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한과 저항, 무대로 다시 만나는 '녹두장군'
송기숙기념사업회, 5주기 맞아 대하소설 낭독극화
16일 광주문화재단서…31일 정읍·고창 문학기행도
입력 : 2026. 10. 14(수) 18:16
본문 음성 듣기
가가
(사)송기숙선생기념사업회가 올해 5주기를 맞은 송기숙 작가의 문학 세계를 기리기 위해 오는 16일 오후 7시 광주문화재단 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녹두장군’을 올린다. 사진은 출연진과 정양주 운영위원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빼앗기고 짓눌린 삶 속에서 평등한 세상을 꿈꾼 농민들의 원과 한, 변혁의 정신은 송기숙 소설가의 대하소설 ‘녹두장군’에 깊이 새겨져 있다.

작품은 동학혁명을 배경으로, 이름 없는 민중의 삶과 투쟁을 그린다. 고부군수 조병갑의 폭정으로 촉발된 고부 민란에서부터 황토현 전투의 승리, 전주성 함락, 외세의 개입으로 인한 우금치 전투의 비극적 패배와 전봉준 장군의 압송에 이르기까지 동학혁명의 주요 흐름을 밀도 있게 담아낸다.

‘녹두장군’은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따라가는 데 머물지 않는다. 외세를 척결하고 백성을 구제하려 했던 동학혁명의 대의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 격랑 속에서 살아가던 다양한 민중의 말과 표정, 분노와 희망을 함께 재현한다.

특히 전라도 말의 상징성과 해학성, 민중의 솔직담백한 정서가 풍부하게 담겨 있어 송기숙 문학의 힘을 보여준다.

이처럼 동학혁명의 정신과 민중의 삶을 담아낸 ‘녹두장군’을 시민과 함께하는 낭독극으로 만나고, 작품의 배경지를 따라가는 문학기행으로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된다.

낭독극 및 문학기행은 (사)송기숙선생기념사업회가 올해 5주기를 맞은 송기숙 작가의 문학 세계를 시민들과 함께 되새기고, 원작 소설과 동학혁명, 민중문학의 의미를 다시 조명하기 위해 마련했다.

방대한 대하소설을 무대 위 낭독 형식으로 압축해 관객들이 작품의 핵심 서사와 동학혁명의 의미를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낭독극은 고부 봉기부터 장흥 석대들 마지막 전투까지 동학혁명의 주요 장면을 가려 뽑아 선보인다. 배우의 목소리와 관객의 상상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형식인 만큼, 화려한 무대 장치보다 말과 호흡, 장면의 밀도에 집중해 ‘녹두장군’에 담긴 민중의 언어와 시대의 긴장을 전할 예정이다.

총감독은 김선출, 제작은 정양주 송기숙선생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 총연출은 정찬일 극단 신명 대표가 맡았다. 각색은 조은숙 송기숙 문학 연구가가 담당했다. 이들은 소설 속 주요 장면을 낭독극 형식에 맞게 재구성해 송기숙 문학의 힘과 동학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 전한다.

채희윤 송기숙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번 낭독극은 송기숙 선생의 대표 대하소설 ‘녹두장군’을 시민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동학혁명의 정신뿐 아니라 작품 속 방언과 속담, 민중의 언어가 지닌 힘을 무대 위 목소리로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낭독극을 통해 전봉준을 역사 속 인물로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가까이 느끼고, ‘녹두장군’의 문학적 매력을 새롭게 접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정읍·고창 문학기행 역시 그 연장선에서 작품의 배경지를 직접 찾아가며 소설과 동학혁명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과 함께하는 녹두장군’은 오는 16일 오후 7시 광주문화재단 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오는 31일에는 소설 ‘녹두장군’의 배경지인 정읍과 고창 일대로 문학기행을 진행, 작품 속 공간을 직접 찾아가며 소설의 역사적 배경과 작가의 문제의식을 현장에서 되새긴다.

한편 고 송기숙 작가는 1936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유신체제, 5·18민주화운동 등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소설가다. 민족문학에 뿌리를 내린 우리 시대의 리얼리스트로 평가받는 그는 대하소설 ‘녹두장군’을 통해 민중해방의 선구자 전봉준의 삶과 동학혁명의 정신을 그려냈다. ㈔송기숙선생기념사업회는 송기숙 작가의 문학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출범했으며, 낭독극과 문학기행 등 시민들이 그의 작품과 시대정신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공연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