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서 전소된 정자…공단 창고서 아트로 소생
엠에스엘㈜ 창고서 오픈스튜디오 갖는 김상연 작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 맞춰 정체성 전파에 목적
‘천계’ 등 설치·회화·조각 30여점 출품 1일부터 공개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 맞춰 정체성 전파에 목적
‘천계’ 등 설치·회화·조각 30여점 출품 1일부터 공개
입력 : 2026. 08. 31(월)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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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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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스튜디오 안내 포스터

작가는 타고 남은 목재들을 광주로 실어와 소멸 뒤에 숨겨진 새로운 생성의 미학을 보여주고자 했다. .

인터뷰 당시 포즈를 취한 김상연 작가
주인공은 김상연 작가로, 전시는 1일부터 30일까지 광주 북구 첨단연신로 77번길 20번지 소재 엠에스엘 주식회사(회장 김해명) 창고 건물에서 하나로부터 시작된 존재가 무수한 형태로 분화되는 과정을 담아낸 ‘천계’(天계·Knot of Heaven)라는 주제로 열린다. 주제는 일종의 ‘불의 문명’을 상기한다. 작가는 그 불의 문명에서 나온 것들이 분화되는 에너지에 주목했다.
출품작들의 소재는 모두 전북 무주에 자리한 덕유산(해발 1614m)에서 포크레인과 8t 트럭(2대분) 등이 동원돼 직접 공수했다. 3층 규모의 정자 ‘00루’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지난해 2월 화재로 전소됐다. 모 기업에서 세운 건축물이었는데 작가는 거기서 타다 남은 자재들에 집중했다. 그 기업이 연관된 건축물이어서 정자 명칭까지 밝힐 수 없는 상황을 감수하면서 작업에 착수했다. 타다 남은 거대한 목재들을 운반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곤란함 그 자체였다. 관련 내용 증명 등을 놓고는 협의 중이라고 작가는 밝혔다.
화재는 뉴스에 보도됐을 정도로 컸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1년여 동안 작업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콘셉트 정리에 온힘을 쏟았다. 작가는 한국 현대사를 작업할 경우 대체적으로 이성적 사유들에 무게 중심을 두게 마련이지만, 전통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의 감성사를 주시했다. 작품 ‘천계’의 경우 최장 길이(높이)가 15m에 달하는데 공장 창고 층고가 높아 작가의 설치 의도가 방해받지 않아 애초 콘셉트를 살려낼 수 있었다. 앞서 밝힌 바 있듯 작가가 풀고자 하는 감성사의 이면에는 시대를 관통해온, 몸으로 살아왔던 역사를 표현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내포돼 있다.
“그동안 광주에서 비엔날레나 큰 행사를 하더라도 이런 퍼포먼스를 (사실 따지고 보면) 펼쳐줘야 하는데 이것이 되지 않았죠. 이런 것들이 공공에서 되지 않았기에 개인적으로 먼저 시작하자는 생각에서 마련된 전시죠. 광주비엔날레가 진행된 지 30년이 넘었는데 일부 작가들은 이런 시도를 해보기 보다는 비판을 먼저 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지더군요.”
김 작가는 이번 전시와 관련해 광주작가들 간 동행을 해서 광주 미술의 정체성을 스스로 보여주자는 취지로 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오픈 스튜디오를 마련, 광주 현대미술을 접하고 싶은 미술계 VIP나 기획자, 해외 미술관계자 및 예술가 등에게 소개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는 처음 덕유산에서 자재들을 옮겨올 때 ‘파괴’의 담론을 생각했고, 현실은 ‘파괴’를 숨기려 하는 등 터부시하려 하나 작가는 이를 ‘시작’ 혹은 ‘부활’로 치환해 바라봤다.
5·18광주민중항쟁은 물론이고 자연물을 망라한 모든 것들을 이런 시각으로 탐색했다. 그래서 덕유산 정자의 화재를 일종의 자연 재해로 본다면, 광주의 경우 인재로 불협화음이 나타난 결과물이 지역의 현대사이자 이런 것을 넘어 상승효과를 노려본 것이 작품에 담겨진 의도라고도 했다. 작가는 파괴에 대해 소멸일 수 있지만, 소멸로만 치부할 수는 없고, 또 다른 생성이자 (에너지의) 분화로 읽는다. 사람의 생로병사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해석한다. 작가는 시각을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긍정적 에너지가 전이될 경우 그 사회가 풍부해진다라는 의미까지 상정했다.
작가는 현대인의 (어떤) 편리한 문명의 쓰임새가 종말이 된 것이더라도 존재하는 것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 가치나 생명의 근거야말로 그대로 살아 꿈틀댄다는 시각을 유지했다.
마지막으로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용봉동 비엔날레 주전시장으로 갔던 관람객들이 이쪽으로 (어떻게) 소문을 듣고 많이 와서 봤으면 좋겠다”면서 “비엔날레의 공식적인 전시회 안에는 안 들어가지만 광주식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전시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타이틀로 차용한 ‘천계’ 등 설치 3점을 비롯해 회화 및 조각 30여점을 출품해 선보인다. 오프닝은 1일 오후 5시.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