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인 줄 알았는데 독감이라네요. 연말연시 약속도 많은데 몸이 아파 집에만 있으니 답답합니다.”

30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내과 로비.

병원 내부는 기침과 콧물 훌쩍거리는 소리가 가득했다. 환자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연령대는 부모와 함께 온 어린아이들부터 고령의 환자까지 다양했다.

밀려드는 환자에 간호사들도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평소 20~30분이면 충분하던 이날 진료 대기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겼다.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이민영씨(42·여)는 “처음에는 단순 감기라 생각하고 집에서 약을 먹였는데 증상이 심해졌다. 독감이 의심돼 병원에 오게 됐다”며 불안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아이를 돌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무척 피곤하다. 빨리 회복해서 예전처럼 활발한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구 진월동의 한 내과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로비는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로 가득 차 있었다.

이날 병원을 찾은 김민규씨(26)는 최근 “지난주 화요일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갔는데 독감 판정을 받았다”면서 “오늘이 이직한 회사 첫 출근 날인데, 양해를 구하고 출근을 하루 미뤘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상태가 많이 나아져 내일은 출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는 건강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해야겠다”고 했다.

병원 관계자는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는 독감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다. 최근 의심 환자의 90% 이상이 독감으로 판명되고 있다”며 “독감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실내 환기, 사람이 많은 장소를 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 조기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지난 20일 전국에 감기 증세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호흡기질환인 독감(인플루엔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표본감시기관 의원급(300개소)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환자는 31.3명으로, 유행기준 8.6명을 초과했다.

또 지난 19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에서 광주지역은 1000명당 19.4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극심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전국 기준 1000명당 54.1명)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지만 최근 4주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는 13~18세가 평균 36.9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후 7~12세(24.7명), 19~49세(18.2명), 1~6세(10.4명), 50~64세(7.8명), 0세(4.4명), 65세 이상(3.5명)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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