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점에 선 ‘미래차 도시’ 광주]<4>해외 상용화 사례 비교
비 오는 날 호출 1분만에 도착…7.9㎞ 이동에 11위안 불과
베이징 이좡서 타본 ‘로보택시’…빈 운전석·지붕 센서 장착
목적지 변경·유턴도 ‘척척’…세 차례 이용 낯섦도 사라져
베이징 이좡서 타본 ‘로보택시’…빈 운전석·지붕 센서 장착
목적지 변경·유턴도 ‘척척’…세 차례 이용 낯섦도 사라져
입력 : 2026. 09. 27(일)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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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인이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시 다싱구 경제기술개발구 이좡(亦庄)에서 휴대전화 위챗·알리페이 앱을 통해 호출한 자율주행 무인 택시를 타고 있다.

중국 베이징 룽창둥제(榮昌東街) 2번지에 위치한 자율주행 기업 포니닷에이아이(Pony.ai·小馬智行·소마지행) 1층 홍보관에 전시된 로보택시.

중국 베이징 룽창둥제(榮昌東街) 2번지에 위치한 자율주행 기업 포니닷에이아이(Pony.ai·小馬智行·소마지행) 1층 모습.
중국 베이징 도심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떨어진 이좡(경제기술개발구).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 사이로 낯선 자동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차량 지붕에는 검은색 센서 장비가 올라가 있었지만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었다.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택시였다.
직접 타보기로 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호출 버튼을 눌렀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호출한 지 1분도 지나지 않아 차량이 지정된 승차 지점에 도착했다.
포니닷에이아이(Pony.ai)의 로보택시였다. 차량에는 ‘베이징시 고급 자동주행 시범구’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문이 열리고 뒷좌석에 올라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비어 있는 운전석이었다. 운전석에도, 조수석에도 사람이 없었다. 택시를 탔는데 누구에게 목적지를 말해야 할지 잠시 어색할 정도였다. 안전벨트를 매자 잠시 후 차량이 스스로 출발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이좡의 징위안남가에서 난하이쯔공원 서문까지. 차량은 앞차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도로를 달렸다. 교차로에 들어서자 속도를 낮췄고 다른 차량이 진입하자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운전자가 앞을 보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대신 차량 지붕의 센서와 카메라가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차량 내부 화면에는 주변 상황과 주행 정보가 표시됐다.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에는 중국어와 영어로 승객 안전 안내가 나왔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SOS 버튼도 있었다.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휴대전화로 안내가 전달됐다.
7.9㎞를 약 15분간 달려 난하이쯔공원에 도착했다. 요금은 11위안(약 2000원). 일반 택시를 이용했을 때 예상되는 20위안 안팎보다 저렴했다. 호출부터 결제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끝났다.
첫 탑승을 마치고 다시 차량을 불렀다. 이번 목적지는 이좡차오역. 주행 중 목적지를 바꿔봤다. 새로운 목적지를 입력하자 차량은 기존 경로를 수정했다.
도로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도 이어졌다. 갑자기 다른 차량이 끼어들자 속도를 줄였고,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향해서는 경적을 울렸다. 차선을 바꾸고 좌·우회전을 하는 과정도 자연스러웠다. 유턴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운전자의 손길 없이 차량 스스로 방향을 틀었다.
8.9㎞를 약 15분간 달려 이좡차오역에 도착했다. 요금은 역시 11위안이었다.
세 번째 탑승은 이좡차오역에서 인근 상업지구까지 3㎞였다. 약 10분이 걸렸고 요금은 9위안이었다.
세 번의 탑승을 거치면서 처음과 달라진 것이 있었다.
첫 차에서는 빈 운전석을 계속 바라봤다. 두 번째 차에서는 차량이 주변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폈고, 세 번째에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운전자가 없다’는 사실이 점점 익숙해진 것이다.
물론 일반 택시와 똑같지는 않았다. 가장 불편한 부분은 승·하차였다.
난하이쯔공원 인근에 도착하자 차량은 도로변에 멈췄다. 휴대전화에 표시된 안내를 확인한 뒤 차량이 정차한 곳까지 직접 걸어가야 했다. 일반 택시처럼 원하는 장소까지 들어와 승객을 내려주는 방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차에 올라탄 뒤의 이동은 달랐다.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차량은 스스로 주변을 살피고 길을 찾아갔다.
로보택시를 타고 이동한 곳 가운데 하나는 포니닷에이아이 전시관이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자율주행 기술을 보기 위해 자율주행 기업의 전시관을 찾아가는데, 그 이동수단 역시 자율주행차였다.
차량에서 내려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포니닷에이아이와 협력하는 기업들의 이름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완성차 업체부터 자율주행 센서와 반도체, 플랫폼 기업까지 협력 분야도 다양했다. 토요타를 비롯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베이징 룽창둥제(榮昌東街) 2번지에 위치한 자율주행 기업 포니닷에이아이(Pony.ai·小馬智行·소마지행).

자율운행 중인 ‘포니닷에이아이(Pony.ai)’ 무인 택시가 중국 베이징 이좡 도심을 주행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자율주행 기업 포니닷에이아이(Pony.ai) 로보택시.
포니닷에이아이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넘어 완성차 업체와 차량을 개발하고 플랫폼·운송기업 등과 연계해 실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광저우·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로보택시 운행 규모는 1159대까지 늘었다. 올해 말까지 3000대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전시관을 나와 다시 이좡의 도로를 바라봤다.
로보택시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무인버스와 환경미화차, 대형 트럭 등 다양한 자율주행 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승객을 태우는 택시뿐 아니라 반복적인 운송과 청소 등 도시의 여러 영역으로 자율주행의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었다.
포니닷에이아이를 비롯해 바이두의 아폴로고(Apollo Go), 위라이드(WeRide) 등 여러 자율주행 기업이 실제 도로에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이유도 이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좡에서 직접 경험한 세 번의 탑승은 거창한 기술 시연과는 거리가 있었다.

자율운행 중인 ‘포니닷에이아이(Pony.ai)’ 무인 택시가 중국 베이징 이좡 도심을 주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 빈자리가 신기했고 낯설었다. 그러나 세 번째 탑승을 마칠 때쯤에는 오히려 빈 운전석을 의식하지 않게 됐다.
이좡에서 마주한 자율주행은 더 이상 전시장 안에서만 볼 수 있는 미래 기술이 아니었다.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가 일반 차량 사이를 달리고,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으며 도시의 교통수단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자율주행은 이미 이좡의 도로 위에서 일상이 되고 있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중국 베이징=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중국 베이징=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중국 베이징=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