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음악 아냐…고려인 삶에 바치는 음악적 헌사"
[남도예술인]‘고려인’ 연작 발표 바이올리니스트 정유진
강제이주 고려인 애환 음악으로 기록
뮤직비디오·앨범커버 AI 기술로 제작
"잊어선 안될 역사 생각할 계기되길"
강제이주 고려인 애환 음악으로 기록
뮤직비디오·앨범커버 AI 기술로 제작
"잊어선 안될 역사 생각할 계기되길"
입력 : 2025. 07. 16(수) 18:05

정유진 바이올리니스트는 “일상에서 영감을 받고 감동을 받는 소재를 음악으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면서 “꾸준히 의미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갈테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에 뿌리내린 고려인 공동체의 아픔과 희망을 담은 바이올린 곡이 발매됐다. 광주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정유진이 작곡한 신곡 ‘Корё-сарам 코료사람’은 일제강점기 강제이주로 중앙아시아에 정착한 고려인의 비극적 역사를 음악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이번 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정유진이 준비 중인 고려인 연작의 첫 번째 곡으로, 지난 6월 12일 발매됐다. 고국에서의 핍박을 피해 희망을 찾아 떠났지만 끝없는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고려인의 비극을 음악적으로 표현했다.
곡은 크게 두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첫번째는 ‘기차를 타고 떠나는 길’로, 러시아 극동에서 중앙아시아로 향한 수천 가족의 이주를 기차 소리와 함께 표현했다.
출발선에 선 이들의 떨리는 마음, 불안과 상실, 남겨진 땅을 뒤로 하는 슬픔을 북과 바이올린, 피아노 선율로 묘사했다.
두번째는 ‘새로운 땅에서의 투쟁과 연대’다. 오지의 건조한 대지, 낯선 환경 속에서도 고구려인의 뿌리를 잃지 않고 모여 살아가는 모습을 북 리듬과 선율로 풀어냈다. 정 연주자는 고려인들이 머나먼 곳에서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지켰다는 점이 마음을 울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고려인들은 농업 기반을 다시 지었고, 공동체 연대를 통해 가혹한 환경을 견디며 정체성을 유지했습니다. 그런 그들의 삶과 이야기가 제게 큰 울림으로 다가와 이번 작업을 시작하게 됐죠. 단지 한 곡의 연주가 아니라 고려인의 삶에 바치는 깊은 위로이자 헌사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특히 이번 앨범의 커버 이미지와 뮤직비디오는 AI 기술로 제작됐다. 뮤직비디오는 고려인들의 실제 사진을 AI로 재구성해 영상화한 것으로, 역사적 감정과 예술적 감성을 함께 전달한다. 버클리 음대 동기인 이정욱 Sound Ground Productions 대표가 영상을 제작했다.
“버클리 음대 재학 시절 남북한에 관한 곡인 ‘The Story of North and South’ 1,2탄을 작곡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과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연주를 부탁했고, 다들 뜻에 공감해 흔쾌히 참여해줬습니다. 대학에서 스튜디오도 무료로 빌려줬죠. 대학 동기인 이정욱 감독이 영상을 만들어줬었는데 이번 곡도 도움을 줬습니다. 음악녹음을 마치고 나서 수없이 고민하며 장면들을 구성해보다 이번에는 AI를 활용해보기로 했죠.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마음을 담아 작업한 영상입니다.”
또 박상지 문화학 박사가 만들어준 앨범 커버에는 고려인들이 떠난 철길 위에 ‘위로와 애도, 고귀함과 희망’의 상징인 보라색 꽃이 놓여있다.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고려인의 안타까움과 회한을 상상하며 미드저니와 챗GPT로 20회 이상 수정을 거쳐 탄생한 결과물이다.
정유진 연주자는 5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 전남대 음악학과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뒤 이화여대에서 석사를,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음악치료를 전공했다.
현재 바로문화원 대표로 전시,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한편 사운드앤 마인드 대표를 맡아 음악 콘텐츠 제작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운드앤 마인드는 마음과 관련된 음악을 만들고 또 음악놀이를 하며 심리 치유 등을 돕는 음악 콘텐츠 회사입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1대1로 악기를 연주해보며 나아질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죠. 즉흥연주에는 감정을 해소하고 풀어주는 효과가 있거든요. 요즘은 새로운 곡을 만들고 기록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 곡은 단순한 음악을 넘어 디지털 예술과 서사적 음악이 결합된 고려인에 대한 현대적 기록으로서 의미가 있다. 지역의 역사와 공동체를 품은 예술적 시도이자 잊혀진 이주의 기억을 예술로 되살리는 작업이라는 귀띔이다.
“대학시절 ‘The Story of North and south’를 작곡한 이유는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죠.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너무 삶이 바쁘다보니 잊고사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남북한이 분단국가라는 사실조차 잊고 지내죠. 음악을 통해 아픔을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고 싶었습니다. 고려인들이 가까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번 곡을 통해 그들이 어떤 아픔을 갖고 있는지, 누구인지 잠깐이라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Корё-сарам 코료사람’은 고려인 연작의 첫번째 곡이다. 다음 편에는 첫번째 곡에 이어 낯선 환경에 정착하고 살아가기 위해 막막함을 이겨내고 한 맺힌 가슴을 치며 꿋꿋이 버텨내는 모습과 애환을 담아보려 한다.
“일상에서 영감을 받고 감동을 받는 소재를 음악으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죠. 특히 소외되거나 관심 받지 못하거나 그런 부분에서 더욱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되는, 잊어선 안 되는 중요한 일들에 대해서 음악을 만들고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면 그걸로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많은 분들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닐까요. 꾸준히 의미있는 작품들을 만들어갈테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정유진이 준비 중인 고려인 연작의 첫 번째 곡으로, 지난 6월 12일 발매됐다. 고국에서의 핍박을 피해 희망을 찾아 떠났지만 끝없는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고려인의 비극을 음악적으로 표현했다.
곡은 크게 두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첫번째는 ‘기차를 타고 떠나는 길’로, 러시아 극동에서 중앙아시아로 향한 수천 가족의 이주를 기차 소리와 함께 표현했다.
출발선에 선 이들의 떨리는 마음, 불안과 상실, 남겨진 땅을 뒤로 하는 슬픔을 북과 바이올린, 피아노 선율로 묘사했다.
두번째는 ‘새로운 땅에서의 투쟁과 연대’다. 오지의 건조한 대지, 낯선 환경 속에서도 고구려인의 뿌리를 잃지 않고 모여 살아가는 모습을 북 리듬과 선율로 풀어냈다. 정 연주자는 고려인들이 머나먼 곳에서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지켰다는 점이 마음을 울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고려인들은 농업 기반을 다시 지었고, 공동체 연대를 통해 가혹한 환경을 견디며 정체성을 유지했습니다. 그런 그들의 삶과 이야기가 제게 큰 울림으로 다가와 이번 작업을 시작하게 됐죠. 단지 한 곡의 연주가 아니라 고려인의 삶에 바치는 깊은 위로이자 헌사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Корё-сарам 코료사람’ 앨범 커버

‘The Story of North and south’ 1탄 녹음에 참여한 버클리 음대 학생들과 함께한 정유진 연주자.(오른쪽에서 세번째)
“버클리 음대 재학 시절 남북한에 관한 곡인 ‘The Story of North and South’ 1,2탄을 작곡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과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연주를 부탁했고, 다들 뜻에 공감해 흔쾌히 참여해줬습니다. 대학에서 스튜디오도 무료로 빌려줬죠. 대학 동기인 이정욱 감독이 영상을 만들어줬었는데 이번 곡도 도움을 줬습니다. 음악녹음을 마치고 나서 수없이 고민하며 장면들을 구성해보다 이번에는 AI를 활용해보기로 했죠.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마음을 담아 작업한 영상입니다.”
또 박상지 문화학 박사가 만들어준 앨범 커버에는 고려인들이 떠난 철길 위에 ‘위로와 애도, 고귀함과 희망’의 상징인 보라색 꽃이 놓여있다.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고려인의 안타까움과 회한을 상상하며 미드저니와 챗GPT로 20회 이상 수정을 거쳐 탄생한 결과물이다.
정유진 연주자는 5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 전남대 음악학과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뒤 이화여대에서 석사를,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음악치료를 전공했다.
현재 바로문화원 대표로 전시,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한편 사운드앤 마인드 대표를 맡아 음악 콘텐츠 제작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운드앤 마인드는 마음과 관련된 음악을 만들고 또 음악놀이를 하며 심리 치유 등을 돕는 음악 콘텐츠 회사입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1대1로 악기를 연주해보며 나아질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죠. 즉흥연주에는 감정을 해소하고 풀어주는 효과가 있거든요. 요즘은 새로운 곡을 만들고 기록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려인마을에 방문한 정유진 연주자(왼쪽에서 네번째)

‘Корё-сарам 코료사람’ 뮤직비디오 중
“대학시절 ‘The Story of North and south’를 작곡한 이유는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죠.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너무 삶이 바쁘다보니 잊고사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남북한이 분단국가라는 사실조차 잊고 지내죠. 음악을 통해 아픔을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고 싶었습니다. 고려인들이 가까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번 곡을 통해 그들이 어떤 아픔을 갖고 있는지, 누구인지 잠깐이라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Корё-сарам 코료사람’은 고려인 연작의 첫번째 곡이다. 다음 편에는 첫번째 곡에 이어 낯선 환경에 정착하고 살아가기 위해 막막함을 이겨내고 한 맺힌 가슴을 치며 꿋꿋이 버텨내는 모습과 애환을 담아보려 한다.
“일상에서 영감을 받고 감동을 받는 소재를 음악으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죠. 특히 소외되거나 관심 받지 못하거나 그런 부분에서 더욱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되는, 잊어선 안 되는 중요한 일들에 대해서 음악을 만들고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면 그걸로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많은 분들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닐까요. 꾸준히 의미있는 작품들을 만들어갈테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