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주사’ 열풍…비만치료제 오남용 우려
‘성지’ 입소문에 처방 대기 행렬…미용 목적 사용 확산
해외직구·개인거래까지…전문의 처방·복약관리 중요
입력 : 2026. 07. 27(월) 18:37
본문 음성 듣기
15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의 한 내과병원에 비만 치료제로 알려진 마운자로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렸다.
15일 사람들이 지역 SNS를 통해 비만치료제에 대한 정보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15일 사람들이 지역 SNS를 통해 비만치료제에 대한 정보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로 인기를 끌면서 광주에서도 처방을 받으려는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정상 체중임에도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해외 직구와 개인 간 거래까지 확산하면서 오남용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의 한 내과에는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처방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기석에는 10여 명이 넘는 환자들이 차례를 기다렸고, 진료를 마친 자리는 곧바로 다른 방문객들로 채워졌다.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아 나온 이들의 손에는 대부분 은박 포장된 마운자로가 들려 있었다. 이 병원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처방이 빠르고 가격이 저렴한 병원’으로 입소문을 타며 이른바 ‘성지’로 알려진 곳이다.

마운자로를 처방받은 이모씨(49·여)는 “고혈압이나 당뇨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도 받지 않았고 문진도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간단한 상담 후 바로 처방전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 김모씨(30대)는 “지인이 처방이 빠르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추천해 찾아왔다”며 “간단한 문진만 받고 마운자로 5㎎을 37만9000원에 구입했다. 인터넷에서 알아본 곳보다 5만원 정도 저렴했다”고 말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체중 감량을 돕는 전문의약품이다.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병 등 동반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에게 사용이 권고된다. 다만 실제 처방 여부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기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정상 체중이거나 단순 미용 목적의 사용까지 늘어나고 있어 오남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해외 직구나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약을 구하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믿고 임의로 투약할 경우 급격한 체중 감소는 물론 요요현상, 영양 불균형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상 체중이거나 단순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오심과 구토, 설사, 변비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탈수나 급성 췌장염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성장기 청소년은 영양 부족과 과도한 체중 감소로 성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더욱 신중한 사용이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의료기관과 약국 등을 대상으로 비만치료제의 허가 외 사용 광고와 과대광고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후속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는 특히 해외 직구 제품의 경우 국내 허가를 받지 않아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제조·유통 과정도 확인되지 않아 위조 또는 불량 의약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사용 중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회수나 보상 등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영숙 광주특별시 남구보건소 건강증진과 팀장은 “최근 연예인을 닮고 싶다는 이유로 극단적으로 마른 체형인 이른바 ‘뼈말라’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BMI와 관계없이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으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전문의약품인 만큼 개인 간 거래나 해외 직구는 불법이며, 매우 위험하다.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와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구 보건소에서 인바디 측정과 영양상담을 통해 개인별 건강 상태에 맞는 체중관리 방법 안내와 다양한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사회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