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식사 준비에 양가 부모님과 두 자녀의 어린이날 선물까지 계산하면 100만원은 훌쩍 들 것으로 생각된다”며 “가정의 달이 아니라 무섭고 두려운 5월이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고금리·고유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가정의 달을 맞이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4·10 총선 이후 채소 등 식료품과 함께 외식 품목 가격이 줄줄이 치솟은 데다, 기름값마저 뛰면서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사과 10개(후지)의 거래(소매) 가격은 3만2600원이다. 이는 전년(2만5700원)과 평년(2만7233원)과 견줘 26.8%, 19.7% 비싼 가격이다. 여전히 ‘금사과’로 불리고 있지만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3만원 이상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하락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와 달리 최근 일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양배추, 양파, 당근 등 채소류 가격은 급등하는 추세다.
양배추 1포기의 소매 가격은 6360원이다. 불과 한 달 전 양배추 1포기의 가격은 4050원이었다. 평년 가격은 3667원으로 무려 73.4%가 뛰었다.
양파 1㎏ 가격은 2960원으로 전년(2652원) 대비 11.6%, 평년(2201원)과 비교해 34.4% 올랐다. 4800원에 거래되고 있는 당근(무세척·1㎏)의 1년 전 가격은 4560원으로, 평년(3520원) 보다는 36.3% 뛰었다.
10개 기준 1년 전 2만2400원, 평년 2만2817원의 소매 가격을 보인 참외는 전날 기준 각 50.4%, 47.6% 오른 3만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채소류 가격이 이처럼 폭등한 데는 지난 겨울철 나타난 기상이변 때문이다. 비가 많이 내린 탓에 일조량이 평년 대비 40% 이상 감소, 작황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민 반찬으로 불리는 김 가격도 심상찮다. 연초 장당 100원을 밑돌던 김 소매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다 최근 110원을 돌파했다.
실제 지역 내 전통시장의 마른김 10장 평균 소매가격은 1150원이다. 1년 전(800원)과 비교하면 43.7%, 평년(777원) 대비 48.0% 치솟았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3월 물가 안정을 위해 최대 50% 할인행사 품목에 마른김을 추가했지만, 소매가격이 오히려 오르고 있는 상태다.
외식 물가도 큰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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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폭이 가장 큰 외식 품목은 서민들의 대표 여름 보양식인 삼계탕으로 13.8%가 올라 한 그릇에 평균 1만64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밥은 3060원에서 3340원으로 9.1%, 비빔밥은 8.7%가 오르며 한 그릇에 1만원 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자장면과 김치찌개 백반은 각 6800원, 8000원으로 7.9%, 2.5%가 올랐고, 냉면과 칼국수도 3.2%(9300원→9600원), 2.5%(8000원→8200원) 뛰었다.
외식 단골 메뉴인 피자, 햄버거 치킨 등 인상도 잇따른다. 맥도날드는 당장 2일부터 16개 메뉴의 평균 가격은 2.8% 올린다. 피자헛 역시 같은 날부터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올린다. 앞서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지난달 중순 메뉴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올린 바 있다.
기름값은 몇 주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월 넷째 주 광주의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 당 1692.47원으로 전주(1677.60원) 보다 14.87원 올랐다.
광주의 휘발유 판매가는 지난 3월 셋째 주(1622.18원)부터 5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광산구의 한 주유소의 경우 ℓ 당 휘발유 판매가가 1797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경유 평균 판매가 역시 1549.74원으로 4월 첫째 주(1519.31원) 이후 3주 연속 오르고 있다.
시민 강모씨는 “각종 행사가 많은 가정의 달인데 치솟는 물가 때문에 지갑 열기가 두려울 정도”라며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정부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