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합의 그늘, 3년 유예로는 전남 지역 산업을 지킬 수 없다
전경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의원
입력 : 2026. 08. 31(월)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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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의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통합은 행정구역의 통합만이 아니라 지역 산업과 일자리, 경제 구조의 재편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재편의 방향이 자칫 옛 전남 지역의 건설업과 중소 제조업,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필자는 통합특별시 특별법 제정 논의 당시 김영록 지사에게 통합에 따른 지역 건설업·중소기업·중소 제조업 보호 방안을 특별법에 담아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이유는 분명했다.

우리 전남의 건설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오래전부터 열악한 여건에 놓여 있었다. 그 근본 원인은 일할 기술자가 없다는 데 있고, 기술자가 오지 않는 이유는 생활 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실질적인 본사와 공장은 광주에 두고 전남에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를 남겨두는 왜곡된 구조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지난 7월 건설교통국 업무보고에서도 이 문제는 재차 확인됐다. 전남과 광주가 행정적으로 분리돼 있던 시절에도 전남 업체들의 여건이 열악하다 보니, 광주 등 외지 업체들이 전남에 페이퍼컴퍼니만 두고 실제 사업은 다른 곳에서 영위해온 것이다.

문제는 통합 이후다. 지역 제한이라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사라지면, 이제는 굳이 페이퍼컴퍼니를 둘 필요조차 없어진다. 지역 구분 없이 완전히 개방된 시장에서는 자본과 인력이 앞선 옛 광주 지역으로 모든 것이 흡수되는 ‘블랙홀 현상’이 불가피하다.

당시 필자가 요구한 지역 제한 조항은 결국 특별법에 반영되지 못했고,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확인한 지방계약법 시행규칙에 유예기간은 3년이었다. 필자는 이 3년이라는 기간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기술 인력이 정착할 여건 자체가 부족한 지역의 구조적 문제가 3년, 아니 5년이 주어진다 해도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고 정주 여건과 복지 혜택을 대폭 강화하지 않는 한 기술자들은 오지 않을 것이며, 지역 업체들은 유예기간 종료와 함께 시장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다. 이 문제는 건설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 중소 제조업체와 소상공인 역시 동일한 구조적 위기에 놓여 있어, 유예기간 논의는 건설업뿐 아니라 제조업과 소상공인 영역까지 포괄해 다뤄져야 한다.

이 문제의 본질은 결국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다. 지역 건설업체와 중소 제조업체, 소상공인이 버텨야 그 안에서 청년들이 일할 자리가 생기고, 기술자들이 정착할 이유가 생기며, 도심 상권이 돌아간다. 반대로 지역 업체가 무너지면 일자리부터 사라지고, 소비가 줄어 소상공인이 무너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전남은 농도(農道)이지만, 그 안에서도 목포·순천·여수 등 도시들은 건설업과 중소 제조업, 소상공인의 활력이 곧 지역 경제의 근간이다.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 이들 도심의 지역 경제는 급속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는 다음 세 가지를 서둘러야 한다.

첫째, 지방계약법 시행규칙상 3년으로 규정된 유예기간을 최소 10년 이상으로 대폭 연장하고, 그 적용 범위도 건설업을 넘어 중소 제조업과 소상공인까지 포괄해야 한다. 둘째, 유예기간이 단순한 시간 벌기에 그치지 않도록 지역 기술 인력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주거·복지 지원 대책과, 청년·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연계 지원 및 정착 인센티브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셋째, 지역 업체 우선 계약 확대와 지역 자금의 역내 순환을 촉진해 건설·제조업의 활력이 소상공인과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통합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지역이 함께 잘사는 균형발전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통합특별시는 이 문제를 단순한 제도적 유예의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와 지역경제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고, 조속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경선@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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