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바닷길’…생산비 증가·수출입 거래 차질
/‘중동 쇼크’ 광주·전남 산업계 비상/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유가·환율도 급등 우려
정부·기관 등 직·간접 타격 대비 긴급 대응반 가동
입력 : 2026. 03. 03(화)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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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첨단산단 전경.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중동 정세가 급속히 악화되고 국제 유가 급등에 이어 해상 물류 불안까지 현실화되면서 광주·전남지역 산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사태가 단기간에 봉합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지역 수출과 제조업 전반에 부담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광주·전남의 제조업 ·수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글로벌 원유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해당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과 보험료 인상, 선박 운임 상승 등 연쇄 파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광주·전남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가전, 철강, 석유화학 등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들 업종은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 유가 상승이 곧바로 생산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광주의 경우, 주요 생산 품목인 자동차, 냉장고 등 가전제품 품목이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제 유가 상승이 곧바로 생산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출 품목의 부피가 커 해상 운임 비중이 높아 해상 운송 차질이나 보험료 인상, 운임 상승 등이 겹칠 경우 수출 일정 지연과 물류비 부담 확대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전남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여수국가산단을 지탱하는 석유화학 산업은 원유와 나프타 등 기초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중동 지역 공급 차질은 곧바로 생산 차질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울 경우 마진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글로벌 수요 둔화 국면과 맞물릴 경우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중소 수출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기업과 달리 가격 전가 여력이 제한적인 중소기업은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 변동성 확대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경우 수입 원자재 비용이 증가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처럼 지역 산업 및 경제계의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전방위 대책을 발표하고 긴급 가동에 나섰다.

정부는 국제 유가 급등이 국내 물가와 생산원가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대폭 확대하거나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원유 수입 시 적용되는 관세를 인하해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추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비축유 방출 등 비상 수급 계획을 수립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동 상황 관련 중소·벤처기업 피해 대응 TF’를 출범시키고, 광주·전남 등 지방중기청을 중심으로 실시간 피해 접수창구를 마련했다. 특히 해상 운임 상승분 지원을 위해 수출 바우처 내 국제운송비 한도를 6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대체 물류망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단기적 충격에 그치길 기대하지만 우리 수출입 기업들의 물류 애로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인 데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무역협회는 정부와 협력해 지역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책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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