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리뷰] 또 다른 미궁 ‘중국관’ 수습방안 있나
■광주비엔날레재단, ‘파빌리온 프로젝트’ 여진 지속
대만관 명칭 해결됐지만 ‘중국 국가관’ 설치 인력 철수
"국경 넘어 소통·연대 예술 본질과 정신 훼손없길" 기원
대만관 명칭 해결됐지만 ‘중국 국가관’ 설치 인력 철수
"국경 넘어 소통·연대 예술 본질과 정신 훼손없길" 기원
입력 : 2026. 08. 31(월) 17:53
본문 음성 듣기
가가
중국관이 들어서기로 한 하정웅미술관 전경

중국관이 들어서기로 한 하정웅미술관 전경
올해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You Must Change Your Life)라는 타이틀로 9월 4일 개막식을 열고 5일부터 일반 관람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재)광주비엔날레가 전시 개막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시를 앞두고 개막 준비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이완 국가관 명칭을 놓고 미술계 안팎의 지적을 피하지 못한데다 이와 연동돼 돌아가는 중국관이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대만관으로 기정사실화되던 것이 개막 한달 넘게 남겨둔 상황에서 국립대만미술관으로 명칭변경을 시도하면서 광주민미협이나 지역미술인들과 독립서점 관계자 등 예술가들이 일제히 반대성명을 내는 등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광주비엔날레재단은 8월 18일 ‘국립대만미술관(NTMoFA) 파빌리온의 명칭 사용에 대한 광주비엔날레의 입장’이라는 해명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이날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파빌리온 유형으로 국가관과 기관관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관은 해당 국가 대사관이나 문화부로부터 국가관 승인 공문을 받아서 진행하는 경우고, 기관관은 기관 명의로 참여 절차 승인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엔날레재단 측은 두번째 기관관으로 참여절차를 진행, 2026년 1월 12일 기관자격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해명하면서 급한 불끄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역 미술계 안팎의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징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광주비엔날레재단은 ‘국립대만미술관(NTMoFA) 파빌리온 관련 광주비엔날레재단의 입장’이라는 해명자료를 지난 8월 24일 내고 대만관(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 5관 내)으로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재단은 이번 사안이 전시의 내용이 아니라, 파빌리온 참여 주체와 공식 홍보물 표기에 관한 행정적·협약적 이견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점을 밝힌다고 언급하며 NTMoFA 파빌리온의 전시 기획, 작품 선정, 설치 방식, 작가와 큐레이터의 표현에 개입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개입하지 않는 동시에 전시에 사용되는 전시 명칭, 서문, 작품 설명, 시각적 표현에 대해서도 재단은 간섭하거나 검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여기서 논란이 일단락 되지 않은 채 이번에는 중국측이 작품 설치에 응하지 않은 채 보이콧 기류가 형성됐다. 이런 중국이 국가관(하정웅미술관 내) 작품 설치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역시 1992년 수교 이후 상호 존중과 신뢰를 토대로 관계를 발전시켜온 점을 감안해 대만관 명칭 결정에 재검토를 요구했다.
예술계 한 인사는 ‘다이빙 주한 중국 대사와 구징치 주광주중국총영사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지난 8월 29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들을 위시로 한 중국측은 이미 광주특별시청을 항의 방문한 바 있다.
이 인사는 “오늘 광주비엔날레에 참여 예정이었던 중국 파빌리온이 전시 설치를 멈췄다는 사실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예술을 통해 서로 만나고 소통하며 질문하고 때로는 다름을 감각해 나감으로써 우리의 인식의 지평을 넓혀가는 예술의 장에 다른 무엇이 개입했다는 사실 때문”이라며 “예술을 통해 친구가 되고 싶다. 중국 예술인들이 전시를 중단하는 비극이 일어나기를 원치 않는다. 그것은 국경을 넘어 소통하고 연대하는 예술의 본질과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대만은 작품 설치에 들어갔으나, 중국 국가관이 멈추는 결과가 초래됐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는 시각인 듯하다. 중국측의 반응을 살펴보면 예술분야 역시 정치적 시각으로 재단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이와 관련해 광주비엔날레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가망이 없지만 끝까지 노력해볼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자칫 최후 대만 명칭 사용 철회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그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중국관 철수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31일 현재 중국관 내 작품은 남아있지만 작가와 전시 준비인력은 철수한 상태다.
중국측은 중국측대로 원칙이 있을테고 그런 원칙을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나 예술분야는 앞서 언급했듯 국경을 넘어 소통하고 연대하는 예술의 본질과 정신에 입각해야 하고, 표현의 자유가 최고의 가치인 만큼 전시가 영향을 받고 좌우되지 않도록 하는 대의정신에 입각해주기를 희망하는 바닥정서가 읽힌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코앞으로 다가온 전시 개막에 앞서 또 다시 불거진 중국관 문제를 극복하고 순조로운 개막을 맞을 수 있을지 미술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