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치매 가족 휴가제’ 정책이 헛돌고 있다고 한다.

치매 환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이 제도를 알고 활용하는 시민이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치매 가족 휴가제’는 치매 환자 간병에 지친 가족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도록 연간 최대 9일간은 정부가 환자를 대신 맡아 돌봐주는 서비스로 치매 환자 가족의 돌봄 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 2014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치매 환자를 모시는 가족이 휴가 등으로 집을 비울 경우, 정부 지정 시설에서 일시적으로 환자를 돌봐주는 ‘치매가족휴가제’를 모든 중증(1·2등급) 수급자로 대상자를 넓혀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로 확대했다.

기간도 연간 최대 9일까지 가능하던 것을 12일로, 종일 방문요양 이용 가능 횟수는 18회에서 24회로 늘렸다.

하루 이용 비용은 본인부담금(15% 기준) 1만3750원으로 비교적 낮다. 휴일에는 비용의 30%, 근로자의 날은 비용의 50% 가산금이 있다(최대 2750원 추가).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제도를 알고 있거나 간병에 활용하는 치매 가족은 매우 드물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이 제도 이용률은 0.2%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시민들이 이 제도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이용률이 저조한 이유는 민간기관은 상시로 이용하지 않는 환자를 위해 시설, 인력을 대기시키는 것이 부담이고, 환자 가족은 병원이 아닌 단기보호시설에 맡기거나 낯선 사람의 가정 방문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광주시의 경우 1만9950명이던 치매환자 수가 2023년에 2만4738명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치매는 환자에게는 그 어떤 질병보다 슬픈 병이며, 가족들에게는 고통스러운 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 제도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치매환자 가족들의 피로감과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치매 가족 휴가제’를 적극 홍보하고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