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주남마을 5·18위령비 도로확장사업 ‘시동’
동구, 실시설계 용역 추진…내년 하반기 완공 목표
입력 : 2026. 05. 18(월)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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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에 의한 암매장 희생자를 기리는 ‘제13회 기역이 니은이 인권문화제’가 지난 16일 광주 동구 주남마을에서 진행됐다. 추모객들이 5·18위령비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계엄군에 의한 암매장 희생자를 기리는 ‘제13회 기역이 니은이 인권문화제’가 지난 16일 광주 동구 주남마을에서 진행됐다.
광주 동구가 개발제한구역 내 위치한 주남마을 5·18 위령비 추모공간의 접근성 개선을 위한 도로확장사업에 착수했다.
18일 동구에 따르면 현재 추진 중인 ‘주남마을 안길 5·18위령비 도로확장사업’은 접근성 향상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추진된다.
지난 1월 시작된 실시설계 용역은 동구 월남동 139-1번지부터 월남동 65번지 일원까지 조성된 시멘트 도로 470m 구간을 기존 폭 2.5~4m에서 6m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왕복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정비하는 내용이며, 용역비는 구비 6000만원이 투입됐다.
동구는 지난 3월 공사비와 토지보상비 등을 포함한 총사업비 10억원 확보를 위해 국토교통부 주관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 공모에도 신청했다.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은 그린벨트 규제로 기반시설 확충과 주거환경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을 지원하는 제도다. 지방자치단체가 사업계획을 수립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총사업비의 70~90%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주남마을 5·18 위령비 일원은 지난 2014년부터 매년 ‘기역이니은이 인권문화제’가 열리며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도로 폭이 좁아 차량 교행이 어렵고 보행 안전 문제도 제기되면서 주민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도로 확장 요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동구는 이번 용역을 통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주남마을 안길 개발의 행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으며, 현재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후 오는 7월 주민 열람 공고와 심의·고시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이 주남마을의 주요 사적지를 보다 편안하게 탐방할 수 있도록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1980년 주남마을의 아픈 기억이 세계 평화와 인권의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남마을 뒷산에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희생돼 암매장된 고 채수길·양민석씨를 기리는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두 사람은 1980년 5월23일 주남마을 초입 광주~화순 간 15번 국도를 지나던 25인승 미니버스에 탑승했다가 계엄군으로 투입된 11공수여단의 총격을 받았다. 당시 버스 탑승자 15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부상을 입은 채씨와 양씨는 11공수여단 주둔지였던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80년 6월2일 주남마을 주민들이 뒷산에서 두 사람의 암매장 시신을 발견하면서 5·18 암매장 의혹이 본격 제기됐다. 시신 발견 장소에는 위령비가 세워졌고, 주민들은 트라우마 극복과 기억 계승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기역이 니은이’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