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생 대책, ‘님트’ 극복부터
정현아 경제부장
입력 : 2023. 04. 16(일) 18:50

[데스크칼럼]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저출생 현상이 국가 존립을 위협한다. 이미 20여년 전부터 이런 목소리가 나왔고, 정부는 지난 십 수 년 동안 무려 300조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했다. 하지만 곤두박질치는 출생률을 반등시키기는커녕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인구문제 만큼은 어느 정권 막론하고 불가항력인 것처럼 당하고만 있다.
유인원과 영장류 등 인간에 가장 가까이 진화한 동물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어린 자식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충족되지 않으면 출산을 급격히 줄이거나 아예 낳지 않는다고 한다. 새끼들에게 먹일 먹이가 부족하거나 안전하게 보살필 보금자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역대 정부들은 출생정책을 폈다. 간단히 말하면 먹거리를 확보하기 힘들어서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한 명만 낳은 것으로 봤다. 그래서 취업과 일자리 창출에 목을 맸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경제 불황이 엄습하기 전 일자리가 일정 부분 증가하는 가운데도 출생률은 반대로 갔다. 또 영장류에게 보금자리와 같은 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출생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주장에 따라 주택 공급에 열을 올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엉뚱한 주택 투기에만 불이 붙어버렸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산산 조각난 젊은층들은 상실감에 아이낳기는 고사하고 결혼조차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구문제에 영장류의 새끼 낳기를 접목시킨 것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일견타당하고 신박한 접근법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는 인간이 그리 단순한 존재던가? 인류, 사회, 심리적인 요인 등 인문학적 요소를 고려 또는 가미하지 않은 것은 정책 입안자들의 실수이며 한계라는 지적이 적지않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기독교계가 제안하는 ‘출생돌봄운동’에 눈길이 간다. 교회들은 ‘다음세대 전도’라는 이름으로 영유아와 청소년 전도에 힘을 기울여왔다. 교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린이를 일찍이 교회로 끌어들이는 전도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영민한 판단이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이 있었다. 다음세대 전도는 아이가 계속해서 태어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독교계는 출생을 최대의 과제로 설정하고 교인과 사회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교인은 우리가 낳아서 만들자는 출생과 전도전략의 결합이다. 아직은 캠페인 수준이고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정책 제안까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900만명의 신도를 보유한 기독교계가 펼치는 이 운동을 주목하고 기대한다.
노인요양병원에 가보면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를 배우자가 간호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자신의 배우자를 간호하면서 국가로부터 취업으로 인정받아 수당을 받는 사례다. 간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 상황에서 이들에게 불법이나 편법이라고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이런 모습에서 아이돌봄의 지혜도 구할 수 있을 듯하다. 60살 전후에 손주가 생긴 젊은 노년에게 두려운 말이 있다. 바로 자녀들로부터 자신들의 손주를 봐달라고 부탁받는 것이다. 육아 부탁을 해와도 열에 아홉은 거절하는 것이 세태다. 맞벌이가 필수요, 애 봐줄 사람이 없어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상황에 친부모마저 손주를 봐주지 않다보니 젊은 부부의 출생의욕은 갈수록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손자녀 돌보미 지원사업’처럼 조부모에게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게 하고 진짜 아이를 돌볼 경우 수당을 주는 가족돌봄 정책을 적극 확대해봄 직 하다.
인구문제와 저출생이 워낙 크고 강력한 사회 이슈로 자리 잡다 보니 비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이디어가 백출한다. 그러나 정책담당자들이 과연 인구문제 해결에 진심인지 의구심이 든다. 한때 집단이기주의를 비판할 때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 내 뒷마당에는 안돼)’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했었다. 요즘 인구문제에 임하는 정치권과 정책입안자들을 보면 님비에 빗댄 ‘님트(NIMT - Not In My Term : 내 임기 동안에만 아니면)’가 떠오른다. 공직자든 정치인이든 자신의 임기 동안에는 어렵고 힘들고 성과가 나지 않는 일은 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태도를 꼬집는 말이다. 곱씹을수록 인구와 출생문제에 대한 현 상황을 일갈하는 표현으로 적확한듯 하다.
유인원과 영장류 등 인간에 가장 가까이 진화한 동물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어린 자식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충족되지 않으면 출산을 급격히 줄이거나 아예 낳지 않는다고 한다. 새끼들에게 먹일 먹이가 부족하거나 안전하게 보살필 보금자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역대 정부들은 출생정책을 폈다. 간단히 말하면 먹거리를 확보하기 힘들어서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한 명만 낳은 것으로 봤다. 그래서 취업과 일자리 창출에 목을 맸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경제 불황이 엄습하기 전 일자리가 일정 부분 증가하는 가운데도 출생률은 반대로 갔다. 또 영장류에게 보금자리와 같은 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출생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주장에 따라 주택 공급에 열을 올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엉뚱한 주택 투기에만 불이 붙어버렸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산산 조각난 젊은층들은 상실감에 아이낳기는 고사하고 결혼조차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구문제에 영장류의 새끼 낳기를 접목시킨 것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일견타당하고 신박한 접근법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는 인간이 그리 단순한 존재던가? 인류, 사회, 심리적인 요인 등 인문학적 요소를 고려 또는 가미하지 않은 것은 정책 입안자들의 실수이며 한계라는 지적이 적지않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기독교계가 제안하는 ‘출생돌봄운동’에 눈길이 간다. 교회들은 ‘다음세대 전도’라는 이름으로 영유아와 청소년 전도에 힘을 기울여왔다. 교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린이를 일찍이 교회로 끌어들이는 전도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영민한 판단이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이 있었다. 다음세대 전도는 아이가 계속해서 태어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독교계는 출생을 최대의 과제로 설정하고 교인과 사회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교인은 우리가 낳아서 만들자는 출생과 전도전략의 결합이다. 아직은 캠페인 수준이고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정책 제안까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900만명의 신도를 보유한 기독교계가 펼치는 이 운동을 주목하고 기대한다.
노인요양병원에 가보면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를 배우자가 간호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자신의 배우자를 간호하면서 국가로부터 취업으로 인정받아 수당을 받는 사례다. 간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 상황에서 이들에게 불법이나 편법이라고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이런 모습에서 아이돌봄의 지혜도 구할 수 있을 듯하다. 60살 전후에 손주가 생긴 젊은 노년에게 두려운 말이 있다. 바로 자녀들로부터 자신들의 손주를 봐달라고 부탁받는 것이다. 육아 부탁을 해와도 열에 아홉은 거절하는 것이 세태다. 맞벌이가 필수요, 애 봐줄 사람이 없어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상황에 친부모마저 손주를 봐주지 않다보니 젊은 부부의 출생의욕은 갈수록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손자녀 돌보미 지원사업’처럼 조부모에게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게 하고 진짜 아이를 돌볼 경우 수당을 주는 가족돌봄 정책을 적극 확대해봄 직 하다.
인구문제와 저출생이 워낙 크고 강력한 사회 이슈로 자리 잡다 보니 비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이디어가 백출한다. 그러나 정책담당자들이 과연 인구문제 해결에 진심인지 의구심이 든다. 한때 집단이기주의를 비판할 때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 내 뒷마당에는 안돼)’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했었다. 요즘 인구문제에 임하는 정치권과 정책입안자들을 보면 님비에 빗댄 ‘님트(NIMT - Not In My Term : 내 임기 동안에만 아니면)’가 떠오른다. 공직자든 정치인이든 자신의 임기 동안에는 어렵고 힘들고 성과가 나지 않는 일은 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태도를 꼬집는 말이다. 곱씹을수록 인구와 출생문제에 대한 현 상황을 일갈하는 표현으로 적확한듯 하다.
광남일보 @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