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기물 영구 처분장 건설은 주민 동의와 안전이 최우선 고려사항입니다.”

스웨덴의 원자력 안전책임자인 부 스트룀베리 스웨덴 방사선 안전청 애널리스트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영구처분장 건설의 가장 중요한 점은 ‘안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웨덴 방사선안전청에서 25년간 근무 중인 그는 스웨덴에서 이뤄지는 원자력 사업의 모든 안전성을 검토 중이다.

특히 포스마크에 들어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의 승인 과정도 그의 손을 거쳤다.

부 스트룀베리 애널리스트는 “스톡홀름 남쪽으로 200㎞ 떨어진 지하 연구시설을 통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고준위 방폐장을 포스마크로 최종 결정하게 됐다”며 “2008년부터 장소를 물색했고, 2022년 최종 인가가 나왔다”고 회상했다.

스웨덴은 지하 연구시설에서 900m 암반에 구멍을 뚫고 실험소를 만들어 실제 방폐장과 흡사한 조건을 만들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지질학적 검사는 물론 영구처분 시설 공사 시 진입로를 뚫는 방법 등 시공방법까지 연구했다.

그는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했을 때 장기적으로 안전할 수 있는가를 중요히 봤다”며 “실제 환경에서 방사성 폐기물로 인해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하 암반의 안전성, 건축하게 될 시설물이 주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면밀이 살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후대의 사람들이 채굴해 방사성 폐기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지반·지층 변화로 폐기물이 유출되지 않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의 고준위 방폐장 선정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유치 의사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방폐장을 건설한 SKB가 포스마크 현지에 사무실을 두고 지역민에 투명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해서다. 또 지역민과 꾸준한 대화 채널을 만들어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방폐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지역민 80%의 찬성을 이끌어 내는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부 스트룀베리 애널리스트는 “부지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며 “새로운 시설이 들어오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인 이점이 많아져 환영하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이어 “포스마크에서는 환경단체의 반대 목소리도 있었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SKB와 환경단체가 전문가들을 섭외해 발전적인 토론을 지속했고, 지역민의 투표까지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찬성 분위기를 이끌어 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에서는 고준위 방폐장 유치를 놓고 포스마크와 경쟁한 오스카샴에도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준위 방폐장이 들어서는 곳은 경제적 발전이 예정된 곳이다”며 “이러한 경제 효과를 차 순위 부지에도 주기 위해 오스카샴에 사용 후 핵연료의 영구 보관에 이용될 구리 관을 만드는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웨덴에서는 뉴클리어 웨이스트 펀드를 운영 중이다. SKB를 포함한 핵 발전소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전력 생산량의 일정 부분을 수십 년간 축적해 왔으며, 700억 크로나(8조 9350억원)에 달한다. 이를 활용해 스웨덴 국채 관리소에서 양 지역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부 스트룀베리 애널리스트는 고준위 방폐장 선정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으로 원자력 자체를 반대하는 NGO 단체를 꼽았다.

그는 “원자력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에도 무조건적으로 원자력을 반대하는 이들 때문에 고충을 겪었다”며 “원자력 자체를 부정하는 이들인데, SSM에서 안전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주고 받는 모든 이메일에 대한 감수까지 요청해 업무적 고충은 물론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했다.

부 스트룀베리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OECD에서 원자력 산업을 다루는 그룹에 참여 중”이라며 “한국도 방폐장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를 이어왔고,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 수용성이다. 주민들의 동의를 어떻게 구할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적 연구와 재정이 충분하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나오면 결국 방폐장 건설은 물론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할 수 없다”며 “결국 지역민, 나아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투명한 독립기관이 존재해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지역민과 신뢰관계는 당연하게 쌓을 수 있을 것이며, 해당 기관에서 ‘안전합니다’고 발표하면 주민들의 수용은 따라올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