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개발에 힘써도 받쳐줄 직원들이 부족해서….”

최근 기업취재 과정에서 만난 지역 중소기업 대표의 푸념이다.

인공지능을 토대로 성장한 회사로, 지역에서 나름 ‘강소기업’으로 평가받는데, 기술개발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대뜸 ‘인력난’을 호소했다.

중소기업계의 숙원과제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심각한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갈수록 악화하는 게 현실이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전체 근로자의 81%가 일한다. 즉, 중소기업은 국내 경제의 근간을 이끌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인력난 문제는 해묵은 과제이자 항상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39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 3000명 늘었다. 하지만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15~29세)의 경우 취업자가 13만1000명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3%p 하락한 45.9%를 기록, 6개월 만에 하락전환했다.

중소기업계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구직자들은 구직난을 토로한다. 취업준비생들은 일 할 회사를 찾고 있고, 회사들은 일할 근로자를 찾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해 벌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대기업의 취업경쟁률은 높아지는 추세인데, 역설적으로 구직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복지 등으로 인해 중소기업을 기피한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청년세대의 직장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보면 임금 및 복지수준이 86.7%로 가장 높고, 근로시간(70.0%), 근무환경(65.7%), 고용안정성(57.0%) 등 순이다.

임금도 통계청의 ‘2022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를 보면 대기업 근로자 평균 소득은 월 591만원(세전 기준)으로 중소기업(286만원)과 2.1배 격차가 벌어진다.

더욱이 임금 격차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컸다. 우울한 현실이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등 격차 해소는 언감생심이고 해를 거듭할수록 격차만 더 커지는 현실이다.

중소기업의 최대애로인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처우개선이 시급하지만 마땅한 방법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문제는 인력난 등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계속해 낮아진다면 향후 대기업을 비롯한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부의 실질적 대책과 사회의 고민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