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공공기관 재편에 달라진 전남광주 셈법
이승홍 산업경제부 부장
입력 : 2026. 09. 06(일) 18:42
본문 음성 듣기
공공기관의 조직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기능개혁 방안을 내놓으면서 지역에 자리 잡은 기관들의 기능과 역할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전남광주도 예외가 아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부산·인천·울산항만공사와 통합되고, 국립광주과학관은 다른 지역 과학관들과 하나의 조직으로 묶인다. 목포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과 화순의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도 통합 대상에 포함됐다.

문제는 통합 이후 지역에 어떤 기능이 남느냐에 있다. 조직을 합친 뒤 본부 기능과 주요 의사결정 권한, 전문인력과 예산이 어디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지역에 남는 실익은 달라진다. 건물과 기관의 명칭이 남는 것과 지역에 핵심 기능이 남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전남광주의 2차 공공기관 이전 전략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46개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정하고 한국공항공사와 발전 5사 통합 본사를 핵심 유치 기관으로 꼽고 있다. 정부의 이번 개편 방향은 두 기관을 둘러싼 전남광주의 유치 논리에도 새로운 변수가 됐다.

한국공항공사는 당장 통합을 결정하지 않고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지방공항마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특화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무안국제공항을 반도체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특화공항 사례로 언급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과 호남권 반도체 산업 육성을 무안공항과 연결해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라면 공항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단순한 여객 수요를 넘어 지역 산업의 물류와 인력 이동을 뒷받침하는 기반시설로 기능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공항공사 본사 유치 역시 이런 산업적 역할과 연결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발전 5사 통합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부는 발전 5사를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 재무·인적 역량을 결집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전남광주가 나주혁신도시를 후보지로 내세우는 것도 단순한 지역 안배의 논리는 아니다.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 등이 이미 집적돼 있다. 발전과 송배전, 전력시장, 계통 운영, 전력 ICT를 잇는 기반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전남광주로서는 양쪽을 동시에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통합 대상에 포함된 7개 기관에서는 지역의 핵심 기능과 전문인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야 하고, 2차 이전에서는 지역 산업과 연계할 기관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2차 이전은 1차 이전의 결과를 그대로 반복해서는 안 된다. 혁신도시에 기관이 몇 개 더 들어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에너지·미래산업 등 지역이 키우려는 산업과 공공기관의 기능이 맞물려야 이전 효과도 커진다. 기관 하나를 더 유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핵심 기능이 지역 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취재수첩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