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엄마를 찾아간 대통령
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광주무등점 원장
입력 : 2025. 06. 17(화) 18:38
지난 4일 ‘국민주권정부’가 시작했다. 시작 첫날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에 와보니 아무것도 없다. 연필도, 인주도, 컴퓨터, 프린터도 없다’, ‘마치 무덤같다’라는 말을 했다. 그렇다. 용산 집무실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을 넘어선 무덤같은 대한민국이었고, 지금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시기임에 틀림 없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자신이 양육되어진(길러진) 방식으로 타인을 돌보게’ 된다. 이것은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는 것으로, 행동을 하는 자신이 의식하거나 기억하지 못한다. 이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자마자 첫 번째로 한 활동이 국회회관 청소노동자를 찾아가 ‘깨끗하게 치워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고생하신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하고 사진을 찍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굳이 첫 번째 활동으로 왜 그들을 찾아 갔을까.

심리학자인 필자의 견해로는 ‘엄마를 찾아갔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힘든 순간, 가장 좋은 순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누가 생각나고 누구를 찾아가고 싶은가? 아마 십중 팔구는 ‘엄마’가 보고 싶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안동의 농촌빈민 출신이었고 아버지를 따라 성남으로 온 뒤 도시빈민이었으며, 엄마, 누나 모두 성남시 상대원시장의 화장실청소 노동자였다. 아마 그는 가장 힘들게 본인이 그 자리에 가게 됐고 가장 각오를 다져야 하는 순간에 엄마가 생각이 나고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에게 잘할 수 있다는 응원을 받고 싶어서 의식적인든 무의식적이든 그들을 가장 처음으로 만나러 가게 되었을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국민주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항해를 시작하였다. 우리는 어떤 점을 기대 해야 할까.

앞서 이 글을 시작할 때 인간은 길러진 방식대로 대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빈민으로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사회복지망(그때는 구축되지 않았었다)을 경험해보지 못한채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경험했다. 대통령도 공장에서 노동착취를 당하던 소년공이었고, 산업재해로 팔이 뒤틀려 장애가 된 경험이 있으며 주경야독하던 학생이었다. 또한 대학 역시 장학금을 받지 않으면 학업이 어려웠고, 어렵게 사법고시를 합격한 후에도 생계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을 본인이 직접 경험했다.

위에 언급했던 대통령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상황들을 고려해보면 앞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할 기본적인 정책 방향들이 추정될 것이다. 거시적, 통합적으로는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며, 개인적인 어려움이나 불행이 있더라도 국민이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최소한으로나마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안전망 역할을 해주는 든든한 나라를 세우고 싶을 것이다. 또한 온갖 역경을 겪으며 오해를 받거나 의혹으로 몰린 적이 있고 억울한 경험이 있기도 하며 죽다 살아난 경험도 있으니 아마 그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의료, 행정, 입법, 사법부, 언론의 공정함과 인간미가 있는 국가 기관 및 영향력있는 기관들의 자세를 요청할 것이다.

윤석렬 정부는 지난 3년간 공공망을 통한 전자문서를 3만여건 만들었다고 한다. 지난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는 같은기간 14만~16만건이었던 것을 비교해 보면 윤석렬 정부가 한 일의 량을 추정해볼 수 있다. 우리는 지난 3년간 어쩌면 방임상태였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시작한다. 우리는 비록 보잘 것 없는 한표를 행사했지만 우리의 권리에 의해 선출된 정부가 우리를 적어도 불안해하게 하지 않기를 하염없이 기대한다. 앞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열심히 일하게 될 행정부에게 ‘엄마와 같은’ 마음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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