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잃어버린 3년, 그리고 이재명의 40일
최현수 편집국장
입력 : 2025. 07. 13(일) 16:42
최현수 편집국장
기대치가 높으면 실망이 크다고 했다. 사람에 대한 기대, 미래에 대한 기대가 때로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허탈감을 주기도 한다. 잃어버린 3년…. 윤석열이 그랬다.

윤석열은 검사 시절 강한 소신과 추진력을 인정받으며, 수사 외압에 굽히지 않는 ‘강골 검사’ 이미지였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 의지를 믿고 검찰청장에 발탁했지만 그는 기대를 저버렸고, 이를 발판으로 보수진영의 대권후보가 됐다.

공정과 정의에 홀린 국민들은 ‘정치 새내기’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런 윤석열은 어땠나? 기대와 달리 임기 5년은커녕 3년 만에 파면됐다. 현재는 구속 중이다.

국민들은 공정과 법치의 이미지에 폭삭 속은 셈이다. 수준 낮은 정치에 제대로 한 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윤석열은 스스로 공정과 상식을 걷어차고, 불통을 고집하다 급기야 불법계엄이라는 ‘헌정파괴’까지 폭주했다. 취임 3년만인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결정으로 파면됐다.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여러 의혹들은 깡그리 뭉개버렸다. 처가 일가땅과 관련된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서부터 명품 가방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김건희 리스크’는 쌓여갔다.

의혹을 밝히려는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도 번번이 거부했고, ‘명태균 게이트’로 통하는 공천개입 파동까지 터졌다.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임기 내내 야당과 협치는 거의 없었고,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은 ‘반국가 세력’으로 공격했다.

흐지부지된 ‘도어스테핑’은 물론 한미정상회담의 ‘바이든 날리면’ 논란 등 언론대응도 부실했고, 이념에 치우친 외교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다.

주권자인 국민도 외면했다. 수학능력시험 ‘킬러 문항 배제’ 지시, 의대 2000명 증원,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등 체계적인 준비 없이 정책을 강행하면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리고, 지난해 12·3일 불법 계엄으로 정점을 찍었다.

국민들은 한 나라의 지도자가 그 조직이나 국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목도했다.

6월3일, 새 대통령으로 이재명을 선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40여일, 대한민국이 달라졌다. 나라 전체적으로 활기차고 밝아지고 든든한 느낌이다. 국정지지율이 65%에 이를 정도로 긍정적이다.

‘국민주권시대’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는 국민과 함께 민생현장에서 한 걸음씩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과 소통과 경청을 통한 해법을 찾고 있다.

“정부가 뭘 해주면 되나요”, “국민이 원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으면 다 들어줘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화법에는 평소 철학이 묻어난다.

취임 13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가해 11개 국가·국제기구 정상과 회담하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멈춰 있던 정상외교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복원했다.

나라 안팎이 안정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어섰고, 임기 내 5000 이야기까지 나온다.

특히 민생안정과 경기 진작을 위한 31조800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새정부 내각을 구성할 19개 부처 장관 후보자도 모두 인선했다. 후보자 면면을 보면 국회의원과 기업인, 전문가 등이 두루 포진됐다. 보수·진보의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 판단하겠다는 의지다.

이 대통령은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하루가 30시간이면 좋겠다”고 했다. 경제는 물론 미래산업, 외교, 안전, 소통 등 전방위에서 속도감 있는 국정, 일하는 정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통합과 사회통합도 중요하다.

‘내란특검’,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 등 3대 특검 수사도 빨라지고 있다. 잘못된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미래도 나아갈 수 있다. 민주주의 핵심은 관용과 자제다. 통합은 ‘관용’에서 출발하는 만큼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정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대화하며 민생현장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20일 만에 광주·전남을 찾아 ‘호남의 민심을 듣다’라는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지역 최대 해묵은 현안인 군 공항 이전’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 오랜만에 속이 후련했다. 당장 대통령실에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 국방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인구소멸과 지역소멸지역에 우선 배려하고 지원하는 지역균형발전 정책도 기대가 크다.

물론 우려도 있다. 이재명 정부, 그리고 거대여당은 ‘독주체제’로 비칠 수 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늘 경계하고, 소통과 통합에 방점을 둬야 한다. 그러려면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벼랑 끝에 몰린 민생을 되살리고, 성장을 회복해 국민이 함께 잘사는, 그래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향한 ‘담대한 항해’를 기대한다.

이제 4년 11개월이 남았다.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최현수 기자 press2020@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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