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시상식에서 드는 생각
고선주 문화특집부장
입력 : 2023. 01. 15(일) 17:51

[데스크칼럼] 또 신예 작가들이 배출됐다. 매년 신춘문예 공모의 최일선에 서면서 한번도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 않았다. 오랜 기간 신문사를 바꿔가면서까지 신춘문예를 맡아 관련 업무를 처리해 왔지만 매번 드는 생각은 다른 것이 아니라 척박한 문단에 진입해 끝까지 살아 남아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당선자들은 어느새 필자가 신춘문예에 당선됐을 때의 젊은 나이이거나 아니면 오랜 시간 문학의 꿈을 저버리지 못해 습작기를 거쳐온 중고 신인들로 분류된다. 이들에게서는 같은 문학의 길을 가고자 한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엄연히 문단 역시 장벽같은 서열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이 따를 것이라는 점을 뻔히 알고 있기에 마음 속 안타까움을 부정하기 어렵다. 꼭 아이같은 생각이 든다. 아이는 걷는 것 자체부터 위태롭다. 이들이 필자의 눈에 그런 대상으로 비쳤던 것이다. 당선된 뒤 작품집을 펴내게 될텐데 출판사 섭외부터 쉽지 않기에 이들의 선전을 그렇게 간절하게 기원했는지 모른다. 아이러니 하게 지난 12일 거행된 시상식이 후미를 향해 치달을 때 필자는 이들에게 최근 펴낸 네번째 개인 신작시집을 한권씩 안겨줬다. 무수히 많은 책을 접해왔을 이들에게 버림받지 않고 읽혀지기를 희망했다. 각자 취향이 있기에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선택되지 않을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이들의 문학행보에 조금이나마 서광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심리인 듯하다.
그런데 이들은 당당했다. 당선소감 때문에 다시 무대로 호출된 이들을 통해 안도하는 점은 당당하고, 솔직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러지 못했기에 더더욱 그랬다. 소설과 평론 부문의 20대 당선자들에게서는 패기가 느껴졌고, 시와 동화 두 당선자에게서는 왠지 모를 안정감이 느껴졌다.
그들의 당선소감을 되새겨 본다. 당선소감을 하러 여러 사람 앞에 서면 떨릴텐데 전혀 그런 내색도 없이 소감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먼저 소설 부문 당선자인 임정인씨는 소설을 쓰는 것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을 내가 만든 세계로 초대하는 매력적인 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신춘문예 당선을 누군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계속 글을 써도 된다고 격려하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는 앞으로 어떤 길을 가더라도 문학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풍족하고 풍부한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이어 당선자들 중 최연소로 ‘비평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평과 함께 당선의 영예를 안은 평론 부문 당선자인 윤소예씨는 가진 것이 없고 목소리가 작은 사람들도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문학의 힘이라면서 오늘 이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며, 자신을 믿어준 이들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고 계속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번 당선자들 중 최연장자로 당선된 시 부문 당선자인 노수옥씨는 올해로 신춘문예 사수생이라고 언급하면서 그는 자신을 지도해주신 교수님들이 ‘시인은 나이를 먹을수록 젊은 생각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 가르침을 따라 기존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에서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 고민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젊은 친구들의 자리를 뺏은 것 같아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지만 그만큼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시인이 될 것을 약속했다.
동화 부문 당선자인 김성욱씨는 처음 동화를 쓰기 시작한 무렵 이 나이에 동화를 써도 되나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글을 쓰면서 세상으로부터 쌓인 때가 벗겨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화를 쓰면서 어린 아이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려 했고 그럴수록 저 자신이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며 이제 첫발을 내딛었으니 앞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면서 보다 큰 발자국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할 뜻을 내비쳤다.
이들의 당선소감을 되새긴데는 필자 역시 초심을 잃지 않고 가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기 때문이다. 이들에게서 필자 자신이 가지고 있지 못한 삶의 여러 자세들을 충전받는 기분이 들었다. 신예이기 때문에 다소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문학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 남아달라고 부탁했다. 동료문인으로 만나는 일 역시 그리 나쁘지는 않아서다. 그들의 건필(健筆)과 행운을 빈다.
그런데 이들은 당당했다. 당선소감 때문에 다시 무대로 호출된 이들을 통해 안도하는 점은 당당하고, 솔직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러지 못했기에 더더욱 그랬다. 소설과 평론 부문의 20대 당선자들에게서는 패기가 느껴졌고, 시와 동화 두 당선자에게서는 왠지 모를 안정감이 느껴졌다.
그들의 당선소감을 되새겨 본다. 당선소감을 하러 여러 사람 앞에 서면 떨릴텐데 전혀 그런 내색도 없이 소감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먼저 소설 부문 당선자인 임정인씨는 소설을 쓰는 것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을 내가 만든 세계로 초대하는 매력적인 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신춘문예 당선을 누군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계속 글을 써도 된다고 격려하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는 앞으로 어떤 길을 가더라도 문학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풍족하고 풍부한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이어 당선자들 중 최연소로 ‘비평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평과 함께 당선의 영예를 안은 평론 부문 당선자인 윤소예씨는 가진 것이 없고 목소리가 작은 사람들도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문학의 힘이라면서 오늘 이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며, 자신을 믿어준 이들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고 계속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번 당선자들 중 최연장자로 당선된 시 부문 당선자인 노수옥씨는 올해로 신춘문예 사수생이라고 언급하면서 그는 자신을 지도해주신 교수님들이 ‘시인은 나이를 먹을수록 젊은 생각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 가르침을 따라 기존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에서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 고민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젊은 친구들의 자리를 뺏은 것 같아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지만 그만큼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시인이 될 것을 약속했다.
동화 부문 당선자인 김성욱씨는 처음 동화를 쓰기 시작한 무렵 이 나이에 동화를 써도 되나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글을 쓰면서 세상으로부터 쌓인 때가 벗겨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화를 쓰면서 어린 아이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려 했고 그럴수록 저 자신이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며 이제 첫발을 내딛었으니 앞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면서 보다 큰 발자국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할 뜻을 내비쳤다.
이들의 당선소감을 되새긴데는 필자 역시 초심을 잃지 않고 가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기 때문이다. 이들에게서 필자 자신이 가지고 있지 못한 삶의 여러 자세들을 충전받는 기분이 들었다. 신예이기 때문에 다소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문학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 남아달라고 부탁했다. 동료문인으로 만나는 일 역시 그리 나쁘지는 않아서다. 그들의 건필(健筆)과 행운을 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