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근 농촌 지역에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이 잇따라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대개 전시장과 공연장, 커피숍, 아트샵 등의 기능을 넣은 복합문화공간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복합문화공간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기능을 더욱 확대해 멀티적 개념을 가미한 공간이 문을 열어 주목된다. 이미 인근에는 소소미술관까지 자리하고 있어 권역별 문화 소통 지대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와 화순 경계인 도곡면 지강로 소재 소소미술관은 지난 2014년 문을 연 뒤 미술을 바탕으로 한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같은 지역인 지강로에 ‘별이 보이는 마당’(이하 ‘별마당 문화마을’)이 문을 열고 공식 출발을 알렸다.

이곳 문화마을은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뒤 시집 ‘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과 ‘흰 길이 떠올랐다’, ‘탱자꽃에 비기여 대답하리’, ‘구석’, 시화집 ‘십만 년의 사랑’을 출간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제13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시집인 ‘발해로 가는 저녁’을 펴내는 등 꾸준하게 시작활동을 펼쳐온 화순 출생 중견시인 정윤천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가수 김원중 공연 모습

‘별마당 문화마을’은 정 시인의 형제들이 수출용 컨테이너를 활용해 예술적 형식의 건축물로 건립한 이후에 ‘체험학습장’으로 문을 열었다가, 정 시인의 아이디어로 이번에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3층 건물을 비롯해 1층 구조물, 대형 무대를 비롯한 보조 건물 등이 3000여평의 대지 위에 세워져 있다.

특히 3층 건물에는 1층에 카페 ‘첫눈’이, 2층에 전시실이 각각 들어섰으며, 3층은 추후 대강의실로 꾸밀 복안이다. 각 층은 각각 30여평 규모로 이뤄져 있으며, 강의실이 자리한 1층은 20평 규모의 별동으로, 그동안 시창작 강의가 정 대표에 의해 이뤄져왔다.

‘별마당 문화마을’은 일시적 공간이 아니라 지속적 공간 구축을 위해 개인적 소유 개념이 아닌, 법인화를 통해 운영할 생각이며, 카페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들은 조만간 결성될 예술인협동조합에 포함시켜 각종 문화사업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뜻을 같이 할 100여명의 조합원이 결성된 가운데 앞으로도 500명 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경제공동체의 개념을 도입해 이를 실현하는데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주영선 화가의 ‘부채’ 작품으로 정윤천 대표의 시 ‘꽃잎의 시’가 소개되고 있다.

정윤천 대표는 “이제 첫 발을 뗐다. 중소형 문화공연과 기획을 통해 지역 교류는 물론이고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꾀할 것이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것만이 아니라 공부하고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 부지와 건축물이 해결된 만큼 지속적인 공간이 되도록 하는 여건을 하나하나 갖춰 갈 것”이라면서 “국내에 문화적 멀티 공간이 드문데 별 마당 문화마을이 그런 공간이 되도록 하는 동시에 남도를 대표하는 문화발전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별마당 문화마을’은 지난 2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7일 정식 개소식을 가졌다. 26일 전야제에서는 가수 김원중을 비롯한 출연진의 축하공연이, 27일에는 가수 이숙경, (사)청강창극단 박세연 대표, 팬플루티스트 조우상, 현승엽·남철표·이국환 등의 통기타 가수와 시낭송가 윤숙희씨 등의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28일에는 마승미 국악인이 출연해 3일간의 공연을 성황리에 펼쳤다.

2층 전시실에서는 지난해 ‘호남미술대전’ 문인화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주영선 화가의 ‘부채’전이 지난 26일 개소식을 시점으로 오는 7월26일까지 계속된다.

정윤천 대표(시인)

오는 7월 첫주 4일에는 시노래 가수 신재창씨의 ‘조곤조곤 콘서트’를 시작으로 타지역의 문화단체들이 이곳에서 크고 작은 문화행사를 예약해 놓고 있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 강의실에서는 시 창작 수업이 진행되며, 주말에는 기획된 작은 공연들을 주축으로 시낭송과 출판기념회, 문학 동호회 행사 및 라이브 공연 등이 펼쳐지게 된다.

한편 ‘별마당 문화마을’은 향후 현재의 공간에 작은 도서관, 문화상품 아트샵, 레지던시 개념이 가미된 게스트하우스 등을 더해 명실상부한 멀티 복합문화공간구축에 최선을 다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