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주년 5·18기념행사에 불참 의사를 내비쳤던 일부 5·18공법단체가 참여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5·18기념재단와 공법 3단체는 지난 25일 긴급회의를 갖고 공법 3단체 모두 올해 5·18기념행사 참석을 결정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부상자회는 회원 간 내부 다툼 중인 단체의 정상화를, 공로자회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지역 시민사회와의 갈등 등을 이유로 44주년 기념행사 불참 의사를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은 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갈등은 접어두고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를 함께 해야 한다는 데 공통된 의견을 모았다.

5·18 단체들과 시민 사회는 지난해 부상자회와 공로자회가 주최한 특전사동지회 초청행사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노출했다.

공법 3단체 가운데 유족회를 제외한 부상자회·공로자회는 지난해 2월 특전사회를 광주로 초청해 ‘화해와 용서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열었다. ‘가해자인 특전사들이 5·18 피해자들을 찾아 사죄하는 자리를 마련, 5월 정신 계승에 함께 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시민 단체들은 제대로 된 사과가 선행되지 않았고 지역 사회 숙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행사가 추진됐다며 반발하면서 갈등을 겪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5·18 43주년 행사에 이들 공법단체가 불참해 반쪽행사로 진행됐으며, 올 행사도 불참하기로 하면서 지역사회의 우려를 샀었다.

5월 영령 앞에서 빚어진 5월 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간의 갈등은 부끄러움 그 자체였다. 80년 당시 하나 된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 냈던 ‘대동 정신’을 한 순간에 물거품되게 만들었던 것.

그나마 지금이라도 5월 단체가 5월 행사에 참여키로 했다니 다행스럽다.

이번 제44주년 5·18기념행사 슬로건은 ‘모두의 오월, 하나 되는 오월’이다. 5·18이 세대와 세대를, 기억과 국가를 넘어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운 오월이 되자는 의미와 함께 지금의 오월이 처해 있는 위기를 뛰어 넘어 하나 되는 오월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갈등을 반면교사 삼아 더 이상의 갈등은 없어져야 한다. 5월 단체와 시민단체는 하나로 똘똘 뭉쳐 5·18의 완전한 진실규명, 헌법 전문수록 등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