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광주전남 행정통합 시대, 그 중심에 기초의회가 있다
민종원 광주 북구의회 안전도시전문위원
입력 : 2026. 03. 30(월)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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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원 광주 북구의회 안전도시전문위원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지역사회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통합은 행정구역의 단순한 결합을 넘어, 지역 발전의 틀과 지방자치의 작동 방식 전반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전남광주특별시장이 선출되면, 통합된 행정체계는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행정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행정 효율성 제고와 광역 단위 정책 추진이라는 측면에서 분명한 기대를 낳고 있다. 산업 정책과 인프라 구축, 인구 구조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의 광역화는 동시에 정책 결정의 중심이 상위 단위로 이동함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개별 지역의 특성과 주민 요구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기초의회의 역할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강조된다. 기초의회는 주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현안을 다루며, 지역의 다양한 요구를 제도적으로 반영하는 최일선의 민주적 장치다. 행정의 규모가 커질수록 주민과 정책 사이의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고,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기초의회가 담당해야 한다.

특히 광주광역시 북구는 통합 이후 약 42만 명의 인구를 가진 최대 규모의 자치단체로 자리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규모를 넘어, 지역 내에서 ‘맏형’과 같은 위상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북구의 정책 방향과 의정 운영 방식은 다른 시·군·자치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며, 그만큼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 이러한 변화는 북구의회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기대와 평가 기준을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위상 변화에 따라 북구의회를 바라보는 기준 역시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지역 현안을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통합 이후 기초의회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해야 할 위치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북구의회가 다른 기초의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요구받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행정통합 이후에는 권한과 자원이 광역 단위로 집중되는 경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기초의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경우, 정책의 방향은 행정 편의 중심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의회는 예산 심의와 행정 감시 기능을 보다 정교하게 수행하고, 집행부의 정책이 주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나아가 정책의 형성과 집행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사후 점검 체계 역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회는 지역 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 행정통합은 필연적으로 이해관계의 충돌을 수반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갈등을 제도적으로 완화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기초의회가 단순한 의결 기관을 넘어 숙의의 장으로 기능해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회의 기본 기능인 견제와 감시다. 행정 규모가 커질수록 권한 집중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통제하는 역할은 결국 의회의 몫이다. 기초의회는 통합 이후 더욱 확대될 수 있는 행정 권한에 대해 균형 있는 견제 장치를 작동시켜야 하며, 이는 주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이번 지방선거는 통합 이후 변화된 행정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의회가 구성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의정 활동에 요구되는 정책 이해도와 전문성, 책임성에 대한 기준 역시 보다 엄밀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 특히 북구와 같이 규모와 영향력이 큰 자치단체의 경우, 의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이 지역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기준 정립이 요구된다.

행정통합은 제도의 출발일 뿐, 그 성패는 운영 과정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초의회가 있다. 의회는 스스로에게 보다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변화된 행정 환경에 걸맞은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될 때 행정통합은 제도적 통합을 넘어, 주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민종원 g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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