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30주년 특집] ‘AI 실증도시’, 광주가 새롭게 도약한다
AI집적단지 1단계 마무리…기술·인력 등 인프라 한곳에
사관학교·영재고 등 단계별 인재양성 사다리 구축 ‘척척’
2단계, 탄핵 정국에 지연…대선 공약에 포함돼 탄력 기대
입력 : 2025. 05. 22(목) 17:50
국가AI데이터센터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해 11월 2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인공지능사관학교 5기 성과 공유회 및 수료식’에 참석해 교육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4월 15일 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에서 열린 ㈜에이직랜드 광주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광주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인공지능)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국가 AI 집적단지 1단계 사업을 통해 2023년 첨단지구에 AI데이터센터를 개관한데 이어 77종의 실증장비를 구축하는 등 세계적인 인공지능 산업 기반을 구축했다.

여기에 AI산업 생태계 조성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할 AI영재고 등 인재양성 사다리들이 속속 구체화되고, AI 기업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도 281곳에 달하는 등 대한민국 최고의 AI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퍼즐인 ‘AI집적단지 2단계’ 사업이 탄핵 정국 등과 맞물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행이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의 공약에 광주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 등이 포함되면서 ’AI 대표 도시‘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이에 본보는 광주시가 선점한 ‘AI 산업’의 추진 현황과 ‘대한민국 대표 AI 실증도시’ 완성으로 열매 맺기 위해 필요한 과제 등을 살펴봤다.



△ 국내 최고 AI인프라 구축

광주 북구 첨단지구 내 AI집적단지(1단계) 사업이 지난해 마무리됐다. 총 사업비 4295억원 투입되는 1단계 사업은 AI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기술, 인력, 실증환경 등 핵심 인프라 자원을 한곳에 집약해 AI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AI집적단지의 핵심 인프라로는 지난 2023년 11월 개원한 국가AI데이터센터가 있다. AI데이터센터는 총 연산량 88.5PF(페타플롭스)와 저장용량 107PB(페타바이트)를 자랑하며, 국내 최초로 엔비디아의 GPU ‘H100’을 탑재한 서버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짧은 시간 내에 분석·활용할 수 있어 방대한 데이터의 딥러닝 학습과 데이터 분석·활용을 지원하는 등 AI 연구·개발에 최적화된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AI 기업·기관·대학에 수천 건의 과제를 지원하며 AI 제품개발 및 연구 지원 등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또 AI집적단지에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등 77종의 실증장비를 구축하는 등 세계적인 AI산업 환경도 조성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AI 실증 환경도 함께 구축 중이다. 자동차·헬스케어·에너지 분야별 실증센터를 운영하며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과 실증 테스트베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광주그린카진흥원, 빛고을노인건강타운, 한국광기술원에 자동차·헬스케어·에너지 분야별 실증센터를 운영 중에 있다.

이밖에도 AI사관학교를 통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오는 2027년 개교 예정인 AI영재고를 비롯해 단계별 인재양성 사다리를 구축하는 등 AI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AI사관학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이 운영하는 전문 인력 양성 기관으로, 탄탄한 교육과정과 높은 취업률, 전액 무료 혜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AI기업 유치 속도·잇단 성과

광주시는 AI를 지역경제를 이끌 핵심 산업으로 두고 이를 뒷받침하는 산업 생태계를 키우고 견고히 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AI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기업 이전에 따른 초기비용 지원부터 창업, 성장에 이르는 맞춤형 지원으로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전시회인 ‘CES 2025’에서 AI 유치기업을 포함한 광주 기업들이 참가해 최고 혁신상을 비롯한 혁신상 수상 기업이 7개사에 이르는 등 광주 기업들의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서 선보였다.

광주시는 지난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281개의 AI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중 156개 기업은 광주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지점 또는 연구소를 개소했으며 현재 636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에이직랜드를 시작으로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5개사와 잇따른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그동안 팹리스 기업이 전무했던 상황에 비추어 혁명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에이직랜드는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업인 TSMC의 글로벌 8개 협력사 중 국내 유일 기업으로 지난 4월 15일 광주에 사무소를 개소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칩의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에 이르는 AI 반도체 생산체계를 완성하게 되어 AI반도체를 접목한 지역기업 제품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



△ ‘AX 실증밸리 조성’ 본격 추진

광주시는 AI집적단지 1단계 사업을 통해 구축한 인공지능 핵심 인프라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2단계인 ‘AX 실증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AI 특화 데이터센터 등 기존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AI 기술 실증을 통해 광주를 ‘대한민국 대표 AI 실증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2단계 사업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사업기간 5년, 총 사업비 9000억원 규모다. 주요 내용은 산업에 AI를 융합해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이 단시간에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완성하고 시장에 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산업특화 AX 기술개발’, 시민이 일상에서 AI를 체감할 수 있는 ‘사회문제해결 AI 기술개발’, 1단계에서 구축한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광주 곳곳을 AI 기업과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AI 혁신 인프라 제공’ 등이 있다.

이 같은 2단계 사업을 통해 광주는 AI 기업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실증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AI 기술 개발의 허브 역할을 강화하며 기업들의 광주행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기업의 매출 증대와 신규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2단계 사업의 예타면제 확정을 위해 재정당국, 과기정통부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하는 등 사실상 마무리 단계였으나, 현 정부의 상황으로 국무회의 의결이 지연되고 있다.

AI 2단계 사업은 광주를 AI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AI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로, 1단계 사업을 통해 기 구축한 최신 인프라의 효율적 활용 등 공백없이 추진을 위한 예타 면제 관련 국무회의 의결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AI 2단계 사업 예타면제는 단지 행정적 결정이 아닌 국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광주시는 조속한 예타면제 확정과 2026년 정부 본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조기 대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유력 주자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광주 국가인공지능 컴퓨팅센터 유치와 시범도시 조성을 공약에 담아 2단계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광주에 10조원 규모의 AI 시범도시 조성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이 후보는 “광주는 국가 AI데이터센터에 이어 고성능 반도체를 집적한 국가AI컴퓨팅센터까지 확충해 AI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국가인공지능 컴퓨팅센터는 9000평의 부지와 충분한 전력, 국가AI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갖춘 광주에 유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 시장은 “광주의 AI가 빛나고 있다”며 “광주가 ‘AI 중심도시’가 돼 대한민국의 성장판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자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