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특집] ‘캡틴’ 손흥민 앞세운 홍명보호, 원정 8강 새역사 쏜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6월 11일 개막
26인 최종명단 확정…엘살바도르·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
손흥민 4번째 월드컵 도전·최다 득점 주목…조 1·2위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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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4번째 월드컵 도전·최다 득점 주목…조 1·2위 확보 관건
입력 : 2026. 05. 21(목)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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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빌딩 웨스트 온마당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코치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 대 볼리비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에 도전한다. 주장 손흥민(LAFC)을 중심으로 꾸려진 홍명보호는 32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안고 본격적인 월드컵 여정을 시작한다.
홍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KT 온마당에서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나설 최종 엔트리 26명과 훈련 파트너 3명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광주FC 출신 엄지성(스완지시티)를 포함해 주장 손흥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뮌헨),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 핵심 자원들이 등용됐다. 젊은 자원과 K리그 선수들도 대거 포함되며 세대 조화가 이뤄졌다.
대표팀은 앞서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로 출국했다. 우선 K리거와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가 먼저 떠나고, 유럽파 선수들은 FIFA 규정에 따라 24일부터 소집이 가능해 현지에서 순차적으로 합류한다.
다만 이강인의 경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일정 때문에 합류가 늦어진다. 이강인은 현지시간으로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사전캠프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다.
홍명보호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약 2주 동안 고강도 담금질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레알 솔트레이크 구단 시설과 유타대 시설을 활용해 체력·전술 훈련을 병행한다.
솔트레이크시티는 해발 약 1460m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이번 월드컵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역시 해발 약 1500m 고지대인 만큼, 대표팀은 현지 적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캠프 장소로 솔트레이크시티를 선택했다.
기온과 습도, 시차 등도 과달라하라와 유사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지대 환경은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대표팀은 사전캠프 기간 선수들의 호흡과 회복 상태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현지에서 두 차례 평가전도 치른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31일 오전 10시 트리니다드토바고, 6월 4일 오전 10시 엘살바도르와 맞붙는다. 두 경기 모두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영대(BYU) 사우스 필드에서 열린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엘살바도르는 모두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소속 국가들이다. 비록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북중미 특유의 피지컬과 빠른 전환 플레이를 갖춘 팀들이라는 점에서 실전 점검 상대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FIFA 랭킹 102위, 엘살바도르는 100위다. 한국은 두 팀과 각각 한 차례씩 맞붙은 경험이 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는 2004년 서울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1-1로 비겼고, 엘살바도르와는 2023년 대전 평가전에서 역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평가전을 마친 대표팀은 현지시간 6월 5일 결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한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쟁한다.
조별리그 첫 경기는 한국시간 6월 12일 체코전이다. 이어 19일 멕시코와 맞붙고, 25일에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최종전을 치른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여러 면에서 역대 대회와 다르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첫 월드컵이며,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 첫 대회다. 이에 따라 토너먼트도 기존 16강이 아닌 32강부터 시작된다.
12개 조 체제로 조별리그가 치러지며 각 조 1·2위와 조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장점은 있지만, 목표인 원정 8강을 위해서는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도 생겼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월드컵마다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이번 대회 역시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이후 일정이 크게 달라진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한국이 A조 1위를 차지하는 경우다. 조 1위로 32강에 오르면 한국은 계속 멕시코에 머물며 비교적 안정적인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상대 역시 미국에서 이동해오는 조 3위 팀이 될 가능성이 높아 체력적 이점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조 3위로 32강에 진출할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보스턴이나 시애틀 등 미국 동·서부 끝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데다 상대도 독일이나 벨기에 같은 강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동 거리와 시차, 경기력까지 고려하면 32강 통과 자체가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결국 홍명보호로서는 반드시 조 1~2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개최국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은 사실상 조 선두 경쟁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월드컵은 손흥민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대회에 이어 네 번째 월드컵 무대에 도전한다. 이번 무대를 밟으면 홍명보 감독, 황선홍 감독, 이운재 골키퍼코치와 함께 한국 선수 최다 월드컵 출전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또한 많은 경기를 소화할 경우 홍 감독이 보유한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 출전 경기 기록인 16경기에도 도전할 수 있다.
손흥민은 월드컵 통산 3골을 기록 중이다. 북중미 무대에서 한 골만 추가하면 안정환과 박지성을 넘어 한국인 월드컵 최다 득점 단독 1위에 오른다.
손흥민의 월드컵 도전사는 한국 축구의 굴곡과 함께했다. 브라질 대회에서는 알제리전 데뷔골을 넣었지만 조별리그 탈락 후 눈물을 흘렸고, 러시아 대회에서는 독일전 쐐기골에도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카타르에서는 달랐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황희찬의 극적인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16강 진출을 이끌었고, 경기 종료 후에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대표팀의 중심으로 신뢰하고 있다. 명단 발표에서도 손흥민의 이름 앞에는 가장 먼저 ‘주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번 대표팀에는 새로운 얼굴들도 포함됐다. 독일 출신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는 외국 태생 혼혈 선수 최초로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강원FC 수비수 이기혁도 깜짝 발탁됐다. 홍 감독 체제에서 실전 경험은 많지 않지만 수비 안정감과 멀티 포지션 능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또 강상윤, 조위제(이상 전북)와 19세 골키퍼 윤기욱(서울) 등 젊은 자원들은 훈련 파트너로 동행하며 미래를 위한 경험을 쌓는다.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는 이제 또 다른 역사에 도전한다. 카타르에서 16강 신화를 썼던 태극전사들이 북중미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