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벼랑 끝’이다.

거듭되는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장기화로 가뜩이나 힘든 골목경제는 반등의 기회조차 없이 12·3 내란사태까지 겪으며 더욱 곤두박질 치고 있다.

내란사태에서 비롯된 정국 불안은 국내 경제에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왔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경제와 수요자인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비상계엄 사태로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80%에 달했다.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는 소상공인이 36%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50% 감소 25.5%, 10~30% 감소 21.7% 등 순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 현황 파악을 위해 실시한 긴급실태 조사에서도 12월 들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체예약 취소 등 피해를 봤다는 응답자가 46.9%였다.

또 다른 통계도 있다.

통계청의 속보성 빅데이터 통계인 나우캐스트 지표를 보면 지난 6일 기준 전국 신용카드 이용금액(신한카드 데이터 기준)은 직전 주 대비 26.3% 추락했다.

전국 모든 지역의 카드 이용액이 줄었는데 서울의 경우 29.3% 급감했다.

전국에서 가장 감소율이 높은 지역은 광주로, 무려 35.9% 떨어졌다. 전남도 30.8%, 전북 33.6% 급감하는 등 호남지역 감소율이 대체로 컸다.

서민경제와 지역경제는 국가 경제의 한 축이다. 이들이 흔들린다면 결국 나라 전체 경제로 위태로워진다.

격동의 갑진년 한 해도 벌써 저물어 간다. ‘푸른 뱀의 해’를 뜻하는 을사년에는 서민경제가 다시 반등할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