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볏짚이 지키는 논의 힘, 특별시는 환원정책을 넓혀야
김강헌 통합특별시의원
입력 : 2026. 08. 03(월)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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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김강헌 의원
가을철, 들녘을 지나다 보면 벼 수확 후 남겨진 볏짚 더미를 쉽게 볼 수 있다. 어떤 볏짚은 잘게 썰려 다시 논으로 들어가고, 어떤 볏짚은 외지로 실려 나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농작업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선택은 농지 양분과 쌀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최근 농촌 현장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논 힘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다. 예전에는 같은 양의 비료를 사용해도 벼가 튼튼하게 자라고 수확량도 안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병해충 발생이 늘고 벼의 생육 상태도 불안정하다는 호소가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 중 하나로 제기되는 것이 바로 볏짚 외부 반출 증가다.

볏짚은 단순한 부산물이 아니다. 벼가 한 해 동안 흡수한 유기물과 양분이 담긴 소중한 자원이다. 이를 다시 논에 돌려주면 토양 유기물 함량이 높아지고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져 흙이 살아난다. 반대로 볏짚환원이 없어지면 토양은 점점 메말라가고, 결국 화학비료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토양 유기물이 부족하면 깨씨무늬병과 같은 병해충 발생 위험이 커진다. 병이 생기면 농가는 더 많은 약제를 사용해야 하고 이는 곧 생산비 증가로 이어진다. 또 농업 환경에도 부담이 커진다.

결국 볏짚 환원은 단순히 한 가지 농법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비 절감과 환경 보전, 쌀 품질 향상을 함께 이루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볏짚환원사업은 유기농 단지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기농 단지에 대해서는 ha당 25만 원의 보조금이 지원되지만, 실제로 논의 상당 부분은 일반 농가가 경작하고 있다. 지력 약화 문제 역시 특정 단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책도 이제는 더 넓게 바라봐야 할 때다.

필자는 볏짚환원사업을 일반 농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논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농일수록 볏짚 환원을 위한 작업비 부담이 크다. 볏짚을 잘게 절단하고 가을갈이를 하는 데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부담 때문에 볏짚을 판매하거나 외부로 반출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정책이 현장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면 좋은 취지의 사업도 확산되기 어렵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차원에서 농지 지력 보전과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확대할 정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별시에서 일반농가까지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고 시·군·구와 함께 분담 구조를 만든다면 더 많은 농가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지역은 전국 최대의 쌀 생산지 가운데 하나다. 우리가 생산하는 쌀의 경쟁력은 단순히 품종이나 기술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결국 흙이 살아야 쌀이 살아나고, 쌀이 살아야 농가 소득도 지켜진다.

농업은 눈앞의 수확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산업이다. 오늘 볏짚 한 단을 논에 돌려주는 일은 내년 농사를 위한 준비이자, 10년 뒤에도 이 땅에서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토양은 한 번 힘을 잃으면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지금의 작은 투자와 정책 변화가 미래 세대의 농업을 지키는 가장 값진 선택이 될 수 있다.

농민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많은 농가가 “볏짚은 원래 논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현실적인 비용과 노동 부담 때문에 실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행정이 해야 할 일은 바로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이다.

이제 볏짚환원사업을 유기농 단지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된다. 일반 농가까지 확대해 우리 지역의 모든 논이 다시 힘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볏짚 한 단이 지키는 것은 단순한 흙이 아니라, 통합특별시 농업의 미래와 식량 주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강헌 g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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