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늑대인간과 같은 서구 괴물은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해 익숙한 반면 한국 고유 괴물은 잘 알려지지 않아 국내에서조차 생소하다.

우리 고유 괴물을 기록 발굴해온 곽재식 작가와 함께 역사 문헌 속 실재하는 한국 괴물을 찾아 복원하는 광주MBC ‘한국의 괴물’(연출 최선영, 조연출 오혜정) 4부작이 오는 25일과 26일 오후 6시 5분 방송된다.

생사에 관여하는 저승사자 ‘생사귀’를 비롯해 조선판 행운의 편지 괴물 ‘삼구일두귀’, 요사스러운 도술을 부리는 ‘흰여우’, 한국 대표 괴물 ‘도깨비’ 등 한국 고유 괴물들을 이야기와 함께 특색을 살린 일러스트로 복원해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역사학자 김재원, 웹툰 작가 김풍, 요괴 연구가 이후남이 출연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한국의 괴물’ 속 괴물 이야기는 전남도의 다양한 지역과 긴밀히 얽혀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생사귀는 완도와 진도 등 섬 지역, 흰여우는 담양에 실존하는 절 연동사, 삼구일두귀는 화순, 도깨비는 보은 등 전국 곳곳에 실재하는 지역 문화유산 또는 명소와 연결돼 있어 흥미롭다.

괴물 이야기나 괴담은 실제로 목격할 수 없기에 주로 이야기를 통해 전달할 수밖에 없다는 소재적 한계가 있다. 제작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련 지역을 성실히 취재하며 장소마다 독창적인 서사를 부여했다. 단순한 방송 프로그램을 넘어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지역과 지역성을 재조명한 것이다.

곽재식 작가는 “한국의 괴물 관련된 소재는 의외로 잘 안 알려진 것이 많다. 괴물 이야기 속에는 특히 옛날 사람들이 가진 생생한 생각, 사상, 감정, 사고방식이 담겨있어 연구자로서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괴물’은 왕과 선비 등의 사회 지배 계층의 시각에서 벗어나 서민의 눈으로 우리 역사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에 앞서 광주MBC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 11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선공개되며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그냥 괴물 이야기를 말로 해주시는 줄 알았더니 기록자료들도 담아 너무 좋았다”, “새로운 이야기들 너무 재밌네요. 첫 화 게스트로 다니엘 초대한 거 신의 한 수인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