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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한 교육 기회 제공…가난 대물림 끊도록 해야"
[사람사는이야기] 장은미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원단장
지역아동센터, 한전 지원받아 ‘방과후 사업’ 성과거둬
3년째 빈곤 청소년 대상 실시…자존감 정립 등에 도움
장 단장 "꿈 포기하지 않고능력 키우도록 복지 구축을"

2017. 09.06. 18:02:02

장은미 지역 아동센터 광주지원단장은 “가정이 아이를 제대로 기르지 못하면 사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하며 빈곤 청소년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복지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반에서 꼴찌만 하던 광주 북구 한 중학교 1학년 A군은 1년 만에 반 등수가 10여 등이 올라 ‘면학상’을 받게 됐다.

학습 의욕이 없던 A군은 3년 전 지역아동센터 선생님 권유로 대학생 멘토에게 그룹과외를 받는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대학생 형·누나로부터 과외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과외에 참여하다 보니 질문도 하나씩 생기고 공부에 흥미가 붙었다. ‘나도 이렇게 공부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으로 공부했다는 그는 다음 시험에서 영어 점수 80점을 받는 게 목표다.

#광주 북구 문화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B 군의 꿈은 검사가 되는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적이 더 좋아야 하는데 수학 실력이 부족하다. 다른 친구처럼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받을만한 가정 형편이 되지 못해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그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5월부터 지역아동센터에서 대학생 누나로부터 ‘그룹과외’를 받게 됐다.

이 때문에 수학 시간이 제일 재밌는 시간이 된 그는 열심히 공부했고 그 덕분에 평소 70점대이던 수학 점수가 90점대 초반으로 올랐다. B군의 목표는 학교에서 전교 1등을 꼭 한번 해보는 것이다. 그는 “멘토에게 모르는 부분에 대해 언제든지 질문할 수 있는 지금이 제 꿈을 이루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기뻐했다.



한국전력공사의 지원으로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원단이 지난 3년간 추진한 ‘저소득계층 청소년 방과 후 사업’ 성과가 예상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의 유능한 대학생들이 그룹 과외 형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학습한 지 6개월도 채 안돼 눈에 띄게 성적이 오르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던 자녀들의 면학 태도까지 달라지면서 학부모들의 감사편지도 넘쳤다.

무엇보다도 목표의식이 없던 학생들이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는 게 이 사업의 가장 큰 성과다.

이 사업의 성공 비결에는 ‘아동복지 전문가’ 장은미(47·여) 지역 아동센터 광주지원단장이 있다.

결혼 후 전업주부이던 그는 첫 아이가 돌이 됐을 무렵, 동신대학교 사회개발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사회복지가인 지인이 평소 주위 사람을 돕는데 솔선수범하고 사회에 폭넓은 의식을 가진 그의 모습을 보고 제안, 이를 받아들였다.

‘사회복지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첫 발을 들인 그였다.

공부를 하면서도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지 마라. 이해하라’ 등 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복지에 대한 막연한 비전을 꾸던 터였다.

하지만 졸업 후 2011년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원단 팀장을 맡아 ‘아동 개별사례 특별관리’를 한 경험이 아동복지에 대한 그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3년 간 실시된 개별사례관리는 저소득 계층 아동의 집을 방문하면서 이들의 성장 과정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했다.

장 단장은 “문제아로 낙인찍힌 학생들의 성장기를 들여다보니 ‘교과서’처럼 똑같았다”면서 “아버지의 지속적인 학대·폭행, 부모의 무관심 등이 그들의 학습부진, 학교 부적응, 낙오 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책임져 주지 않으면 이들은 헤어나올 수 없고 빈곤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에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는 복지’, 영화 관람을 시켜주고, 어린이날 선물을 주는 등 단발적인 복지는 끝났으며 한 아동을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시킬 수 있게 지속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투자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6~8개월의 학습기간이 끝나면 대학생 멘토,청소년들이 모두 참여하는 워크숍이 진행된다.
이 같은 생각으로 추진한 게 ‘Glocal 인재육성을 위한 방과 후 사업’이다.

공부를 가르쳐 주고 대학생에게는 일자리 기회를 주는 삼성 ‘드림클래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교육기회의 불균형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인식하에 교육 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에게 공평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던 중 때마침 나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전력공사에서 ‘지역사회 공헌사업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왔다. 각각의 지역아동센터에 지원하기는 어렵고, 이들의 허브 역할을 하는 광주지원단을 통해 진행하겠다는 거였다.

장 단장이 오랫동안 고민하고 기획한 방과후 사업안을 한전에 제출, 한전이 지원을 결정하면서 그해 5월부터 사업이 추진됐다.

이 프로그램은 저소득계층 아동들에게 영어· 수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강사로 참여하는 대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대학생 멘토 1명 당 지도 학생 수는 5~6명으로 3년간 한 해 6~8개월 동안 영어와 수학을 일주일에 2회 가르친다.

광주지원단은 ‘학습 열의가 있는 저소득층 자녀’와 전남대·조선대·동신대에서 강사로 나설 대학생을 추천받았다.

강사는 영문학과·수학과·한의대 등 수준 높은 대학생들로 일반 학생들이 받는 사교육 수준으로 꾸려지는 게 이 프로그램의 특장점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 멘토와 청소년들은 공부와 함께 다양한 문화 생활도 함께 한다.
학습 기간이 끝나면 진로 탐색 워크숍과 여행도 함께 떠난다.

이 같은 다채롭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경제적·정서적 빈곤감에 시달렸던 저소득계층 청소년들이 ‘나도 과외를 받는다’는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더불어 이들은 대학생 멘토들을 보면서 ‘나도 형·누나처럼 공부 잘하고 싶다’는 목표의식을 세우게 됐다.

프로그램이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자 한전은 2015년은 8000만원, 2016년에는 1억 6000만원, 올해는 2억원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처음에는 304개소 지역아동센터의 50명 학생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전남지역까지 확대해 모두 110명이 참여했다.

장 단장은 “광주·전남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 주는 기업이 없어 어려움이 컸는데 한전의 지원 덕분에 수준 높은 교육·문화·복지 기회를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현재는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는데 정기적인 지원 사업으로 확대돼 더 많은 학생들이 교육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 멘토와 청소년들은 공부와 함께 다양한 문화 생활도 함께 한다.
장 단장은 더 많은 청소년이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한전 사업을 확대하는 일에 나서고 있다.

해마다 사업 성과 보고서를 통해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이 아이들에게는 교육 기회가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광주문화재단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정기적인 문화예술참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어린이날에는 작가들과 ‘어린이날 소원들어주기’ 행사를 갖고 있다.

장 단장은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면서 “가정이 아이를 제대로 기르지 못하면 사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하며 빈곤 청소년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복지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주·전남지역에 불우한 학생들이 건강한 사회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기업과 단체가 지원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원단 단장은

△수피아 여자고등학교 졸업 △호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신대학교 사회개발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아동복지교사 지원센터 팀장 △현재 광산구 아동청소년협의체 위원 △광주문화재단 자문위원 △광주지원단 팀장 △현재 광주지원단 단장, 광산구 아동청소년협의체,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평가위원.


박사라 기자 parksr@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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