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미래를 열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입력 : 2026. 09. 27(일)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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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푸릇푸릇농장)서인호 대표


[청년창업, 미래를 열다] 스마트팜서 길 찾은 청년들…농촌에 ‘성공의 씨앗’ 뿌리다

생산에 가공·체험·직거래 결합…억대 매출 청년농 속속 등장

참여농가 평균 영농소득 6210만원…재배 연차 따라 차별 성장

시, 초기 시설비·영농기술 부담 낮춰 창업에서 정착까지 연결



#1. 화순군 도곡면에서 ‘푸릇푸릇농장’을 운영하는 서인호씨(33)는 딸기 스마트온실 2810㎡와 무화과 재배지 등을 일구고 있다. 농장 매출은 2023년 7500만원에서 2024년 1억원, 2025년 1억1500만원으로 늘었다. 온도와 습도, 양액을 정밀하게 관리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직거래와 로컬푸드 매장, 카페 등으로 판매처를 넓힌 결과다. 최근에는 농업법인을 설립하고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디저트와 소스, 외식사업까지 준비하고 있다.



#2. 무안군 일로읍에서 ‘아따달다’를 운영하는 윤지환씨(33)는 방울토마토와 딸기를 재배한다. 재배면적은 2.4㏊, 매출은 2024년 2억7000만원에서 2025년 3억4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스마트온실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대로 출하하는 데 머물지 않고 토마토 꿀절임과 딸기 탄산음료 등 가공제품을 개발했다. 직거래와 온라인스토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판로를 넓히고 체험장과 팝업스토어도 운영하며 농장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청년 유출이 이어지고 청년 대표자 사업체마저 줄어드는 전남광주에서 스마트팜이 새로운 농업 창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는 대신 스마트온실에서 농산물을 생산하고, 가공과 유통·체험을 결합해 스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청년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들의 도전은 스마트팜이 단순히 농작업을 자동화하는 시설을 넘어 청년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농촌 정착을 이끄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씨와 윤씨의 공통점은 농업을 재배에만 한정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스마트팜을 통해 생산량과 품질을 안정시키고, 그 위에 직거래와 온라인 판매, 가공제품, 체험 프로그램을 얹었다. 농산물 가격과 도매시장 상황에 따라 소득이 크게 흔들리는 기존 출하 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상품과 판로를 설계한 것이다.

스마트팜이 청년의 진입을 끌어내는 배경에도 이 같은 변화가 있다. 과거 농업은 넓은 농지와 오랜 재배 경험, 많은 노동력을 갖춰야 시작할 수 있는 산업으로 인식됐다. 초기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청년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았다. 스마트팜은 온도와 습도, 일사량, 양액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재배환경을 관리하고 일부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경험과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다.

시설만 갖춘다고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작물 선택과 재배기술, 생산비 관리, 판로 확보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실제 성과를 가른 것도 자동화 시설의 유무보다는 스마트팜을 얼마나 빠르게 익히고 자신만의 경영 방식으로 발전시켰느냐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농업기술원이 2025년 소득이 발생한 청년농 41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연평균 농업소득은 3700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농가 평균 농업소득 1170만7000원보다 216%, 전남 평균 999만9000원보다 270% 높았다.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농산물 소득에 가공·유통과 노지재배 등 다른 영농활동을 더한 연평균 영농소득은 6210만원이었다. 전국 농가 평균 3134만6000원의 약 2배, 전남 평균 2561만2000원의 2.4배 수준이다.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소득원을 다변화한 청년농의 경영 성과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소득은 영농 경험이 쌓일수록 높아졌다. 참여 청년농의 평균 농업소득은 1년 차 1448만원에서 2년 차 3865만원, 3년 차 4514만원, 4년 차 6400만원으로 증가했다. 초기에는 시설 적응과 재배기술 습득, 판로 개척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를 넘어서면 경영이 점차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사전교육의 효과도 뚜렷했다. 스마트팜 관련 교육을 이수한 청년농의 초기 소득은 평균 1715만원으로, 교육을 받지 않은 청년농의 500만원보다 3.4배 높았다. 시설을 먼저 지원하는 것보다 재배 실습과 경영계획 수립, 판로 준비를 선행하는 과정이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중요하다는 의미다.

작목별로도 생산성 향상이 확인됐다. 딸기 재배 청년농 16명의 10a당 농업소득은 평균 1557만6000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16% 높았다. 토마토 재배 청년농 6명의 10a당 농업소득은 1342만4000원으로 전국 평균을 60% 웃돌았다. 참여 농가의 주요 작목은 딸기 41.5%, 토마토 14.6%, 장미 9.8%, 오이와 엽채류 각각 7.3% 등이다.

다만 이 같은 성과가 모든 청년에게 곧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온실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재배 경험이 부족하면 병해충이나 생육 불균형에 대응하기 어렵다. 생산에 성공하더라도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하면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스마트팜 창업을 시설 설치로 끝내지 않고 교육과 실습, 판로, 가공·유통까지 연결해야 하는 이유다.

청년농업인 스마트팜 자립기반 구축사업은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지원책 가운데 하나다. 18∼45세 청년농업인이 1500㎡ 이상의 내재해형 스마트온실을 구축하면 개소당 4억원을 지원한다. 지방비가 80%를 부담하고 청년농이 20%를 자부담하는 구조다. 2022년 시작된 이후 올해까지 72개소가 조성됐으며, 2028년까지 누적 10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원의 효과는 온실 숫자보다 그 안에서 청년이 얼마나 오래 살아남고 성장하느냐로 판단해야 한다. 농장을 시작한 청년이 재배기술을 안정시키고 자체 판로를 확보한 뒤 가공과 체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지역 정착도 가능해진다. 서씨와 윤씨의 사례도 시설 지원을 출발점으로 삼았을 뿐 성장은 브랜드 구축과 판로 개척,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뤄졌다.

앞으로의 과제는 개별 청년농의 성과를 지역 산업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청년농이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 가공업체와 외식업체, 관광자원, 로컬푸드 유통망과 연계하면 농장 하나의 성장이 주변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확산될 수 있다. 선배 농가의 재배정보와 경영 경험을 신규 창업자에게 전하고 공동선별·가공·판매체계를 갖추는 작업도 필요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스마트팜에 도전한 청년들이 재배기술을 익히고 판로와 가공 분야까지 넓혀가면서 농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며 “시설 구축에 그치지 않고 교육과 현장기술, 경영·유통 지원을 연계해 청년농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리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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