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남 예술의 발전을 위해 행해야 할 과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미술관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상호 네트워크 및 소통의 필요성이 중요할 때가 많이 있다. 특히 업무 협조를 요청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주요한 요소로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업무 성과에 방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 함은 대중, 기관, 기업, 미술 관계자들과 상호작용 등이 있겠다. 그중 실질적으로 네크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기관 사례를 예로 들어 우리가 행해야 할 목표 성과와 추후 실행하고 싶은 것들을 말하고자 한다.

프랑스 파리의 ‘르 원더 (Le Wonder)’는 지역 작가가 자립적으로 성장하고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르 원더’는 해외 기관 및 지역 기업의 교류와 입주 작가들의 원활한 커뮤니티 공간 형성을 통한 공동체로서의 레지던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교류 및 작가들의 소통 공간은 진정한 커뮤니티의 표본이라고 보인다. ‘르 원더’는 공공기관의 운영지원이 없는 곳이다.

공간의 리모델링은 모두 자체적으로 비용을 처리하고 있으며, 작가들의 작업 제작에 필요한 장비(절단기, 용접기, 프린트기 등)는 기업의 지원을 받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자립적인 주도로 그룹 또는 개인 전시회와 컨퍼런스, 워크샵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하여 400명 이상의 예술가와 기업들을 초대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평균 70명의 작가들이 상주하고 있는 이곳은 주얼리, 목재, 영화, 출판, 목공, 회화, 연구, 직물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본인의 작품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서로의 작품을 품평하고 의견을 나누며 자율적인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들은 본인들만의 커뮤니티 시스템을 구현하여 모든 시스템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진화할 수 있도록 운영 중에 있다. 이는 기업 및 인적네트워크 등이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 않을까 싶다.

해외 기관은 커뮤니티 공간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걸 볼 수 있다. 개인-작가-업체-기업-기관 등 모두가 보이지 않는 하나의 유기체로 밀접하게 돌아가고 관계와 관계가 쌓여 두터운 신뢰가 이뤄지는 것이다. 현재 전남의 예술을 돌아보면 이러한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활용되고 있는지가 의문이다. 단편적인 예시로 기관 및 기업들이 전시 및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단일성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후 모든 네트워크가 끊기는 경우를 보았다. 혹은 사업을 진행하는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후임자가 네트워크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모든 업무를 시작한다. 그리고 또다시 단일성으로 끝난다. 물론 아닌 경우도 보았지만 다수의 작가, 기관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 자체에는 감성과 형식이 들어가 있다. 그만큼 서로 이해관계와 공감대가 형성이 이뤄지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전남도립미술관과 지역에서 이뤄지는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단순 전시만이 아닌 작가, 예술인, 갤러리, 미술관과 네트워크 및 커뮤니케이션 상호작용을 통해 목적이 이뤄지고 관계 속에서 지속적인 미술관의 발전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남 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도 단순하게 일회성 관계가 아닌 쌓여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만남과 소통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예술인들에게는 개인의 발전과 더불어 다른 분야의 작가들과 협력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나아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아티스트 그룹을 형성하는 등 자립적으로 커뮤니티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교류 전시, 레지던스 등을 추진할 때에도 예술가들이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중장기 문화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관계들이 파생되어 주도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연구 또한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앞으로 미술관이 지속적으로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이며, 전남 예술을 위해서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네트워킹과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