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 취하시길…"
영면에 들어간 故 조비오 신부 추모미사 거행
입력 : 2016. 09. 21(수) 18:42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 취하시기 바랍니다.”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고 평생을 소외된 이웃과 함께한 조비오(조몬시뇰) 신부의 추모미사가 21일 오후 2시 광주 임동 대성당에서 옥현진 총대리 주교의 주례로 경건하게 거행됐다.

첫 추모 미사에는 2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해 성호를 긋고, 성가를 부르면서 조 신부를 기렸다.

신자들과 수녀들은 슬픔이 가득한 모습으로 추모 미사에 참석해 옥현진 주교의 말씀에 참았던 눈물을 훔친 모습을 보였다.

차명석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김후식 5·18부상자회 회장도 미사에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추모 미사에 참석한 한 신자는 “죽고 사는 문제는 인간이 어떻게 못 하지만, 조금 더 살아 계셨으면 하는 마음이다”며 “생각보다 먼저 가셔서 서운하긴 하지만 편히 안식하시길 바란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빈소에는 조화 대신 ‘쌀화환’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광주대교구가 고인의 유지를 살려 조화 대신 쌀화환을 받아 농민들과 생활이 어려운 주민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고인이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입을 옷은 평소 착용하던 장백의, 영대, 띠, 백색 제의로 정해졌다.

고인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추모미사에 참석하며 “통장을 보니 매달 잔고가 0원 처리됐더라. 모든 걸 나눠준 당신은 항상 비우셨고, 나누셨고, 일신을 위해 돌보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의 가난, 사회정의, 나눔 정신이 우리 안에 살아남아 나눔과 정의와 섬김의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주화 산증인이자 광주 시민사회 대표적 원로 인사인 조 신부는 이날 오전 3시 20분 췌장암으로 선종했다. 향년 78세.

고인이 떠나는 길을 배웅하는 장례미사는 23일 오전 10시 임동성당에서 김희중 대주교가 집전 할 예정이다.
임진섭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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