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겨울 끝자락, 어느덧 만개한 벚꽃 가지 사이로 동그랗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아기 하늘다람쥐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하늘다람쥐는 우리 지역에서도 발견되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다.

흡사 다람쥐처럼 생겼지만 작고 귀여운 귀에 큰 눈을 가진 몸길이 147~16㎝, 꼬리길이 9~12㎝, 체중은 80~120g 정도의 야행성 소형 포유류다.

하늘다람쥐는 다른 설치류보다 눈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있는 날개막을 펼쳐서 이나무 저나무 사이를 마치 글라이딩하듯 날아다닐 수 있다.

최근에는 대구시 금호강 팔현습지, 울산시 상북면 야산, 강원 홍천읍 삼마치 고개, 대전시 보문산 등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우리 지역 생태경관보전지역 함평 고산봉 일대에도 약 30여개체의 하늘다람쥐가 서식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환경부는 이번 달부터 ‘이달의 멸종위기종’을 선정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지정 배경, 보전 노력 및 생태적 특성 등을 홍보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 대상으로 ‘하늘다람쥐’를 선정했다. 하늘다람쥐는 지난 2020년 국립공원공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국립공원 대표 야생생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늘다람쥐는 우리나라 전국 산지에 살며 산림생태계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종이다. 하지만 과거 무분별한 산림벌채로 인해 하늘다람쥐의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늘다람쥐 뿐만 아니라 오늘날 지구상의 약 870만 생물종 중 매일 150~200여종이 사라지고 있다. 다가올 2050년에는 생물종의 15~37%가 멸종할 것으로 많은 과학자들이 예측하고 있다.

WWF(세계자연기금)에서 지난 2010년에 발표한 지구의 미래(Global Futures)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생태계 변화로 한국은 오는 2050년까지 100억 달러(약 13조)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에서도 야생 생물 보호를 위해 환경부,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산림청 등 각 부처가 관련 법률에 따라 보호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 중 환경부는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야생생물법)’을 제정해 5년마다 야생생물 보호와 그 서식 환경 보전과 관련한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야생생물의 서식 실태조사로 확인된 우리나라의 야생생물은 6만10종(국립생물자원관, 2023년 기준)이 확인됐다.

이 중 야생생물법 제2조에 의해 지정·관리돼 보호받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총 282종(멸종위기Ⅰ급 68종, 멸종위기Ⅱ급 214종)에 이른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82종 중에서, 광주지역에는 수달 등 18종, 전남지역에는 반달가슴곰 등 117종, 제주지역에는 비바리뱀 등 89종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적절한 보호대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개체군 감소와 유전적 다양성이 함께 감소돼 후세에 물려주어야 할 유산으로서의 가치 등 생태적 존재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이러한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멸종위기종을 보전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야생생물 증식·복원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늦기 전에 우리도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생물종 다양성을 보전하고,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과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대상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보전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멸종위기종을 불법으로 포획하거나 채취해 거래하는 행위는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멸종위기야생생물 보전과 공존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인간과 야생생물이 상호 공생하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우리 국민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