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지역으로 분류된 전남 16개 지자체에 투입된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나라살림연구소에서 발간한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액 사업별 집행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남 16개 지자체의 집행률은 40.57%에 그쳤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에 정부가 배분하는 예산이다. 지자체가 인구감소 대응을 위한 사업 계획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에 제출하면, 행안부는 이를 검토해 예산을 배분한다.

전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은 2022년 총 942억원이며, 2023년 12월 31일 기준 집행금액은 382억1700만원이었다.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된 강진군, 고흥군, 곡성군, 구례군, 담양군, 보성군, 신안군, 영광군, 영암군, 완도군, 장성군, 장흥군, 진도군, 함평군, 해남군, 화순군 등 16개 지자체는 총 942억원(72개 사업)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정부로부터 받았다.

그중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 10% 미만인 지역은 구례군, 장흥군, 영암군 3곳이며, 그중 최하위 지역은 구례군으로 3.9%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구례군은 4개 사업에 60억원을 수령했지만, 지금까지 2억3400만원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관계인구형성거점 구례활력타운조성 사업에 1억8000만원이 투입됐지만 집행률은 0.7%(1200만원)에 그쳤다.

인구활력촉진제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백련문화로드 조성, 왁자지껄 구례 농촌 유학타운 등의 사업의 집행률 역시 각각 5.4%, 8.0%, 2.0%로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이어 60억원을 배분받은 장흥군(사업 5건)이 4억2000만원을 써 집행률 7%를 기록했다.

그중 3억원을 배분받은 ‘여흥 두드림(전세대 가족커뮤니센터) 조성’ 사업은 단 한 푼도 쓰지 않았으며, 중흥촌 청년자립학교 설립에 15억원 중 1783만원(1.2%)만 사용됐다.

영암군은 4개 사업에 54억원을 수령했지만 4억2900만원을 집행했다.

그중 ‘구림마을 체류형 문화예술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사업비 10억원은 하나도 지출하지 않았으며, 귀농인 육성 및 인적자원 확충에 20억원이 배정됐지만 1391만원(0.7%)만 사용됐다.

반면 집행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화순군(사업 4건)으로 85.42%였으며 48억원 중 41억원을 집행했다.

이어 신안군(사업 6건)이 90억원 중 71억5300만원을 써 집행률 79.48%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고흥군은 6개 사업에 60억원을 받아 그중 43억4600만원을 써 72.43%의 집행률 보였다.

2022년 인구감소지역 지자체에 지방소멸대응기금 5606억원이 배분됐고, 지난해까지 2106억원이 집행돼 집행률 평균 37.6%로 집계됐다.

송윤정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행정안전부는 2024년 예산안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실집행률을 100%로 보고하고 있다”며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관리, 평가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