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중항쟁’ 이해…문화전당 전람회 감명"
‘광주 한달살이’ 같은 레지던시 한 대만 작가 황멍언
뽕뽕브릿지 레지던시 작가로 머물며 작업 전개
리서치 등 결과보고전 타이페이서 12월말 예정
입력 : 2018. 10. 28(일)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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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 질의에 나선 황멍언 작가(왼쪽 두번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민주평화교류원 등을 관람했어요. 5·18항쟁의 사적지 건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광주의 1980년 5월은 이미 대만에서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5월 관련 영화 ‘택시운전사’ 등 두편을 접한 것이 제가 5월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할 수 있어요.”

광주 서구 양동 발산마을 공유공간을 지향하고 있는 뽕뽕브릿지(대표 신호윤)의 레지던시 작가로 입주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만 타이페이의 미디어 아티스트 황멍언(37·영어명 올란도 황)은 지난 27일 오후 4시 ‘다르지만, 같은’(不同, 一樣)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작품 상영회에서 30분 분량의 영상 상영이 끝난 뒤 토크쇼에 앞서 만난 소감을 통해 이처럼 밝혔다.

지난해 서울에 이어 광주가 한국에서 두번째 인연이라는 황멍언은 5·18사적과 함께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소감을 언급했다.

“국제 미술전람회인 ‘2018광주비엔날레’ 전시를 관람하고 왔죠. ‘상상된 경계들’이라는 타이틀로 열리고 있는데 여러 갤러리 중 북한미술 전시를 가장 감명깊게 봤습니다.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라는 타이틀 역시 강렬하게 다가왔구요.”

황멍언 역시 평소 접하기 힘든 북한미술의 양상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출했다. 이는 화해무드에 접어든 남북관계에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광주에서 많은 전람회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는 그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전람회
뽕뽕브릿지의 레지던시 작가로 입주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만 타이페이의 미디어 아티스트 황멍언(왼쪽 두번째)이 지난 27일 오후 4시 작품 ‘잘자! 내 반란군 소녀들아!’ 상영회 뒤 토크쇼에서 관람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를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로 꼽았다.

그래서 광주에서의 작업 또한 광주의 5월이나 민주화 등의 관련 전시를 구상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가 주목하고 있는 주제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의외로 ‘퀴어 축제’였다. 그가 말하는 퀴어축제는 지난 10월21일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광주, 무지개로 발光하다’라는 주제로 광주시 최초로 성소수자 권리향상을 위해 열린 ‘퀴어문화축제’를 말한다.

“광주에서의 퀴어축제를 더 이해하고 싶었고, 이게 광주와 어떤 관련이 있는 지 탐구도 해왔습니다. 이런 것과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퀴어와 관련된 것이나 퀴어와 관련된 광주를 작품으로 투영해보고 싶었죠. 처음 열리는 것이어서 관심을 갖고, 대만과 어떻게 다른지를 조망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황멍언은 광주에 체류해 벌인 작품활동에 대한 전시를 12월말 대만에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의 리서치나 아카이빙 데이터 등을 망라한 일종의 레지던시 결과보고전인 셈이다.

광주의 기억들을 결과보고전에 투영할 계획인 황멍언은 아시아에서 가까운 나라들의 문화나 성별을 관찰해 이와 관련한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상영회에서 선보인 그의 ‘잘자! 내 반란군 소녀들아!’는 대만의 일상공간 속 레즈비언(lesbian)의 여러 양상과 그 삶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만에서 가장 번성한 곳으로 도매업자와 가게, 영화관, 커피숍, 클럽으로 가득 차 있는 1960년대 따챠오터우(Daqiaotao)를 배경으로 자매가 되기로 한 13명의 여자 아이들의 일상과 생활을 다루고 있다. 1930년대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1960년대 알려졌고, 이를 그가 다시 다룬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만 작가 황멍언.
황멍언이 광주에서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데는 뽕뽕브릿지가 광주문화재단 지역협력형 사업의 하나로 레지던시 기금 지원을 받아 대만 타이페이 웨일리 아트와 1년에 1개월간 1명의 작가를 교류하기로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내년에는 입주 기간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2019년에는 광주 작가가 대만 현지에서 1개월간 머물며 활동을 펼치게 된다.

지난 2017년 서울 스페이스 원 단체전에 참여해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황멍언은 대만에서 예술학을 전공했고, 석사과정 때 미디어아트를 공부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대만 타이페이에서 한차례 개인전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지에서 20여회의 단체전을 연 바 있으며, 지난 1일부터 한달동안 발산마을 게스트하우스 데블스에 머물며 작업을 펼쳐왔다. 그는 오는 31일 대만으로 돌아간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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