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300만t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포스코광양제철소 전경

열연공장에서 작업자 대신 원격으로 전기실 설비 점검작업을 하고 있는 4륜 구동 바퀴형 모바일 로봇

작업자가 육안으로 하던 이재판정을 CCTV와 AI분석 모델을 접목시킨 이재판정시스템이 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쟁 속에서 활로를 열어 나가고 세계 철강업계의 미래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쇳물생산에서부터 제품 포장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 인공지능(AI)기술을 도입한다. 철강 과잉 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과 건설업 등 산업 전반의 수요 둔화, 숙련공 인력 퇴직 등에 따른 품질 저하 우려 등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방안이다.



광양제철소는 22㎢(666만평 규모) 면적으로 단일제철소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1987년 5월 제철소 1기 설비가 준공돼 철을 생산하기 시작한 광양제철소는 이후 1999년 5고로 공장까지 준공되면서 조강생산능력 2300만t체제를 갖췄다.

광양제철소는 또 원료에서부터 제품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제선, 제강, 압연)이 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일관제철소로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광양제철소는 최신기술을 도입해 건설했기 때문에 최신예제철소로 유명하며 지금은 최고급강인 ‘자동차강판 전문제철소’로 자리잡고 있다.

주요생산제품은 자동차용도금강판, 가전제품용 도금강판, 전기강판, 기가스틸, 조선및 건설용 후판제품 등이다.

문제는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전 세계 철강업계 시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공급하면서 가격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 또 국내 건설업 등 산업수요 둔화로 철강소비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2030년이면 제철소 전체 직원의 60%가 1980년대생 이상의 젊은 직원들로 채워지고 숙련도가 높은 직원들의 퇴사로 기술력 향상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더군다나 글로벌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품질 제고가 절실해지고 있는데 기존 철강기술로는 한계가 있어서 스마트팩토리로 전환이 불가피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광양제철소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6년부터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구축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포스코그룹과 제철소직원들의 혼신의 노력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쇳물조업 생산성을 높이고 제품품질을 향상시키는 제강공정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새로 구축된 제강공정(고로에서 나온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의 시각·온도 통합관리시스템은 최적의 쇳물 이송시간과 목표 온도를 제시해주는 시스템으로 공정별 투입 원료량과 처리시간 및 목표 온도의 최적치를 실시간으로 연계해 쇳물 품질을 올리게 했다.

이는 불필요한 부연료 투입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줄이고 보다 더 효율적으로 쇳물을 생산할 수 있게 돼 조업 생산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제철소는 또 대형 이동기기 자동제어 시스템(Smart Fool Proof)도 도입했다. CCTV와 AI를 활용해 구축한 이동기기 자동제어 시스템으로 작업자와 타 이동기기가 충돌하는 등의 안전사고를 방치한다. 이 시스템은 공장에 설치된 CCTV에 AI영상인식 모델을 적용해 사람의 이동을 자동적으로 감지하며 작업자가 이동기기에 접근할 경우 위험 상황이라고 판단해 이동기기에 비상정지명령을 내리는 방식이다.

제철소는 현재 2제강 공장에 적용된 이동기기 자동제어시스템을 이달 말 까지 제강공장 내 대차구역 등 52개소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우회경로 및 안전펜스 설치에 이어 상시적인 모니터링까지 가능해져 작업자들의 안전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열연공장에 바퀴형 모바일 로봇을 활용한 원격 설비점검 시스템도 개발, 이달 말부터 상용화에 나선다.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AI로봇융합연구소가 개발해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에 첫 도입되는 모바일로봇 원격 점검 시스템은 그동안 수작업으로 해오던 전기실 설비 점검작업을 로봇으로 대체케 된 것이다. 열연공장 전기실은 화재사고 예방을 위해 상시 진단이 필요한 곳인데 축구장 2개 면적의 넓은 크기 때문에 직접 정밀점검하는데 장시간이 소요되고 고전압 케이블과 고온 환경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높았다. 또한 CCTV로도 사각지대가 존재해 정확한 설비진단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모바일 로봇 원격진단 시스템이 개발됨으로써 로봇이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진단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게 돼 정확하고 체계적인 설비진단과 데이터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제철소는 또 CCTV와 AI분석 모델을 접목시킨 스마트 기술 개발로 코일 포장라인에 CCTV 기반 이재 판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재(異材)는 고객사 주문정보와 생산제품 규격이 불일치 하는 것으로 고객사가 주문한 특정 규격과 다른 제품이 출하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같은 이재가 발생하면 반품과 재작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고객사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개선이 요구돼 왔다.

제철소는 포스코 DX와 협업해 CCTV 기반 이재 판정 시스템 구축으로 작업자가 포장 전후 제품의 상태를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던 검수작업을 AI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품의 라벨, 실패드, 밴드, 바코드, 포장재질 등을 실시간으로 자동 인식하면서 이재 여부를 가리고 있다.

육안 검수작업 보다 더 신속하고 정화하게 이재 여부를 판정해 품질 리스크를 줄이고 잘못 생산된 제품이 고객사에 배송되는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은 1~2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하고, 자동화 기술 개발을 위한 AI시범과제를 발굴했다. 또한 철강업 최초로 도입한 빅데이터 분석 및 AI 예측 플랫폼 ‘포스프레임(PosFrame)’을 구축하여 현장의 모든 데이터를 한곳에 수집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회사 경영에 필요한 IT시스템을 통합 운영하고 빅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하는 데이터센터를 설립하였으며 직원들의 Big Data, AI 기술 역랑 향상을 위한 경진대회와 공정혁신을 위한 전 분야의 자동화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2단계인 2021년부터는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위해 전 분야(생산, 설비, 물류, 안전 등)의 자동화 과제를 지속적으로 확대 수행하고 기술력을 축적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제철소는 로봇, AI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완료되면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공정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AI모델 도입으로 효율적인 제품생산이 가능해져 회사 수익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설비분야에서는 설비점검을 작업자가 하는 것 보다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으며 설비의 노후화를 사전에 파악하고 미리 교체 및 수리하는 등의 최적의 설비 성능도 유지할 수 있어 설비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정착되면 고숙련 인력이 퇴직한 뒤에도 기술 노하우 전수 단절 우려도 없이 포스코만의 기술력을 고도화해 제철소 경쟁력을 한층 제고할 수 있게 된다.

이동렬 광양제철소장은 “사람, AI, 로봇과의 협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은 물론 작업자와 현장의 안전도 확보하겠다”며 “다른 공정에도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등 광양제철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팩토리 집중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