서평, 시인들의 신작 시 등 다채롭게 꾸며졌다.
먼저 ‘특집 한국문학의 미래를 위하여’가 눈길을 끈다. 김영삼 평론가는 ‘한강의 소설이 경유한 장소들’에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 나타난 다양한 인물과 장소를 통해 1980년 5월을 조명하며 역사적 보편성을 가지는 이 시제가 언제나 현재형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살펴봤다. 또한 조진태 시인은 ‘오지 않을 미래를 위한 문학으로서의 5·18’에서 “오월문학은 세대와 소재와 상황을 포괄하며 하나의 도도한 문학 장르로서 자기를 정립해 가고 있다”라고 진단하며, 5·18이 한국 현대사와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가능성을 모색했다.
현실 참여적인 시 속에 서정성과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준 작품으로 참여적 서정시인으로 불리는 광주 출신 이성부 시인도 집중 조명했다. 여기에는 시 ‘봄’ 등 다양한 작품을 비롯해 약력과 화보를 담았다. 김청우 평론가의 ‘치유의 문학-이성부 시에 관한 단상(斷想)’, 백애송 평론가의 ‘산길, 그 너머의 시학’ 등 두 편의 평론에서는 이성부 시인의 시적 상상력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전라도, 백제, 무등산 등이 시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특징을 살펴보고, ‘빈 산 뒤에 두고’부터 ‘지리산’,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도둑 산길’에 이르기까지 80년 광주 이후 폭력과 부정의 세계가 구원과 자유를 향한 새로운 길로써 이성부 시에 나타난 산의 의미를 조명했다.
지난 6월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난 민영 시인의 문인장 모습도 그대로 담았다. 나태주, 김준태, 김응교 등 여러 후배 시인들의 추모 시와 정우영 시인의 추도사, 민영 시인의 대표 시와 사진 등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노래한 민영 시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면에 옮겼다.
이밖에도 최진석 평론가의 ‘다성-악과 민주주의:근본 없는 말들의 열정’, 김대현 평론가의 ‘다시, 우리는 중단하지 않는다’를 통해 비상계엄과 탄핵, 그리고 대선을 거친 과정에서 작가들이 보여준 다양한 성과를 기록하고, 광장에서 쓰인 시들을 소개하며 민주주의의 참다운 가치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제7회 조태일문학상’ 수상자인 김수열 시인의 신작 시와 자선 시, 서안나 시인과의 대담, 고명철 평론가의 수상 시집 ‘날혼’에 대한 서평도 실었다. 또 장은영 평론가는 주목할 만한 광주의 젊은 시인으로 김진선, 조온윤의 시 세계를 짚어보고, 문순태 소설가는 광주고등학교 시절 시작 노트를 들고 찾아뵈었던 다형(茶兄) 김현승 시인과의 인연을 들려준다.
신작시도 풍성하다. 정희성, 도종환, 이병국, 안지은 등 중견부터 신예 시인에 이르기까지 15명의 신작시를 만날 수 있고, 최근 나온 시집 서평도 실었다.
‘시인’지는 1970년대를 대표하는 저항 시인 조태일 시인이 펴낸 문예지다. 1969년 8월 월간지로 창간한 ‘시인’지는 1970년 11월까지 16호까지 나왔으며, 이후 1983년 5월 무크지 형태로 복간돼 1986년 8월까지 4권이 더 나왔다. 김지하, 양성우, 김준태, 박남준, 채광석 등 한국 시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인들이 이 잡지를 통해 등단하기도 했다. ‘시인’지로 문단에 나온 이도윤 시인이 2003년 9월 재복간해 21권을 냈으나 2019년 9월 다시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에서 조태일 시인 25주기를 맞은 지난해 복간한 것이다.
이번 호에는 다양한 특집과 시인 조명, 평론, 서평, 시인들의 신작 시 등 다채롭게 꾸며졌다.
먼저 ‘특집 한국문학의 미래를 위하여’가 눈길을 끈다. 김영삼 평론가는 ‘한강의 소설이 경유한 장소들’에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 나타난 다양한 인물과 장소를 통해 1980년 5월을 조명하며 역사적 보편성을 가지는 이 시제가 언제나 현재형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살펴봤다. 또한 조진태 시인은 ‘오지 않을 미래를 위한 문학으로서의 5·18’에서 “오월문학은 세대와 소재와 상황을 포괄하며 하나의 도도한 문학 장르로서 자기를 정립해 가고 있다”라고 진단하며, 5·18이 한국 현대사와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가능성을 모색했다.
현실 참여적인 시 속에 서정성과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준 작품으로 참여적 서정시인으로 불리는 광주 출신 이성부 시인도 집중 조명했다. 여기에는 시 ‘봄’ 등 다양한 작품을 비롯해 약력과 화보를 담았다. 김청우 평론가의 ‘치유의 문학-이성부 시에 관한 단상(斷想)’, 백애송 평론가의 ‘산길, 그 너머의 시학’ 등 두 편의 평론에서는 이성부 시인의 시적 상상력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전라도, 백제, 무등산 등이 시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특징을 살펴보고, ‘빈 산 뒤에 두고’부터 ‘지리산’,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도둑 산길’에 이르기까지 80년 광주 이후 폭력과 부정의 세계가 구원과 자유를 향한 새로운 길로써 이성부 시에 나타난 산의 의미를 조명했다.
지난 6월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난 민영 시인의 문인장 모습도 그대로 담았다. 나태주, 김준태, 김응교 등 여러 후배 시인들의 추모 시와 정우영 시인의 추도사, 민영 시인의 대표 시와 사진 등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노래한 민영 시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면에 옮겼다.
이밖에도 최진석 평론가의 ‘다성-악과 민주주의:근본 없는 말들의 열정’, 김대현 평론가의 ‘다시, 우리는 중단하지 않는다’를 통해 비상계엄과 탄핵, 그리고 대선을 거친 과정에서 작가들이 보여준 다양한 성과를 기록하고, 광장에서 쓰인 시들을 소개하며 민주주의의 참다운 가치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제7회 조태일문학상’ 수상자인 김수열 시인의 신작 시와 자선 시, 서안나 시인과의 대담, 고명철 평론가의 수상 시집 ‘날혼’에 대한 서평도 실었다. 또 장은영 평론가는 주목할 만한 광주의 젊은 시인으로 김진선, 조온윤의 시 세계를 짚어보고, 문순태 소설가는 광주고등학교 시절 시작 노트를 들고 찾아뵈었던 다형(茶兄) 김현승 시인과의 인연을 들려준다.
신작시도 풍성하다. 정희성, 도종환, 이병국, 안지은 등 중견부터 신예 시인에 이르기까지 15명의 신작시를 만날 수 있고, 최근 나온 시집 서평도 실었다.
‘시인’지는 1970년대를 대표하는 저항 시인 조태일 시인이 펴낸 문예지다. 1969년 8월 월간지로 창간한 ‘시인’지는 1970년 11월까지 16호까지 나왔으며, 이후 1983년 5월 무크지 형태로 복간돼 1986년 8월까지 4권이 더 나왔다. 김지하, 양성우, 김준태, 박남준, 채광석 등 한국 시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인들이 이 잡지를 통해 등단하기도 했다. ‘시인’지로 문단에 나온 이도윤 시인이 2003년 9월 재복간해 21권을 냈으나 2019년 9월 다시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에서 조태일 시인 25주기를 맞은 지난해 복간한 것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