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기억하는 저항과 희생의 서사
광주시향 395회 정기연주회 ‘형제들’ 30일 광주예당 대극장
입력 : 2025. 05. 22(목) 16:44
광주시립교향악단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기념해 395회 정기연주회 ‘형제들’을 오는 30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친다. 사진은 ‘2025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공연 모습.
광주시립교향악단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기념해 395회 정기연주회 ‘형제들’을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친다.

이번 연주회의 부제 ‘형제들’은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의 숭고한 연대와 희생을 상징한다. 민주와 자유, 인간 존엄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나섰던 시민들은 서로에게 방패가 됐고, 어깨를 나란히 한 순간들은 혈연 이상의 끈끈한 ‘시민의 형제애’로 기억된다. 광주시향은 이번 무대에 깊은 울림을 담아 형제애와 저항의 서사를 풀어낼 예정이다.

첫 순서는 에스토니아 출신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의 ‘형제들’(Fratres)이 장식한다. 패르트 특유의 틴티나불리(tintinnabuli) 기법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내면의 울림과 영적 연대를 형상화한다.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 즉 공동체적 결속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내기에 더없이 적합한 작품이다.

이어지는 곡은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9번 D단조’다. 인간의 고통과 구원, 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장대한 오케스트라 언어로 풀어낸 이 작품은 미완이지만 오히려 그 미완성의 형식 자체가 인간 존재의 유한함과 구원에 대한 갈망을 더욱더 강하게 부각한다.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은 역사적 상처를 마주하는 동시에 그 너머의 치유를 모색하는 광주의 현재와 맞닿는다. 비록 미완이지만 그 마무리를 청중의 해석에 맡기며 여운을 남기는 이 작품은 살아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은 ‘기억의 책임’을 암묵적으로 요청한다.

지휘는 광주시향의 예술감독 이병욱이 맡는다. 지휘자 이병욱은 꾸준히 사회적 의미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의 공공성과 깊이를 탐색해 왔으며 이번 무대에서도 기념의식과 예술적 완성도를 조화롭게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부터 입장 가능하며 광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하면 된다. 입장료는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문의 062-613-8241.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공연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