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승한 광주지방보훈청 제대군인 멘토
입력 : 2026. 08. 28(금)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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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한 광주지방보훈청 제대군인 멘토
“포기하는 사람은 안 되는 핑계를 찾고, 도전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 지휘관이자 감독관으로 군 건설 현장을 호령하던 내가 마주한 사회는 결코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군인정신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제대군인지원센터’가 있었기에, 나는 오늘날 한 기업의 공동대표이자 전기기능장으로서 당당히 인생 2막을 누리고 있다.

돌이켜보면 내 청춘의 시작과 끝은 푸른 제복과 함께였다. 1977년 전남기계공업고등학교 전기과를 졸업하자마자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3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위국헌신한 끝에 2012년 12월 공군 준위로 명예롭게 퇴직했다.

젊은 나이에 부사관으로서 최고 계급에 올랐다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퇴직 후에는 연금을 받으며 평온하고 막연한 자유를 만끽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꿈같던 자유도 잠시뿐이었다. 평생을 규칙적이고 엄격한 울타리 안에서 보낸 군인 출신에게 무료함과 지루함은 견디기 힘든 마음의 짐이었다.

일하는 것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사회의 문을 두드렸으나 현실은 냉혹했다. 군에서의 경력은 화려했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자격증’이 없으니 이력서는 번번이 반려됐다.

체력에 맞지 않는 현장 자재 운반직을 전전하며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깊은 고민에 빠졌던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 막막한 터널 속에서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 것은 광주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문자 한 통이었다. 제대군인을 위해 무료로 전기기능사 자격증 취득 교육을 지원해 준다는 소식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 후 학원에 등록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피나는 주독야경(晝讀夜耕)의 생활이 시작됐다.

그러던 중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고교 시절 전공과 군에서의 7년 이상 전기 계통 경력을 인정받아 기술사 바로 아래 단계인 최고 권위의 ‘전기기능장’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쉽게 미소 짓지 않았다. 필기시험은 단번에 합격했으나, 6시간 30분 동안 주어지는 과제를 완수해야 하는 실기시험은 지식과 체력 모두 한계에 부딪히며 보기 좋게 낙방했다.

그 와중에 후배의 제안으로 독서실을 인수해 운영하게 되었지만, 가슴속 응어리진 오기는 지워지지 않았다. ‘무엇이든 완벽하게 해결하던 군인정신으로 살아왔는데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라며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맸다.

그 뒤로 이어진 삶은 그야말로 눈물겨운 사투였다. 1년에 두 번뿐인 시험에서 두 번째 낙방을 겪었고, 설상가상으로 어머니의 암 말기 선고로 병간호와 학원을 오가며 치른 세 번째 시험마저 떨어졌다.

이듬해 어머니는 합격 소식도 듣지 못하신 채 세상을 떠나셨고, 슬픔 속에서 치른 네 번째 시험마저 실수의 연발로 떨어졌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다. 자책감과 함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창피함이 밀려왔고 마지막 단 한 번의 기회만이 남겨졌다.

‘내가 자격증을 취득하는 길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반복 숙달뿐이다’고 생각하며 독서실 낮 근무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기고,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 30분까지 학원에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다시 독서실 마감 업무를 보고, 새벽 3시에 잠들어 어김없이 아침 7시에 일어나는 피눈물 나는 생활을 반복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마침내 마지막 다섯 번째 시험에서 4전 5기로 당당히 합격 통지서를 받아들었다. 합격 순간, 지난 세월이 스쳐 지나가며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냈다는 자부심, 그리고 이 무대를 마련해 준 제대군인지원센터에 대한 무한한 감사가 차올랐다. 전기기능장 자격증은 내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최고의 기술인으로 인정받으며 신분 상승의 기회를 얻었고, 현재는 전기안전관리 전문 회사의 공동대표로서 주 1~2일만 근무하며 남는 시간은 캠핑과 파크골프를 즐기는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사랑하는 제대군인 후배 여러분도 명확한 목표를 향해 가슴 벅차게 달리시길 바란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도전하시길 바란다.

여러분의 뒤에는 언제나 든든한 우군인 제대군인지원센터가 있으며, 마침내 도달할 그곳에는 눈부시게 멋진 제2의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제대군인 모두의 건승을 기원하며 힘차게 응원한다.
이승한g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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