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노골적이고 구체적으로
정현아 경제부장
입력 : 2025. 06. 15(일) 18:35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지 2주일여가 지났다. 국민들은 내란사태의 진상규명과 법적 단죄, 경제회복을 한 목소리로 주문하고 있다. 내란 이슈는 국민통합을 위한 기본 전제인 만큼 이론의 여지가 없고, 빠를수록 좋을 일이다.
경제문제는 코로나로 시작해 윤석열 정부를 거쳐 오는 동안 극악해진 상황인지라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출범과 동시에 일의 선후와 경중을 가려서 추진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미더워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회복과 경제성장을 위한 연착륙이다. 하지만 이 동네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 관심사는 과연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광주와 전남지역의 경제를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며 살려내느냐이다.
가히 압도적이었다. 지난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광주지역의 지지율은 84.77%, 전남은 그 보다 더 높은 85.87%에 이르렀다. 경상도나 서울, 경기 지역의 인구와 득표율 등을 종합해보면 ‘압도적인 지지’, 승리에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정치적 수사나 공치사가 아님이 확실하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지역에 7가지를 공약했다. AI국가 시범도시 건설과 민·군 통합 서남권 관문공항 조성,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도시 조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시대, 영산강, 광주천 수변 활력도시 조성사업, 국가 초고자기장 연구인프라 구축, 서남권 메가시티 조성 등이다. 전남에는 공공의대 설립을 비롯해 여수석유화학 대전환, 해상풍력·영농형 태양광 집중 육성, 신재생에너지 허브 미래 첨단전략산업 클러스터 조성, 동북아대표 관문공항 육성·초광역 교통망 확충, 미래 농수축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문화 허브 조성을 약속했다.
역대 선거 때 각 후보들이 제시했던 공약이 모두 실행됐다면 광주와 전남은 이미 두바이나 뉴욕처럼 변해 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정권마다 사정이 있고 정치 상황도 녹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유를 찾자면 한도 끝도 없을 터.
문득 떠오르는 선배 언론인의 하소연 한 토막.
선배는 평소 친분이 두텁던 인사가 고향의 군수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자 언론 대응방법이나 후보의 메시지 관리 등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군수가 된 그는 “내가 군수가 된 것은 다 자네 덕일세. 이 은혜 잊지 않음세”라며 고마움을 표시했지만 선배는 행여 부담이 될까 군수 임기 동안 단 한 건의 부탁도 청탁도 하지 않았다. 딱 한번 고향 가는 길에 잠깐 만났을 때 묵직한 기념품 하나를 받았을 뿐이었다. 방문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주는 소금 한 봉지였다.
훗날 해당 군수가 집행한 언론 홍보예산 내역이 공개됐는데, 그걸 보고는 씁쓸하고 본전 생각도 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군수와 인연이 닿는 언론인들은 홍보 예산을 톡톡히 챙겨갔던 것이다.
다행스럽게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 사랑은 유별나고 집권 초기 정부의 모습을 보면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공약이든 정책이든 결국에는 정부 조직을 통해, 더 정확히는 공무원이라는 ‘사람’을 통해 추진된다. 광주·전남 출신 공무원들이 요직에 속속 발탁되고 있다. 지난 정부 때 이 동네 인재의 씨를 말렸던 것을 복원하고 진짜 ‘힘을 쓸 수 있는’ 자리로 상향시키고 있음을 실감한다.
동시에 광주시와 전남도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공약사업 추진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부의 이런 행보에 맞춰 양 시도도 공약실현 TF팀 등을 가동하며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으니 인내와 관심을 갖고 지켜 볼일이다.
요즘 MZ 세대들과 식사를 하다보면 종종 놀란다. 예를 들어 이태리 레스토랑에 갈 경우 대부분은 단체식의 효율과 밥 사는 사람의 형편 등을 고려해 무난하고 저렴한 세트 메뉴 위주의 파스타나 피자 등을 주문해 함께 나눠먹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젊은 친구들은 “저는 안심 스테이크를 먹겠습니다. 굽기는 미디엄으로요”라는 식으로 당당하고 구체적으로 말한다. 대세에 주눅 들지 않고 본인의 희망사항을 백퍼센트 충족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바라던 새 정부를 압도적인 지지로 만들었으니 호남은 당당하게 요구할 만 하다. 철저하게 받을 준비를 하고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또 노골적으로 우리 필요를 요구해 충족할 일이다. 선처와 처분만 바라다 꼴랑 소금 한 봉지를 받은 선배 꼴이 되지 않으려면.
경제문제는 코로나로 시작해 윤석열 정부를 거쳐 오는 동안 극악해진 상황인지라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출범과 동시에 일의 선후와 경중을 가려서 추진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미더워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회복과 경제성장을 위한 연착륙이다. 하지만 이 동네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 관심사는 과연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광주와 전남지역의 경제를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며 살려내느냐이다.
가히 압도적이었다. 지난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광주지역의 지지율은 84.77%, 전남은 그 보다 더 높은 85.87%에 이르렀다. 경상도나 서울, 경기 지역의 인구와 득표율 등을 종합해보면 ‘압도적인 지지’, 승리에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정치적 수사나 공치사가 아님이 확실하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지역에 7가지를 공약했다. AI국가 시범도시 건설과 민·군 통합 서남권 관문공항 조성,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도시 조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시대, 영산강, 광주천 수변 활력도시 조성사업, 국가 초고자기장 연구인프라 구축, 서남권 메가시티 조성 등이다. 전남에는 공공의대 설립을 비롯해 여수석유화학 대전환, 해상풍력·영농형 태양광 집중 육성, 신재생에너지 허브 미래 첨단전략산업 클러스터 조성, 동북아대표 관문공항 육성·초광역 교통망 확충, 미래 농수축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문화 허브 조성을 약속했다.
역대 선거 때 각 후보들이 제시했던 공약이 모두 실행됐다면 광주와 전남은 이미 두바이나 뉴욕처럼 변해 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정권마다 사정이 있고 정치 상황도 녹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유를 찾자면 한도 끝도 없을 터.
문득 떠오르는 선배 언론인의 하소연 한 토막.
선배는 평소 친분이 두텁던 인사가 고향의 군수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자 언론 대응방법이나 후보의 메시지 관리 등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군수가 된 그는 “내가 군수가 된 것은 다 자네 덕일세. 이 은혜 잊지 않음세”라며 고마움을 표시했지만 선배는 행여 부담이 될까 군수 임기 동안 단 한 건의 부탁도 청탁도 하지 않았다. 딱 한번 고향 가는 길에 잠깐 만났을 때 묵직한 기념품 하나를 받았을 뿐이었다. 방문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주는 소금 한 봉지였다.
훗날 해당 군수가 집행한 언론 홍보예산 내역이 공개됐는데, 그걸 보고는 씁쓸하고 본전 생각도 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군수와 인연이 닿는 언론인들은 홍보 예산을 톡톡히 챙겨갔던 것이다.
다행스럽게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 사랑은 유별나고 집권 초기 정부의 모습을 보면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공약이든 정책이든 결국에는 정부 조직을 통해, 더 정확히는 공무원이라는 ‘사람’을 통해 추진된다. 광주·전남 출신 공무원들이 요직에 속속 발탁되고 있다. 지난 정부 때 이 동네 인재의 씨를 말렸던 것을 복원하고 진짜 ‘힘을 쓸 수 있는’ 자리로 상향시키고 있음을 실감한다.
동시에 광주시와 전남도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공약사업 추진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부의 이런 행보에 맞춰 양 시도도 공약실현 TF팀 등을 가동하며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으니 인내와 관심을 갖고 지켜 볼일이다.
요즘 MZ 세대들과 식사를 하다보면 종종 놀란다. 예를 들어 이태리 레스토랑에 갈 경우 대부분은 단체식의 효율과 밥 사는 사람의 형편 등을 고려해 무난하고 저렴한 세트 메뉴 위주의 파스타나 피자 등을 주문해 함께 나눠먹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젊은 친구들은 “저는 안심 스테이크를 먹겠습니다. 굽기는 미디엄으로요”라는 식으로 당당하고 구체적으로 말한다. 대세에 주눅 들지 않고 본인의 희망사항을 백퍼센트 충족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바라던 새 정부를 압도적인 지지로 만들었으니 호남은 당당하게 요구할 만 하다. 철저하게 받을 준비를 하고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또 노골적으로 우리 필요를 요구해 충족할 일이다. 선처와 처분만 바라다 꼴랑 소금 한 봉지를 받은 선배 꼴이 되지 않으려면.
광남일보 @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