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바람 에너지 활용…신안군 '기본소득' 시대 연다
신안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지정…2033년까지 민간자본 20조원 투입
전국 최초 개발이익공유 조례 제정…주민참여정책 제도화 성공 사례
입력 : 2025. 05. 08(목) 17:45
김대인 신안군수권한대행
신안 해상풍력 조성 시 어업인 수용성 확보를 위한 용역 보고회.
지난해 햇빛아동수당 지급 기념식.
임자면 마을 주민들이 햇빛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태양광발전 이익배당금을 지급받은 임자면 주민
전남해상풍력 1단지
신안군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공유제’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가 신안을 해상풍력집적화단지로 지정했다. 민간투자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상풍력 발전을 토대로 한 신안군 신재생에너지정책이 기본소득을 이끄는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역경제안정은 물론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높이고 있다는 여론이다. 이처럼 신안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단순히 에너지 생산을 넘어,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이익공유제’ 도입과 함께 경제적 혜택을 적극적으로 배분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본보는 신안 해상풍력의 주요 추진내용과 주민복리 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재생에너지개발이익공유제에 대해 살펴본다.



△신안해상풍력 구축

단일면적 세계 최대 규모의 신안 해상풍력은 완료 0.1GW, 전기사업허가 3.1GW, 계측 중인 5.0GW 등 총 26개 단지 8.2GW의 고정식과 3.6GW 규모(7개 단지)의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이 민자 유치로 추진 중이다. 부유식의 경우 6.4GW 규모(15개 단지)가 추가될 예정이다. 사업은 한국전력공사, 한국남동발전, 전남개발공사, SK 이노베이션 E&S, 한화오션 등 12개 주요 기업이 참여해 민간 자본 100%로 약 48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중 가장 빠르게 설치되는 해상풍력은 고정식이다. 96㎿ 규모로 자은도 앞바다 일원에 SK 이노베이션 E&S가 추진하고 있으며, 상업운전은 오는 10월이다. 도초도와 우이도 일원의 400㎿ 규모는 한화건설에서 추진 중인데 늦어도 내년 상반기는 착공될 전망이다.

8.2GW의 신안해상풍력은 2019년 ‘전남 블루이코노미’ 핵심사업에 선정됐으며, 지속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에 전남도, 신안군, 한전, 전남개발공사가 해상풍력 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2020년에는 CIP-신안군이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 협약을 맺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공공주도로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계획적인 단지 배치를 완료했고, 현재는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개발 지원사업(2023~2025년)을 공공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신안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지정

신안해상풍력 8.2GW 가운데 3.2GW 규모가 4월 집적화단지로 지정돼 민간투자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실상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공급망 확보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집적화단지는 총 10개 단지로 구성, 이 중 7개 단지(2.2GW)는 이미 발전허가를 완료했고, 나머지 3개 단지(1.0GW)는 발전허가를 준비 중이다. 또 한국전력에서 345㎸ 규모의 공동접속설비를 추진 중이며 준공은 오는 2031년이다. 하부구조물, 타워폴, 케이블, 설치선박, 터빈, 블레이드 등 주요 기자재산업과 연계산업의 해상풍력융복합플랫품이 대규모로 구축될 전망된다. 향후 에너지발전단가를 낮추는 효과와 더불어 민간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 오는 2033년까지 민간자본 약 20조원이 투입돼 일자리 3만여개가 창출될 예정이다. 여기에 매년 약 2450억원의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수익금이 발생해 주민참여 유도는 물론 수용성도 대폭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공유제

신안군은 지난 2018년 전국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공유 조례를 제정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이익을 공평하게 나누자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신안군은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개발로 인한 경제적 혜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주민참여정책으로 제도화했다. ‘이익공유제’는 신재생에너지 개발로 발생하는 수익을 주민들에게 공정하게 나누는 구조이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와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개발비의 4% 또는 자기자본 30% 이상을 주민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배분되며, 직접 혜택받을 수 있다. 주민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수익을 분배받으며, 협동조합의 조합원 가입비는 1만원으로 규정돼 주민들의 접근성이 높다.

수익 배분 방식도 거리별 가중치와 주민 연령별 차등 지급하고 있다. 즉, 100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은 4배, 500m 이내는 3배, 1000m 이내는 2배의 혜택을 받는다. 이는 태양광발전단지와 가까운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방식이다. 또 전입 주민들에게는 나이에 따라 지급 방식이 달라지는데, 40세 이하는 즉시 100%를 지급하고, 50세 이하는 1년 후 100%, 50세 초과는 2년 이후에 100% 지급된다. 이러한 방식은 장기적인 주민 유입을 촉진하는 한편,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에게 이익이 고르게 분배될 것으로 전망된다.



△햇빛연금과 바람연금

햇빛연금은 태양광 발전에서 발생한 수익을 바탕으로 주민들에게 지급되는 연금이다. 2021년부터 시작된 햇빛연금은 2025년 현재 누적 지급액 247억원을 넘어서며, 현재 1만6341명의 군민이 혜택을 보고 있다.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에 힘입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용성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바람연금은 해상풍력 발전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기반으로 오는 10월부터 전남해상풍력㈜ 의 96㎿ 발전사업에 신안군 자은면 주민을 대상으로 최초 지급될 예정이다.

자은면(2230명)의 경우 1인당 28만~56만원을 연간 수혜액으로 받을 수 있으며, 신안우이해상풍력(390㎿)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1인당 13만~26만원의 추가 지급될 전망이다. 향후 신안 해상풍력 8.2GW가 완료될 경우 5만 군민 기준, 1인당 600만원 지급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한 혜택으로 햇빛아동수당도 눈길을 끈다. 햇빛연금을 수령하는 읍·면을 제외한 신안군의 18세 미만 아동에게는 햇빛아동수당이 지급된다.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지원되며, 100㎿ 미만 해상풍력에서 40%, 태양광에서 10%가 아동수당 재원으로 사용된다. 햇밫아동수당은 그동안 약 3000명의 아동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첫 해인 2023년 11억원의 제원으로 아동 1인당 40만원, 지난해는 24억원에 80만원이 지급됐고, 올해는 약 36억원에 120만원으로 상향지급될 예정이다. 군은 미래 세대인 아동들에게도 지속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공유겠다는 계획이다.



△신안군민펀드와 주민수용성 확보·기대효과

신안군은 지난해 말 해상풍력 발전사 및 펀드 운용사인 루트에너지㈜와 ‘신안군민펀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민들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신안우이해상풍력(390㎿) 사업을 기반으로 한 이 펀드는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참여 대상은 신안군민, 송·변전설비 주변 지역 주민 등이다. 군민들은 200만원에서 400만원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고정금리 13%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즉, 일반주민은 200만원, 어선어업인이 400만원을 투자할 경우, 26만~ 52만원/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바람연금의 지원금리가 추가돼 실제 군민들에게 실질적인 수익모델로 호응받고 있다. 주민수용성확보와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개발이익공유제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분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주민들로 하여금 에너지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신안군민 43%가 혜택을 보고 있으며, 앞으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되고 있다. 8.2GW 해상풍력 조성으로 민간투자 약 48조원과 연관기업 40개 기업을 유치했으며 상시 일자리 4000개 포함한 직·간접 11만7000개의 일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희용 신안군신재생에너지국장은 “이번 신안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3.2GW 지정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다, 지역주민과 어업인, 산업통상자원부, 전남도, 수협 등 주민과 이해관계기관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급망 구축, 간헐성 문제 해결, 제도적 안정성 확보 등 정부와 민간,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풀어가야 할 과제가 많다”며 “앞으로 발전사와 지자체간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
<김대인 신안군수 권한대행 인터뷰>

“신안군은 지난해 기준 인구소멸지수약 0.082로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햇빛연금’이 완전하게 정착되면서 2021년도 대비 지난 3월 기준 521명이 유입 3년 연속증가했다.”

김대인 신안군수 권한대행은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에다 경제기반 역시 취약한 상황에서 공공자원을 활용해 지방소멸 위기를 막고 지역경제가 선순환되는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햇빛연금과 햇빛아동수당이 주민들에게 안정적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한 김 대행은 “인구감소와 저출산, 농촌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연금은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안군은 2021년부터 시행 중인 햇빛연금정책으로 올해 4월 기준으로 전체 군민 43%(1만6300명)의 주민이 247억원의 연금을 수령했으며, 18세 미만에게 지급하는 햇빛아동수당도 올해부터 1인당 120만원씩 상향지급할 계획이다.

바람연금도 준비중이다

김 대행은 “신안해상풍력 8.2GW 조성이 완료되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주민소득이 예상된다”면서 “ 향후 군민 5만명으로 가정할 경우 1인당 연간 600만원의 바람 연금이 지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햇빛과 바람으로 주민이 행복하고 지역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개발이익공유제정책과 함께 1섬 1정원·1뮤지업 등 비교우위정책을 통해‘머물다가고 살고 싶은 신안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행정을 모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신안=이훈기 기자 leek2123@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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