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학생독립운동 용기·희생 현대무용으로 빛났다
비상무용단 '댕기머리 사건' 광주·목포서 선봬
"오늘날 청년들에게 자긍심 심는 계기 됐길"
"오늘날 청년들에게 자긍심 심는 계기 됐길"
입력 : 2026. 09. 21(월)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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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임 비상무용단 대표(동신대 공연예술무용학과장)가 작품을 설명하는 모습.

‘소녀, 그 마음에 붉은 멍 들다-댕기머리 사건’ 커튼콜 모습.

1929년 나주역에서 시작돼 전국적인 학생독립운동으로 타오른 ‘댕기머리 사건’이 현대무용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남광주 현대무용단체 비상무용단은 202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으로 창작 현대무용작품 ‘소녀, 그 마음에 붉은 멍 들다-댕기머리 사건’을 최근 목포와 광주, 나주에서 잇따라 선보였다.
전남광주 현대무용단체 비상무용단(대표 박종임 동신대 공연예술무용학과장)은 202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으로 창작 현대무용작품 ‘소녀, 그 마음에 붉은 멍 들다-댕기머리 사건’을 최근 목포와 광주, 나주에서 잇따라 선보였다.
공연은 지난 5일 오후 3시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소공연장을 시작으로, 16일 오후 7시30분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 18일 오후 7시30분과 19일 오후 2시·5시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이 작품은 1929년 10월 30일 나주역에서 발생한 ‘댕기머리 사건’과 이를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된 학생독립운동의 역사를 현대무용의 언어로 풀어낸 창작 공연이다. 당시 나주에서 광주로 통학하던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여학생의 댕기머리를 일본인 학생들이 잡아당긴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목격한 한국인 학생들이 항의하면서 충돌이 벌어진다. 이후 11월 3일과 12일 광주 학생들의 대규모 항일시위로 이어지며 학생독립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됐다.
비상무용단은 이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소년·소녀들의 상처와 용기, 정의와 희망을 춤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현대무용의 역동적인 몸짓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해 100년 가까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당시 학생들이 느꼈을 두려움과 분노, 서로를 지켜내려 했던 용기와 독립을 향한 뜨거운 열망을 오늘의 관객들에게 생생히 전달했다.
이번 공연은 지역의 역사를 지역의 예술로 되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주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되며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항일운동으로 비화한 나주학생독립운동을 비상무용단은 예술적 언어로 재해석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총연출을 맡은 박종임 대표는 “청아하고 단정했던 한 소녀의 댕기머리에서 시작된 사건은 수많은 학생들의 가슴에 정의의 불꽃을 피웠다”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역사의 아픔만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소년·소녀들이 보여준 용기와 희생, 정의의 정신을 기억하고 그 빛을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주희 동신대 총장은 “나주에서 시작된 학생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지역 예술인들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려낸 매우 뜻깊은 공연”이라며 “100년 전 이 땅의 청년들이 보여준 용기와 정의가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울림과 자긍심을 심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공연은 비상무용단)이 주최,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나주시, 동신대,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후원했다.
나주=조함천 기자 pose007@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