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이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공항이 사실상 멈춰선 가운데 향후 안전성을 철저히 확보해 제대로 된 국제공항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회생 대책을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소중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을 기리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피해 지원 특별법 제정, 유가족 돌봄·생계 지원 등 후속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더불어 폐쇄 중인 무안공항이 정상 가동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첨단 조류 감시·퇴치 시스템 도입과 함께 국제공항 수준의 활주로 건설 등 정부와 자치단체, 정치권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22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후속 조치 등을 위해 오는 4월 18일 오전 5시까지로 활주로를 폐쇄하기로 했다. 활주로가 하나 뿐인 무안국제공항은 활주로 폐쇄로 공항 사용도 불가능하게 됐다.

사고 현장 조사가 마무리되고 파손된 시설 등이 복구된 뒤에 활주로 이용이 가능해 공항 운영 재개 시기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무안국제공항의 활로 모색을 위한 방안으로 광주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통합 추진도 무안군의 결사반대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국제공항 활성화는커녕 존립의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전남도는 여객기 사고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애도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공항 정상화 목소리를 내기 힘든 여건을 감안하면 정부 차원의 대대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짧은 활주로, 국내 최다의 조류서식처 등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국제공항을 찾는 수요 창출 여부에 대해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정부 지원 없이 지자체만의 노력으로 공항 정상화나 ‘서남권 거점공항’ 위상 재정립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당초 무안국제공항 건설을 계획한 것이 지자체가 아닌 정부였기 때문에 존폐 위기상황에서 공항 지원은 필수다. 지난 1988년 노태우 정부에서 ‘서해안시대의 개막’과 함게 국토 3각축인 수도권, 영남권, 서남권에 각각 1개의 거점국제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1990년 1월 국토부 주도 하에 동·서해안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 조사가 시작되고, ‘공항개발중장기기본계획(1994년)’과 ‘기본설계 및 호남권 신공항(무안) 기본계획(1998년)이 수립됐다.

이를 토대로 1999년 12월 국토부 주도로 공항 건설공사가 시작돼 공사 시작 8년만인 2007년 11월 서남권거점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이 개항됐다.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해 지금부터라도 무안국제공항을 건설했고 관리하고 있는 국토부가 무안국제공항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먼저 현재 추진 중인 활주로 연장사업과 KTX 진입 노선의 조기 완공, 방위각시설의 유연한 설치, 조류 퇴치방안 마련 등을 서둘러야 한다.

또 광주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군공항 이전에 결사반대하고 있는 무안군민을 설득하기 위한 조치로 무안공항 내 항공기 정비지원센터(MRO) 설치와 무안군 내 항공특화산업단지 조성 등 무안군의 비전과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정부 차원에서 제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에서도 무안국제공항을 살리기 위해 광주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전·충북·충남이 협력해서 활성화 시킨 청주공항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대전시는 대전시청∼청주공항간 거리가 55㎞로 광주시청∼무안국제공항간(40㎞) 거리를 상회함에도 2007년 무안국제공항 개항 때부터 경계심을 갖고, ‘청주공항이 살아야 충청권이 산다’며 청주공항 활성화를 주도했다. 충북은 물론 대전·충남이 청주공항에 국제노선을 신규 개설하는 항공사에 결손금을 보전해 주는 ‘신규국제노선 개설 항공사업자 재정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뿐만 아니라 대전시 중심 학계·재계·시민단체·언론계 등 각계인사로 구성된 ‘청주국제공항 살리기 협의회’를 구성했고, 2014년 충청권 공동으로 청주공항을 72시간 ‘환승관광 무비자 입국공항’으로 지정받았다. 충북도도 신규노선 개발 사업자에 재정지원을 위한 재정지원조례를 개정하는 등 충청권 전체가 하나가 되면서 이후 청주공항 이용객은 무안공항의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건철 전 전남발전연구원장은 “이제 광주와 무안 공항 통합을 놓고 옥신각신할 때가 아니라 한반도 3각축의 하나인 서남권의 거점공항이자 동북아에 동남아까지 포함한 동아시아의 관문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전라권 각계 각층이 나서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공항 중 유일하게 무안국제공항이 KTX 진입을 계기로 시너지효과 창출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며 “자칫 무안공항이 활성화되지 못해 일각에서 거론된 바 있는 인천공항과 가덕도공항의 2원 체계에 동조해버리거나 인근의 새만금국제공항이나 사천공항의 국제공항 움직임에 도움을 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무안공항이 살아야 전라권이 산다’는 명제 앞에 경건해져야 할 시점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